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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신세계를 향하여 [2012.11.23]
멋진신세계를 만난건 나에겐 우연이었다. 지난 여름 문학기행을 위해 막지리의 장수사에 가기 전 잠시 주차하였던 곳 돌아오는 길에 이끌리듯 들어온 길 끝 에는 이름 그대로의 멋진신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여름의 그곳이 첫 걸음이었고, 친구와 가을의 시작을 함께 걸었고, 가을 단풍의 모습과, 비내리는 모습을 홀로 걸었고 겨울이 시작되는 멋진신세계를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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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시세계가 시작되는 곳에 옥천향토전시관이 있다.
이곳과 저곳을 이어주기도 혹은 구분짓기도 하는 다리.. 아주 오래된 옛날 옛적에 만들었다는 청석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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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가을이 시인의 싯귀 위에서 마지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한국 최초의 모더니즘 시인 정지용의 고향 옥천, 아름다운 금강을 품고 있는 이곳에 시인의 감각적 詩작품과 금강을 주제로 건축가, 디자이너, 아티스트, 문학인등 100여명이 참여하여 모두가 꿈꾸는 이상향의 풍경인 “멋진신세계”펼쳤다한다.
시인의 원고지를 연상케 하는 모단광장을 조성하여 운영 중에 있는데, 광장 아래 양옆으로 아트 갤러리인 모단갤러리와 간단한 차와 소품을 판매하는 모단가게가 있다. 건너편의 마루금을 이룬 산이 용문산이다.
안녕! 시인님! 모단광장위를 거닐면 걸음마다 시인을 만난다.
모단갤러리의 문은 열리지 않았지만 과거와 미래로 보내는 빨간 우체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잠시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된다.
모단가게의 유리에 새겨진 정지용시인님의 '유리창1'은 어린 딸을 잃고 쓴 슬픈시다.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 아아 늬는 山ㅅ새처럼 날아갔구나'
모단가게를 지나 계단을 내려와 멋진신세계로의 첫발을 딛는다.
이름하여 '일곱걸음 산책로' 이 이름은 정지용님의 시 '꽃과 벗'에서 옮겨온 시어다.
꽃 과 벗
오월(五月) 소식(消息)
빨간 이 조형물은 옥천에 많이 나는 도토리를 표현했다.
산책로에서 바라본 호수.. 잎진 자리에 겨울강이 흐른다.
문득 걸음을 멈추면 멋진 시 한수가 맞이한다.
나룻배의 형상을 닮은 조형물은 금강과 어우러져 그대로 시 한편이다. 건너편 마루금을 따라 왼편으로 내려서면 막지리 이름처럼 막다른 곳에 자리하던 여스님이 계신 절이 있었다. 사연을 알고 바라보면 능선에도 이야기가 실린다.
바람이 비껴 가는지 보도블럭 사이에서 돋아 나는 새싹이 보인다.
어제 소설이 지났건만 버드나무는 어쩌자고 푸른 물을 올리고 있을까 자꾸 저너머의 용문산 능선이 시선을 끈다.
대청댐이 생기면서 수몰된 마을을 기억하는 공간이다. 진모래마을은 한문으로 장사리(長沙里)를 우리말로 붙인 마을이름이다. '숨ㅅ기내기'라는 시와 함께 유년의 놀이를 떠오르게 한다. 친구집에는 '새색기네'도 있다.
정지용문학상을 받은 시인들의 작품이다. 노란 스탠드 불빛아래 한장씩 가슴을 적시며 넘기던 소녀적의 시집.. 제1회 수상자인 시인 박두진을 비롯해 유안진, 정호승, 김지하, 문정희, 김초혜, 도종환 등등의 작품이 산책로와 함께 걸으면서 읽는 시집이다. 정지용님이 옛시절에 청록파를 등단 시키셨고 이제 후세들은 행동파(?)독자가 됐다.
'다시 한송이 돌로 돌아가는 자연 앞에/ 시간은 아무 데도 없다.' 이 시들은 직접 시인의 친필체라 한다.
이쯤에서 피로해진 다리를 쉬어 가라는 나무의자에도 시인의 싯귀가 한 줄씩 휴식을 준다. 강물도 잠시, 바람도 잠시, 마음도 잠시....
강물이 시와 시 사이를 흐른다.
강은교님의 시다.
너를 사랑한다
' 그땐 몰랐다/ 신발들이 저 길을 완성한다는 것을..'
노란 시집처럼 늦게 까지 노오랗게 질린 황국
겨울이 오는데
鄭 該 潾
야무지게 오므린 꽃잎
서로 부둥켜 안으면 찬바람 된서리도 입 열지 못하리라
노란 얼굴 말 못한 사연 내 심장은 아직 붉다.
이대로 한 계절 보내고 꼬옥 다문 입술 열리는 날 너는 알까 사랑이었다는 것을
이 아름다운 곳을 걸으며 자꾸만 아쉬움이 인다. 저기 뭍에 버려진 나룻배처럼 아직은 내동댕이 쳐진듯 손길이 덜 느껴지니... 자연과 관심의 척도는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이 고운 곳의 정취가 모두에게 두루 누릴 수 있었으면 그리하여 사랑과 돌봄의 윤기가 흐르기를 바래본다.
마른 꽃잎은 빛을 삭여 내면을 키우고 있다. 누구에게도 발각되지 않고 멀리 퍼뜨릴 분신을 ..
이렇게 한바퀴를 돌아 일곱걸음산책로를 걸었다.
