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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임금 영정(김학수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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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대왕기념사업회 | 현대는 그야말로 정보기술(IT)의 시대다. 정보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작은 나라 한국이 정보기술로 세계에 우뚝 서 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2004년 10월 29일자 <도깨비뉴스>를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요즘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IT 대왕'이라는 말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검색 사이트에서 'IT 대왕'을 쳐보면 대다수의 검색사이트에서는 결과물이 수없이 뜨고 있습니다. 언뜻 빌 게이츠 등등 IT 산업과 관련해 '떼부자'가 된 사람들 또는 세계적인 IT기업 대표자를 지칭하는 말일 듯 합니다만, 검색결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나옵니다.
'IT 대왕'이란 세종대왕입니다. 검색해서 뜨는 게시물은 거의 한 가지 게시물입니다. 같은 글을 많은 사람들이 퍼다 나르고 있는 것이지요. 이 글은 세종대왕을 왜 'IT 대왕'이라 불러야 하는지, 한글이 얼마나 인터넷에 적합한 글인지를 설명하는 중앙일보의 디지털담당 김일 부국장의 글입니다
세종대왕이 후손들의 인터넷 사용을 염두에 두고 한글을 만든 것이야 물론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데는 한글이 엄청난 기여를 했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특히 지난 10월 28일 웃대생 '5555555555'님이 이 글을 퍼다가 웃긴대학 누리집에 올린 뒤부터 폭발적으로 번지고 있는 중입니다. 게시물은 수많은 네티즌들의 추천을 받아 지난 1주일간 올라 온 글 가운데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김일 부국장은 "세종이 수백 년 뒤를 내다본 정보통신 대왕이 아니었나 하는 감탄이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 세종 임금이 한글을 창제한 것이 작은 나라 한국을 정보기술의 강국으로 올려놓았다는 것이며,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엄청난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세종대왕, 언제 태어났는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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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임금 탄신지(준수방) 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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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조 | 하지만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인정받는 이 세종 임금이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스승의 날은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정작 그 스승의 날이 세종 임금 탄신일이란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늘은 세종 임금 탄신일로, 태어나신 지 609돌이 되는 날이다.
세종 임금은 태조 6년(1397년) 5월 15일 서울 북부 준수방(俊秀坊·현재 종로구 통인동 137)에서 조선 3대 임금인 태종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준수방은 경복궁 서쪽문인 영추문길 맞은편 의통방 뒤를 흐르는 개천 건너편인데, 청운동을 흘러내리는 한줄기 맑은 물과 옥인동으로 내려오는 인왕산 골짜기의 깨끗한 물줄기가 합치는 곳이다.
세종 임금의 업적은 세계 최고의 글자인 훈민정음 창제 말고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세종 임금은 학문 창달, 과학의 진흥, 외치와 국방, 음악의 정리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였는데, 세종 임금의 업적을 놓고 최기호 한글인터넷추진총연합회 회장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세종 임금이 재위하던 시절 서양은 문예부흥기(르네상스)였다. 그 때 서양엔 음악에 모차르트, 미술에 레오나르도 다빈치, 과학에 갈릴레오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 한국엔 동시대에 이 모차르트, 레오나르도 다빈치, 갈릴레오를 합한 세종 임금이란 위대한 인물이 있다."
우리의 세종 임금은 이러한 위대한 업적을 세웠을 뿐 아니라 봉건왕조 시대의 절대군주이면서 백성을 끔찍이 사랑하는 그런 임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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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 임금 동상에 꽃을 바치는 김계곤 한글학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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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조 | 자명종 물시계인 '자격루'는 장영실이 만든 것이지만 이는 세종 임금의 백성사랑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 때는 백성들이 지금처럼 휴대용 시계가 없었고, 나라에서 만든 해시계 등으로 시간을 측정하여 파루를 침으로서 성문을 열고 닫고 하는 등 온 나라의 생활을 이끌던 시대이다.
그런데 파루를 치던 군사는 종종 졸다가 파루를 치는 시간을 놓쳐버렸으며 그래서 매를 맞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고 한다. 파루를 치는 군사가 졸면 온 나라의 일상이 틀어지기에 막중한 일이었지만 격무에 시달린 군사는 졸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에 세종 임금은 파루를 치는 군사들을 매로 다스리는 것이 옳지 않음을 깨닫고 이 어려움을 해소해주기 위해 장영실 등을 시켜 자명종 시계 즉, 자격루를 만들게 한 것이다.
세종 임금의 인품을 볼 수 있는 일화는 이것뿐이 아니다. 앙부일부, 혼천의 등 천문기구도 일식이 하늘의 경고라고 보고 구식례를 행하려다 중국에 맞춘 예보가 1각이 늦어 예보관이 장형을 맞자 예보관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한 세종은 천문기구와 시계를 만들도록 한 것도 같은 예라고 보면 된다.
한가지 더 있다. 세종 18년(1435년)에는 시각장애인 지화에게 종3품 벼슬을 주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관청인 명통사에 쌀과 콩을 주어 시각장애인을 지원한 기록도 있다. 이런 성품을 지녔기에 세종 임금은 안질에 걸려가면서도 백성을 위한 훈민정음 창제를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세종 임금 탄신 609돌을 맞는 행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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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임금에게 꽃바치는 행사에 참석한 원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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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조 |
| 세종 임금 탄신일 하루 전인 지난 14일 늦은 4시 덕수궁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는 한글학회 주최로 원로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 임금에게 꽃바치기' 행사가 있었다. 행사에는 김계곤 한글학회 회장, 박종국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김석득 외솔회 회장, 최기호 한글인터넷추진총연합회 회장, 김수업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이판정·이금룡 넷피아 사장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문화재청(청장 유홍준)은 세종대왕 탄신 609돌을 맞아 세종대왕의 유덕과 위업을 기리는 숭모제전(崇慕祭典)을 15일 아침 10시 30분 경기도 여주에 있는 세종대왕릉(英陵)에서 봉행한다. 이날은 영릉을 찾는 참배객들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남성과 결혼하여 여주군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가족들을 숭모제전에 초청하여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의 뜻을 기리는 '전통 인쇄문화 재현 및 각자 전시회'(15일∼19일)와 조선 왕릉의 문인석과 무인석을 소재로 한 '조선 왕릉의 얼굴들 사진 전시회'(15일∼6월14일)를 영릉 경내에서 개최한다.
세계 언어학자들은 우리 겨레가 세종 임금이란 위대한 성현을 가진 행복한 민족이라고 부러워한다. 그런 우리는 이제라도 세종 임금의 탄신일을 제대로 알고, 세종 임금께 고마운 마음을 바치는 하루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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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수궁 세종임금 동상과 바쳐진 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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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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