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시계공
1장 결코 있을 법하지 않은 일
복잡함의 의미
-우리는 우리와, 다른 모든 복잡한 것들이 왜 존재하게 되었는지, 왜 그렇게 복잡하게 만들어졌는지 알고싶어 한다. 우리의 뇌는 사냥하고, 채집하고, 짝짓기를 하고 , 자식을 기르는 일을 이해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보통크기의 물체가 3차원에서 적당한 속도로 움직이는, 그런 세계에 익숙하다.
●윌리엄 페일리 19세기의 신학자 <자연신학, 또는 자연현상에서 수립된 신의 존재와 속성에 대한 증거>
- 길가에 떨어진 시계는 시계공이 설계한 것이다. 그것처럼 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생물계도 누군가 설계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망원경의 설계자는 인간이고 그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신비로운 눈을 설계한 창조자는 또 따로 있을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 망원경과 눈, 시계와 생물을 설계한 사람을 비교하는 것은 오류이다. 모든 자연현상을 창조한 유일한 시계공은 맹목적인 물리학적 힘이다. 다윈이 발견했고, 현재 우리가 알고있는 맹목적이고 무의식적이며 자동적인 과정인 자연선택은 확실히 어떤 용도를 위해 만들어진 모든 생물의 형태와 그들의 존재에 대한 설명이며, 거기에는 미리 계획한 의도 따위는 들어있지 않다. 자연선택은 마음도, 마음의 눈도 갖고 있지 않으며 미래를 내다보며 계획하지 않는다. 전망을 갖고 있지 않으며 통찰력도 없고 전혀 앞을 보지 못한다. <눈먼 시계공>
<복잡함>은 불균일하고, 우연히 그렇게 배열되지 않는다. 세포들의 무작위적인 조립이 헤엄치는 생물로서 또는 나는 생물로서 성공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나중에 이루어진다. (하느님이 계획대로 빚은 게 아니라는 뜻)
-어떤 물체를 동물이나 식물로 인식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은 그것이 ,어떤 종류의 생물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자손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오래 살아야한다는 뜻.)
복잡한 물건은 사전에 규정된 어떤 성질, 즉 단순한 우연만으로는 매우 얻기 힘든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생물의 경우 사전에 규정된 그 성질이란 일종의 능숙함이다. 그것은 항공 기술자가 가진 감탄할 만한 비행기술과 같은 고도의 능력뿐 아니라, 더 일반적인 능력, 즉 죽음을 모면하는 능력이나 생식을 통해 유전자를 보존하는 능력 따위를 말한다.
-기계나 생물이 작동하는 법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구성성분이 무엇인지 그것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만약 이해하지 못한 복잡한 것이 있다면 우리가 이미 이해하고 있는 더 단순한 것의 차원으로 환원시킬 때에만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 <단계적 환원주의>.
-그러면 최초에 어떻게 복잡한 물건이 존재하게 되었는가?
복잡한 물건이란 그것이 너무나 있을법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그 존재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물건. 그것은 일회적인 우연으로 생겨날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의 생성과정을 우연히 생겨날 정도로 충분히 단순한 최초의 물체가 점차적으로, 누적적으로, 단계적으로 더 복잡한 물건으로 변해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피터 앳킨스- 적절한 물리적인 조건만 갖추어지면 복잡한 것의 진화는 필연적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것의 생성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맨 처음의 기초단위들은 글자 그대로 아무것도 아닌 것이거나 아니면 너무나 단순해서 계획이나 창조같은 고상한 단어조차 전혀 필요하지않는, 극도로 단순한 존재들이다.
제 2장 훌륭한 설계
자연선택은 눈먼 시계공이다. 눈이 멀었다고 말하는 것은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절차를 계획하지 않고 목적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선택의 결과인 생물은 마치 숙련된 시계공이 있어서 그가 설계하고 고안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살아있는 생물이나 그것의 기관을 보면 마치 풍부한 지식과 지능을 갖춘 기술자가 어떤 뚜렷한 목적, 이를테면 날고, 수영하고, 보고, 먹고, 번식하는 것, 더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유전자의 보존과 증식을 위해 정교하게 설계해 놓은 것 같다.