아쉽다. 조금 더 걸어 오르면 카페프란스를 만날 수 있다. 카페프란스는 정지용의 시에서 따온 이름이다. 열리지 않은 카페에서 느끼는 정취와 카페 아래쪽의 리싸이클링 동물원, 모단스쿨등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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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를 나와 향수바람길의 '풀섶이슬길'을 오른다. 장계에서 수변공원까지인데 오늘은 마성산에서 육영수여사생가쪽으로 하산이다.
산행코스 : 장계 ~ 이슬봉~ 며느리재~ 마성산~ 섯바탱이~ 육영수여사생가
향수바람길의 시그널이다. 붉은 해와 푸른산 맑은물이 모여 사람의 형상을 이뤘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주변풍광이 멋진 음식점 '뿌리깊은 나무'가 나온다.
오늘 코스의 시작은 멋진신세계 안에 있는 풀섶이슬길이라는 팻말부터 사실상 시작이다. 이슬봉을 거쳐 며느리재까지가 풀섶이슬길, 며느리재에서 안터마을 방향이 넓은벌길이다.
예전의 산행 들머리가 공사로 인해 50m뒤로 밀렸다.
흐린 중에도 작게 떨어지는 햇빛이 물에 은비늘을 만들었다.
높이가 낮은 산이라고 얕볼 수 있는 산은 아니다. 처음부터 절개지의 경사는 진땀을 흐르게 한다.
전문가들이 신경썼겠지만 저렇게 깎아버린 산이 조금 아깝다. 저 차길에서 죽어갈 산짐승들이 또 얼마나 많을 지...
길을 물으니 손가락질만... 얼만큼 가야 할까요? 이슬봉까지는
흐린 시계지만 눈으로 구별 할 수 있는 산구비는 장관이다. 비록 렌즈에 잡히지는 않지만 가까운 곳에 이런 그림같은 산길이 있다니...
첫번째 조망터에서 뺑 돌아 아쉬운대로 찍어본 파노라마
녹록치 않은 산길이다. 갑갑한 시야를 아쉬워하며 그래도 연신 감탄이다. 이슬봉이다.
대청호500리길의 10구간 표지기다.
올해는 유독 청미래덩쿨의 열매가 드물다. 모처럼 만난 열매도 두세개가 겨우 열렸다.
당겨본 건너편 수변풍경이다. 거울처럼 제모습을 들여다 보고 있는 물버들이 봄빛이다.
주걱처럼 넓적하던 건너편 풍경이 이렇게 돌아보니 발가락처럼 홈이 파였다.
며느리재에서 마성산쪽으로 방향을 튼다.
대청호 500리길 시그널 500이란 숫자를 물길처럼 멋지게 형상화 했다.
이고들빼기가 어린새 깃털같은 몸으로 햇볕에 반짝인다.
이제 수변풍경과 멀어지는 마지막 조망이다.
생각보다 마성산까지가 멀다. 이길을 잘 아시는 청춘님의 말씀이 지난번 볼라벤에 좀 날아갔단다. ㅎ 국원리방향 하산길이다.
솔새가 마른 가지를 바람에 흔든다. 습기 없이 바짝 말랐어도 귀여운 솜털은 여전하다.
마지막 가파른 길을 올라 드디어 마성산이다.
정상석뒤에 새겨진 홍춘(紅椿) 춘나무는 참가죽나무를 뜻한다.
'아지랑이 졸음조는 마을길 ............. 여윈 볼만 만지고 돌아 오노니' 참으로 멋지다.
현위치다.
흐릿하게 안터마을과 안터교가 보인다.
오름길이 급했듯이 내림길도 급경사다.
반지르르 까만 멍멍이가 날쌔게 오르다 여러명을 보고는 꽁지가 빠지게 주인에게 돌아간다. 아직 어린모양이다. 일행들이 총을 맨 포수에게 등산객이 많으니 주의하라고 몇 번을 당부한다.
섯바탱이고개를 지나 육영수여사생가로 하산이다.
교동리다.
아직 내려오지 않은 일행을 기다리며 생가를 잠시 둘러본다.
참 큰 집에 사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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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 마을풍경
마을을 돌아보다 만난 우물
추운 날씨에 간간이 들르는 손님을 기다리는 어묵장사는 봄날 병아리처럼 졸고
헐리데이비슨이 부럽지 않은 할머니의 외출이다.
동네 담벼락에서 발견한 목화다.
다섯마리의 새끼를 낳은 박명수 닮은 백구는 주인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지 낯선 구경꾼들에게도 순하다.
귀여운 꼬물이들
백구네집 뒤켠으로 향교가 보인다. 갑오개혁이후 교육적 기능은 없어지고 지금은 제사의 기능만 남아있다. 홍살문앞 비문의 글씨가 너무 흐려 알아보기 어렵다.
굳게 닫힌 문과 제집도 아닌데 그악스럽게 짖어 대는 이웃집 개에게 쫓겨 다음에 자세히 보기로 하고 내려온다.
돌아오는 길에 종일 숨어 있던 햇님이 살짝 보여주는 붉은 미소....
옥천은 참 행복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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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찍는 기술도 남라요
감했습니다
예술이예요
10년은 넘은것 같습니다
"푸름"이라는 두글자에 눈이 번쩍 띄어 설마 옛날의 그 푸름님이 맞을까 했는데
사진한장한장의 설명을 읽다보니 금방
좋은글 자주자주 올려 주세요 이렇게 나마 만나서 무척 반갑습니다 수고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