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용문농협, 불법건축물 이행강제금 ‘배째라’

[물안개]

작년 5172만원 미납, 올해 또 4967만원 부과

불법 건축물 원상복구도 ‘차일피일’

최근 장례식장 불허가처분 행정소송 대법원 상고심에서 패소한 용문농협이 작년에 부과된 불법건축물 이행강제금을 현재까지 미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양평군에 따르면, 용문농협은 본점 건물과 하나로마트 등에 불법건축물을 수년간 사용하고 있으면서 원상복구를 거부해 작년에 이행강제금 5,172만원을 부과 받았으나, 아무런 시정조치를 하지 않으면서 미납해 재산압류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용문농협이 이행강제금을 납부하지 않는 것은 기간 내 납부하지 않아도 가산금이 붙지 않는 점을 악용한, 한마디로 불법을 일삼고도 배째라는 식이다.

양평군은 작년 1월 다문리 722, 723-4번지 사무소 본건물과 726-2번지 하나로마트 불법건축물에 대한 시정지시를 요구했고, 농협 측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3월 이행강제금 1508만원을 부과한 후 미납하자 2개월 뒤 재산압류를 했다.

또 작년 3월에는 다문리 42, 42-1, 49-2번지 기자재 판매장의 불법건축물에 대해 시정지시를 요구했으나 역시 농협 측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2개월 뒤 1851만원을 부과하고, 5월에는 재산을 압류했다.

이어 같은 해 3월 단월면 보룡리 381-1번지 외 2필지 소매점 불법건축물에 781만원, 용문면 마룡리 49-1번지 외 3필지 창고 불법건축물에 826만원 등 이행강제금 총 5172만원을 용문농협 측에 부과했으나, 용문농협 측은 배째라 식으로 이행강제금을 납부하지 않아 군은 지난 6월26일 2014년도 이행강제금 4967만원을 또 다시 부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농협 측의 대처 방식으로 미뤄볼 때 이번에도 이행강제금을 내지 않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이행강제금 부과 외에는 이렇다할 대책이 없는 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행강제금은 1년에 2회 이내의 범위에서 그 시정명령이 이행될 때까지 반복하여 이행강제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으며 금액 산정 기준도 법규에 정해져 있어 공시지가가 오르지 않는 한 액수를 크게 늘릴 수도 없다. 양평군은 조례에 의거 총 부과횟수가 3회를 넘을 수 없다.

건축법 개정으로 불법 건축물에 대한 강제철거 권한이 없는 지자체는 이행강제금을 감수하고서라도 불법 건축물을 유지하고자 하는 개인이나 기관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는 형편이다.

문제가 된 용문농협은 법에 맞게 시정하겠다고 해명하고는 있지만 1년이 지나도록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데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용문면의 한 상인은 “농협과 같은 거대한 조직이 법의 허점을 이용해 불법을 일삼고 있다”며, “업무미숙으로 수천만원의 강제이행금을 내는 것에 대해서는 담당 임직원들이 책임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용문농협은 작년 1월 공과금 수납업무 처리를 거부해 지역주민의 반발을 사자 철회를 하는 촌극을 빚은데 이어, 용문농협 장례식장 건립계획이 지난 4일 대법원 판결로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사업추진 실패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까지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