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와이프들이 제일로 싫어하는 남편의 취미...
낚시,오토바이,애니메이션,게임,자동차,카메라,프라모델,오디오...또 뭐가 있었더라?
이미 저는 낚시와 오토바이 2관왕이라,
휴일아침 마나님 늦잠 주무시는데 감히 밥상을 차려달라 할 수가 없는거죠.
수지에 있는 맥도날드까지 달려가 혼자 아침을 챙겨먹습니다.
투어 나가는 할리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지요.
마누라가 밥 안차려줘서 여기까지 맥모닝으로 때우러온 것이 아닌 사람처럼 매우 태연하게...
수원에서 의왕으로 넘어가는 지지대고개에는 프랑스군 참전기념비가 있습니다.
네덜란드군 참전기념공원 만큼이나 제법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있는 편입니다.
바로 왼편이 1번국도라 자칫 산만할 수도 있는 지형인데도,
좌우를 높여 아늑하고 집중적인, 비용을 아끼지 않은 설계? 같습니다.
제가 본 가장 엉망이고 성의없이 만든데다가 유지보수도 형편없는 낯부끄러운 기념공원은
호주,뉴질랜드군 참전기념공원 (경기 가평) 였습니다.
가평에서 화악산 넘어가는 길에 있지요.
바이크를 탈때 저는 휴게소에는 잘 가지를 않습니다.
은둔형 외톨이 독립군 나부랭이라 그렇겠지만서도...
복잡하고 시끄러운 시장판 보다는,
조용한 공원의 벤치는 낮잠도 자고 그래서 좋아하지요.
프랑스는 한국전에 모병하여 보병 1개대대를 파견하지요.
특이한 것은 프랑스 지휘관의 계급이 중장 즉, 별이 세개란 말씀입니다.
편제상 네덜란드대대 처럼 미군 2사단에 배속되어야 하는데
지휘서열이 맞지않아 하는수 없이 별은 떼고
중령계급장을 달고서 참전했을 만큼 열렬한 반공주의자 였다는군요.
이름은 몽클라리중장 입니다
현리패전때 한국군 9사단장 최석준장은 계급장 떼고 일반사병들 틈에 껴서 허겁지겁 도망쳤다는데,
계급장떼기 비교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보다는 훌륭한 면이 분명 있어보이기는 합니다.
전사자들의 이름을 빼곡히 새겨두었습니다.
어느 누군가 놓고간 꽃 한다발이 진심 고맙게 느껴집니다.
멀리서 걸어들어가면서 바닥의 저 노란건 뭘까 하다가 꽃인 것을 아는순간 따뜻한 기온이 확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감사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건 뭔가가 잘못된 겁니다.
임진왜란 도와줬다고 명나라를 떠받들던 미친 중화사대 처럼 삑사리는 나지 않아야 하겠구요.
아래에 새겨진 이름을 보면 의외로 한국인들도 있습니다.
프랑스대대에 배속되어 통역과 연락을 맡았던 한국군 전사자 입니다.
전투중 손실된 병력의 보충을 본국에서 충당하기 어려워, 한국군 사병으로 임시대체하기도 했었습니다.
이게바로 흔히 알고있는 카투사의 시발점 이었다는군요.
비록 한국사람이지만
자기네 프랑스군과 함께 싸웠던 전우애를 지금까지도 모른척 하지않는 넓은 마음씨가 돋보입니다.
죽어서도 그들은 프랑스대대 입니다.
세상사는 편협된 배제 보다는 무조건적인 포용이 더 아름답습니다.
좌우 벽면에는 프랑스군의 주요전투 소개와 사진 등으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휴전후 그 이듬해 철수할때까지 이곳 지지대고개에 주둔했었기에 참전기념공원도 이곳에 조성된거라 하는군요.
대개 자기네들 전투전적지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곳에 마련하는 것과는 좀 다르지요.
물론 우리나라에서 시설물의 장소와 예산을 얼마나 집행해 주느냐가 관건이겠지만서도요.
1번국도 대로변에 바이크는 세워두고 걸어서 들어갔습니다.
아래에 주차장도 있는데, 제가 깜빡 한눈팔다 지나쳐서 그랬지요.
즐거운 주말 들 되세요...(^^)
첫댓글 아...
예전엔 출퇴근길에 늘보고 등산간다고 지나치고.....지지대화장실간다고 지나치고 그런데 한번도 관심주고 가까이에서 보진 않았습니다.ㅜㅜ
형님글에 나라사랑이 느껴집니다^^
다음엔 잠시 들려서 묵념해야겠습니다.
일부러 묵념까지는 안하셔도 됩지요...^^
노란꽃다발 누가놓고갔을까? 6월입니다!
서현동님께서는 마음이 순수하십니다...사진에서 꽃을 제일 눈에 띄게 느끼셨는가 봅니다.
6월임을 생각해보지는 못했었는데, 앞서 계시는군요.
저도 지지대 몇번 갔었는데 이런곳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좋은 글 감사 합니다 ^^
여기저기 알아둘만한 곳 있으면 소개시켜 주세요...^^
노란것이 뭘까? 하다가 꽃인걸 알고는 따뜻함이 확 느껴졌다는
대목에서 제가슴도 같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그누구도 그런것에 관심을 두지않을텐데
경수님의 바른마음과 인간미가 느껴져 가슴이 촉촉해 지네요
바이크는 혼자 다녀도 웬지 외로울것 같지 않게 생겼군요...
어떤 아저씨가 이거 구라찌(클러치) 없는 스쿠터 맞지요?
되게 크네~
그러기도 합니다 ^^
남은 취미가 다 나열 되지도 안았는데 이미 5관왕이라는 생각에 꼬리를 물어 아래 글을 읽었어도 댓글 쓸때는 뭘 읽었는지 기억이 하나도 없네요ㅜㅜ
5관왕인데 그래도 잘 살고 계시는군요
종종 집에는 미안한 생각도 들지요 ^^
경수형님 참전기념공원 전문가시네요. ㅎ
전쟁역사도 해박하신것같고.
저는 마눌과 각별하진 못한데 혼자 오토바이타러갈땐 빈속에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분위기 잡을때가 많아서 빅맥 앞의 형님 기분을 알것 같아요...ㅎ
요즘 올려주시는 장소들이 참 생경해서 가볼장소가 속속 생기네요. 감사합니다! ㅎ
아~ 공복에 쓰디쓴 아메리카노라니
아침밥 얻어먹고 라이딩 나올 희망을 생각합시다요 ^^
프랑스는 원래 외인부대를 주력으로 이용하였기때문에 한국인 병사들도 그런 맥락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프랑스는 나폴레옹 이래 육군이 깅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공수부대,해병대,외인부대 출신지원자들로 각 3개중대를 모병한건데 본국에서 보충병이 배타고 오는게 두달 넘게걸려 한국병사들로 임시충원을 했다가 정례화 되었다고합니다 ^^
제가쓰는 허접후기와는 전혀다른 묵직한맛이 있습니다
투어를 다녀온 후 찍어온 사진 글을 보거 읽다보면 역사공부가되는듯하여
마음의 양식을 얻고가는거같아 뿌듯합니다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는군요 고맙습니다...^^
마음의 양식 같은 거창한 단어 보다는 우주의 얕은 상식 조금 읽으셨다 생각해 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실천하지 못함을 부끄러워 하신다는 말씀은...
이미 옳은것이 무엇인지를 다 알고 계시다는 지나친 겸손의 말씀이지요.
저 같은 쫄대기 후배들에게 모범적인 사고방식을 많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