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개인적으로 쓴 글을 올린 것이므로 서술형으로 되어있습니다.
읽는 분들을 위한 존댓말 형식이 아님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만약 관리자 분이 보시기에 내용이 불건전하다거나 필요 없다고 생각
되시면 과감히 지워 주시면 됩니다.
낙원상가를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지방분들을 위해 글을 씁니다.
내가 베이스를 접하게 된지도 5년째 접어든다.
물론 배우고 익히고, 독습하고...이렇게 1년을 보내고...실력의
증가없이 헤매기를 4년을 한 것 같다.
내가 대학교 1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아리의 어떤 형이
"음악을 한다면 낙원상가 쯤은 알아야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게 어린 마음에 많이 걸렸다. 그래서 그때부터 낙원상가를 동경해
왔고, 군에 가기전에 소원 하나 풀기 위해 오늘 어렵게 종로3가
지하철역에 내려서 조금 헤맨 끝에 찾아갔다.
근데 뭐랄까...기대만큼 미치지 못했다...많이 큰 것 같지도 않았고
악기라고 해봐야 펜더나 워윅 밖에 없었다. 나는 온갖 유명한
해외 악기는 다 있는 줄 알았다. 그나마 '세종수제악기'에서 로스코,
존, 펜더를 접할 수 있었다. 황범진 선생님께서 모 인터넷 강의에서
추천해 주셨기에 가보았는데, 사장님께서 많이 바쁘신 것 같아
뭐라 얘기는 나누지 못했다.
꿈에 그리던 포데라를 보기 위해 정말 많이 헤맸는데, 악기 상점은
기억나지 않지만 포데라 4현만 있었다. 그 옆에는 F BASS가 있었고...
그 앞을 30분 넘게 서성이다 과감히 들어갔다. 정말 용기를 내었다.
실력도 없기 때문에 비싼 악기를 잡았다간 종업원한테 욕 먹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촌사람이라 겁이 없어서 일까?
들어가자 마자 과감히 얘기했다.
"뮤직맨 스팅레이 5현 주이소?"
종업원 왈, "(놀라면서) 돈 있으세요? 오늘 사실거에요?"
"지가 대구서 악기보러 여까이 왔는데, 맘에 드는 5현이 없다
아입니까? 그래가 뮤직맨 5현이라도 볼라고예..."
솔직히 얘기하지 못하고 악기 만져보고 싶은 마음에 거짓말한 것이
사실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참고로 나는 괜찮은 악기라고는
NA5와 사이어 4현을 만져본 것이 전부다.
아무래도 고가 악기다 보니 종업원이 계속이 앞에 서서 날 주시하고
있었다. 실력도 없는데, 손까지 떨렸다. 나중엔 비웃기까지 한 것
같았다. 빨리 나와야 겠다는 마음에 종업원에게 말했다.
"5현 소리가 좀 멍멍하네요..."
...ㅎㅎㅎ
사실 기대와는 달리 멍멍했다. 5현은 페둘라 정도는 되야 한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것 같았다. 196만원이나 하는 뮤직맨 스팅레이에서도
5현 소리가 멍멍했으니 말이다. 근데 줄의 장력은 NA5보다는 확실히
더 좋았다.
무시하는 듯한 종업원의 태도에 크게 실망을 해서 다시 다른 악기를
만져보고, 다른 상점에 갈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2시간이 넘도록
샅샅이 상점을 찾아 다니며 구경만 했다.
거기서 악기 때문에 주먹다짐하며 싸우는 어른들도 보았고, 깍아달라고
사정하는 구매자 앞에서 되리어 언성을 높이며 안된다고 박박 우기는
상점주인도 보았다.
기억은 다 나지 않지만...야마하, 로스코, 페둘라, 존, F베이스,
펜더, 아틀라이어, 바커스, 워윅, 튠, 뮤직맨 등을 보았다.
거기서 펜더가 제일 많았으며 굳이 순서를 두자면
각종카피모델, 가와사미, 콜트, 펜더, 아틀라이어, 바커스, 워윅,
뮤직맨...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
정리하자면 낙원이라고 크게 다른 것은 없다는 것이다.
요새는 인터넷이 발달하고, 카페나 뮬, 그리고 여타 사이트를 통해
많은 자료가 올라오기 때문에 컴 앞에서 앉아서 간접 체험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것 같다.
난 오늘 두 가지의 상처를 얻었다.
첫째는 기대만큼 실망이 컸다는 것이요, 둘째는 불친절한 점원들의
태도이다. 더 이상의 각설이나 언급은 하지 않겠다.
결론...
지방에 산다고 굳이 낙원상가를 동경하지 말자.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
가서 개인의 취향에 맞춰 정보를 수집하고 찾는 것이 더 낫다.
고가 악기의 경우는 만질 수가 없다.
"돈 있으세요?"라는 종업원의 말 아직도 뇌리에 스친다.
나의 목적은 위에 언급된 해외 유명 악기들을 다 만져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뮤직맨에서 그쳐야 했다. 어딜 가더라도 "어떻게 오셨어요?"
라고 묻지만, 악기 보러 왔다면 당장 콜트 내지 이름 없는 악기 쪽으로
데려가는 것이다.
난 대구에 산다. 하지만 중심가에 있는 악기상에 가더라도 유명
악기는 많다. 낙원상가만큼은 안되지만 한가지 더 좋은 점이 있다면
그건 편하게 들어가서 편하게 다뤄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혹시나 나처럼 낙원상가를 동경하고 있다면 그 꿈을 어느 정도는
포기했으면 한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기에는 그 욕구를 다 충족해주
지 못하기 때문이다...
참고...
혹시나 제 글에서 잘못된 것이 있거나 제 선입견이 지나치다 싶으면
지적해 주세요. 그리고 제 경험과는 달리 고가 악기를 자유로이
만져볼 수 있다면 그에 관해서도 리플 부탁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당장 내일이라도 다시 가서 포데라, F, 워윅, 펜더,
로스코, 페둘다, 아틀라이어, 바커스를 손에 피가 터져라고 만져
보고 싶네요...그래야 제 욕구가 다 해소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