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과 스님들의 '술판'..따가운 민심
해남의 대표 사찰인 대흥사ㆍ미황사 스님들과 지역 국회의원, 도의원이 사찰 인근 식당에서 술판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매번 불교행사에 참여해 격려해 준 국회의원에게 감사의 뜻으로 이뤄진 평범한 식사라는데, 일반 손님들도 있는 식당에서 버젓이 폭탄주와 양주가 오갔습니다.
이동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11일 해남의 한 사찰에서 임진왜란 때 승병을 모아 왜군과 맞서 싸웠던 서산대사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행사에는 해남완도진도 윤재갑 국회의원과 도의원 등 정치인들도 참여했는데, 행사가 끝나고 술자리가 벌어졌습니다.
술자리는 사찰 측에서 매년 행사에 참여해 격려해 준 윤 의원에게 감사하다며 이뤄진 식사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식당 내에 가림막을 치고 삼겹살에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오갔고, 사찰 측이 가져온 양주까지 함께 마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술자리는 관광객과 주민들이 많이 찾는 도립공원 관광단지 내 식당인데도 2시간 가량 이어졌습니다.
비난이 일자 윤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행사를 마치고 일상적인 식사였다며 사찰 측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거나 청탁을 받은 부적절한 자리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윤재갑 / 국회의원
- "우호적인 감정에서 이뤄진 자리인데 그렇다고 당신 스님이 고기 먹고 술 먹냐 먹지 마라 할 수도 없는 거고, 내 상식으로는 본인이 먹겠다 하면 같이 먹고 그런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주민들의 시선은 따갑습니다.
해당 사찰은 코로나19가 확산됐던 2년 전에도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술판을 벌여 물의를 빚은 바 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사찰과 조계종은 국민들에게 참회한다며 사과문까지 냈습니다.
나라 걱정, 국민들 걱정이 먼저여야 하는 종교인과 정치인들의 난데없는 술판에 부적절했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