2017년 설!
'설'이란 전통은 지난날의 유물일까?
사실 전통이 없으면 삶의 지혜도 없고, 오늘을 반성할 소재를 찾기도 어려울 것 같다.
내가 고유의 민속 문화인 '설'을 지내 온지도 이제 60번째...
자녀들은 예전 내 모습으로 모두 성인이 되어있고,
손자 손녀들도 제법 말문을 트며 싫고 좋음을 분명하게 한다.
인생은 이렇게 순환하나 보다.
참 세월 빠르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명절은 반갑지 않는 존재이다.
그것은 아직도 명절이 되면 사람의 도리를 해야 할 곳이 많기 때문이다.
천성적으로 부족한 나의 못난 습성은 늘 나를 힘들게 한다.
부모님이 떠난 빈자리…,
이제 새배는 해야 되는 사람이 아니라, 받아야 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유구한 세월 속에 나 역시 전통에 대한 사고는 많이 퇴색 되었고,
어설프지만 따르려고 용쓰는 것 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먹고 입을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드높았던 조상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너그러운 심성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화와 역사는 평지돌출 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그것은 우리 안에 간직된 것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문화라는 것은 이제껏 우리가 살아온 내력, 지금 살아가는 모습, 앞으로 살아갈 보람, 가치 이런 모든 것을 다 포함한다고 본다.
비롯 '설'을 지켜야 전통문화를 잘 지킨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전통문화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은 우리에게 그런 합당하지 못한 문화를 가졌는가라고 지적 할 지도 모른다,
그래도 할 수 없다.
이 땅에 우리가 지닌 전통문화는 정말 가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와 역사는 외우면 되는 것이 아니고 알아가고 이해 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시대를 읽는 힘이 생기고, 나를 발견 할 수 있는 힘도 생긴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전통문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유구한 세월을 견디며 살아남아 있다.
나는 부모님이 걸어가셨든 그 길을 따라
이번에도 조상에 예를 갖추고, 어린 손주에게 새뱃돈 주고, 조카들에게 덕담 하고, 형제들과 술잔을 겨누며 설날을 맞이했다.
설날은 나에게 많은 추억을 주고, 많은 역사를 만들어주는 고귀한 날이다.
이제는 설날이 아름답고 고유한 민속문화로 각인되어 가고 있다.
그것은 해가 거듭 날 수록 한 살 만큼 더 성숙해 가기 때문인 것 같다.
설날 아침에 기분이 좋아 몇 자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