◇ 박쥐의 반향위치 결정기술(레이더)
안면시 무언가 얼굴에 닿는 듯한 느낌(맹인들의 감각)
- 맹인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발소리나 다른 소리의 반향을 이용해 장애물을 감지한다. 이 원리를 이용해 배밑의 수심을 측정하는 ‘소나’를 발명했다.
비슷한 원리로 전파를 이용한 기술을 레이더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이미 수천만 년 전에 박쥐에 작용한 자연선택이다.
●도널드 그리핀; 박쥐의 소나를 맨처음 발견. 레이더와 소나를 모두 포괄한 반향위치결정법이라는 용어을 만들어냄
박쥐들은 종류에 따라 각기 전혀 다른 소나를 사용한다. 루셋큰 박쥐는 나는 동안 크고 리드미컬한 혀차는 소리를 낸다. 그리고 각각의 소리와 그것의 반향 사이의 시간 차를 측정하여 방향을 잡는다. 이론상 주파수가 높을수록 더 정확한 소나가 될 수 있다. 주파수가 낮은 소리는 긴 파장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 가까운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분할 수 없다. 실제 대부분의 박쥐들은 주파수가 너무 높아서 사람에겐 들리지 않는 초음파를 사용한다.
성능좋은 소나 또는 레이더를 개발하려는 기술자는 매우 큰 소리를 내는 파동을 만들어야하는 난관에 부딪힌다. 소리는 음원에서 멀어질수록 상당히 빠른 속도로 작아진다.
박쥐는 떨어져 있는 목표물로부터 어느 정도 쓸만한 세기의 메아리를 들을 수 있어야한다. 그렇다면 박쥐가 내는 소리는 틀림없이 매우 클 것이다. 귀도 아주 민감할 것이다. 기술자가 부딪히는 문제는 마이크와 귀의 문제., 소리가 너무 크면 마이크(목)와 귀가 손상되고 작으면 들리지 않는다. 내보내는 소리의 크기와 되돌아오는 메아리 크기 사이에 생긴 차이에서 비롯된 고민이다. 그래서 기술자가 고안해낸 것이
송신.수신레이더; 파동이 방출되기 바로 직전에 수신안테나의 회로를 차단한다.
박쥐들은 등자뼈와 망치뼈에 잘 발달된 근육을 갖고 있어서 각각의 파동을 내보내기 바로 직전에 근육을 수축시켜 시끄러운 파동에 귀가 다치지않도록 한다. 수축되었던 근육은 다시 이완되어 되돌아오는 메아리를 잘 들을 수 있다.
만약 소나가 소리의 방출과 복귀 사이의 시간차로 목표물의 거리를 측정한다면(루셋큰 박쥐) 그 소리는 매우 짧은 스타카토 파동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길게 내뽑는 소리는 메아리가 돌아오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 방출될 수 있다. P61 그러나 소리가 짧을수록 알맞은 강도의 메아리가 만들어질 만큼 충분히 힘있는 소리가 생성되기 힘들다.
유능한 기술자라면 두가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목표물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짹짹거리는 레이더 chirp rader로,목표물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가 하는 것은 도플러효과로 .
레이더 신호는 파동의 연속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각각의 파동은 이른바 반송주파수라는 걸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음파 또는 초음파의 음조와 같다. 박쥐는 초당 수십 또는 수백번의 파동반복 속도를 갖고 있다, 그러한 파동 하나하나는 초당 수만 또는 수십 만번 진동하는 반송주파수를 갖는다. 달리 말하면 각각의 파동은 높은 음조의 비명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레이더가 내는 각각의 파동도 높은 반송 주파수를 가진 전파의 비명이다.
짹짹거리는 레이더의 특징은 각각의 비명이 고정된 반송 주파수를 갖지 않는다는 것. 반송 주파수는 오히려 한 옥타브가량을 오르락내리락한다.
