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아이들
언젠가 밤늦은 시간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TV 채널을 돌리다 EBS에서 다큐멘터리 프로를 방영하는 것을 보고 채널을 고정했다. 화면에는 필리핀의 어느 지역에선가 기아에 시달리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방영하고 있었다. 그 소식을 들은 우리나라 기독교 자선단체에서는 아이들의 배고픔을 달래주기 위해 무료 급식소를 열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가장 배고파하고 무엇이든 먹고 싶을 때인 오후 세 시에 문을 열었는데, 그 시간만 되면 어린아이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서 한 끼라도 밥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다. 갈수록 하도 많은 아이가 몰려와 자선단체에서는 오는 순서대로 표를 주기로 했는데, 재정문제로 하루 250명밖에 표를 주지 못했다고 한다. 길게 늘어선 아이들이 순서대로 표를 받고 들어가다가 표가 떨어지면 그다음 아이는 들어갈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머지는 돌려보내야 하는데 발길을 돌리며 뒤돌아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자선단체의 선교사가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미국의 애완동물에게 먹일 사료 값만으로도 지구상에 있는 아이들을 배고픔에서 구해낼 수 있다고 했다. 개나 고양이가 먹는 사료 값으로 말이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어느 한 곳이 부족하면 다른 것으로 채워지는 게 자연의 균형인 줄 아는데 사람의 일만큼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고양이도 먹어야 하고 개도 먹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다른 생명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사랑의 순서는 사람이 먼저다. 누구에게 물어도 말은 그렇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몸이 따르지 않고 말로만 하는 사랑이 얼마나 공허한 줄 알기나 할까.
첫댓글 좋은 글 감동글 감사합니다.
인간과 짐승이 더블어 살지만 부잣 집 개만큼도 먹지못하는 사람도 많지요
좋은글 감사 합니다
세상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