일정한 음조가 아닌 각각 다른 파동을 낼 때의 장점은 되돌아오는 메아리와 방금 발사된 소리가 뒤섞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감지된 메아리는 앞서 발사된 소리가 반사된 것, 방금 발사된 소리와는 다른 높낮이를 갖고 있다. 레이더 기술자는 이 기발한 기술을 훌륭히 이용했다, 그렇다면 박쥐들은? 실제 수 많은 박쥐들이 매번 울 때마다 한 옥타브가량을 오르내리는 울음소리를 낸다. 늑대울음소리 같은 것을 주파수 변조라고 하는데 짹짹거리는 레이더를 사용하는 기술도 이와같다.??
음직이는 물체의 속도에 초점을 맞춘다면
도플러효과 –구급차효과
도플러효과는 소리의 발생원과 청취자가 상대적인 운동을 하고 있을 때에 언제든지 발생한다.
사이렌의 정확한 음조를 알고 있다면 귀로 듣는 음조와 실제 음조를 비교해서 우리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음원을 향해 가는지, 또는 멀어져가는 지를 이론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
과속단속- 레이더 신호는 접근해오는 차량에 부딪혀 되돌아와서 수신장치에 기록. 움직이는 차의 속도가 빠를수록 도플러효과를 통해 변동된 진동수가 더 커진다. 밖으로 퍼져나가는 진동수와 되돌아오는 메아리의 진동수를 비교함으로써 단속기는 차량의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관박쥐; 스타카토의 짹짹거리는 소리나 늑대울음처럼 음조가 길게 내려가는 대신 경적소리같은 고정된 음조의 소리를 길게 낸다.
움직이는 곤충을 향해 속도를 낼 때 그 곤충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메아리의 음조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박쥐는 내보내는 울음소리와 음조를 끊임없이 변화시킨다,
위의 이 두 기술들은 서로 다른 특별한 목적에 유용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박쥐들은 서로의 방해전파는 어떻게 극복할까?
각각 고유의 주파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실험결과 인공적인 전파는 전혀 방해를 받지 않지만 자기의 울음소리를 인공적인 지연장치를 써서 들려주면 효과적으로 속일 수 있었다.
색은 파장이지만 우리는 파장을 느끼고 색깔을 인식하지 않는다.
박쥐 또한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긴 하지만 그들의 세계를 시각화된 3차원의 세계로 느낄 것이라 짐작해 본다. 박쥐는 우리가 시각정보를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목적으로 소리를 이용해 정보를 사용하고 있다,
3차원 공간에서 물체의 위치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박쥐와 사람 모두 같은 종류의 내부 모형이 필요하다. 사람은 빛의 도움으로 내부모형을 만들고 박쥐는 메아리의 도움으로 내부 모형을 만든다,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는 어느 경우든 뇌로 전달되기 전에 같은 종류의 신경자극으로 번역된다.
페일리는 살아있는 시계들은 숙련된 시계 제작자가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저자는 살아있는 시계들은 자연선택을 통해 점진적인 진화단계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믿는다.
다윈이 극도의 완벽성과 복잡성을 갖춘 기관이라고 부른 것들을 우리가 불신하는 밑바탕에는 두가지 이유가 자리잡고 있다.
첫 번째는 시간개념인데 3차원의 공간에서 생활하기에 최적화된 인간은 수억 겁의 전화의 시간을 기다려본 적도 없고, 이해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자연선택은 그렇게 점진적인 진화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두 번째는 개개의 과정들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전체로서의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5%의 시력이 100%의 시력보다 못한 건 맞지만 그 5%도 장님보다는 낫다. 때로 그 5%는 절벽에 굴러떨어져 생명을 잃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각 부분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지 않아도 그것만으로도 쓸모가 있다.
아주 단순함에서 시작하여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그리고 또한 거기에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진 자연선택은 그러므로 어느 위대한 창조자가 이 복잡하고 아름다운 생물들을 완벽한 설계에 의하여 제작했다는 믿음보다 더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