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하늘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이 열리고 성전 안에 있는 하느님의 계약 궤가 나타났습니다. 12,1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2 그 여인은 아기를 배고 있었는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3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크고 붉은 용인데,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었으며 일곱 머리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 4 용의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쓸어 땅으로 내던졌습니다. 그 용은 여인이 해산하기만 하면 아이를 삼켜 버리려고, 이제 막 해산하려는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 5 이윽고 여인이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사내아이는 쇠지팡이로 모든 민족들을 다스릴 분입니다. 그런데 그 여인의 아이가 하느님께로, 그분의 어좌로 들어 올려졌습니다.6 여인은 광야로 달아났습니다. 거기에는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처소가 있었습니다.
10 그때에 나는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
제2독서 1코린 15,20-27ㄱ
형제 여러분, 20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습니다. 21 죽음이 한 사람을 통하여 왔으므로 부활도 한 사람을 통하여 온 것입니다. 22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 23 그러나 각각 차례가 있습니다. 맏물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다음은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그분께 속한 이들입니다. 24 그러고는 종말입니다.
그때에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권세와 모든 권력과 권능을 파멸시키시고 나서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넘겨 드리실 것입니다. 25 하느님께서 모든 원수를 그리스도의 발아래 잡아다 놓으실 때까지는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셔야 합니다. 26 마지막으로 파멸되어야 하는 원수는 죽음입니다.
27 사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그의 발아래 굴복시키셨습니다.”
복음 루카 1,39-56
39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46 그러자 마리아가 말하였다.
“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47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48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49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51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53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54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56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네덜란드에 살고 계신 지인을 신부들과 함께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부부는 음악을 전공하신 분으로 남편은 리코더 전공자이고, 아내는 오르간을 전공하셨습니다. 하루는 자매님께서 오르간 반주 봉사하는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소리가 너무나 아름답다는 파이프 오르간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기념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마치 오르간을 치는 것처럼 폼을 잡고 오르간 의자에 앉았지요. 사진 상으로는 정말로 파이프 오르간을 치고 있는 멋진 모습입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자세만 잡았을 뿐입니다.
아무리 귀하고 좋은 악기라 할지라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악기의 귀함도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악기 전공자가 다룬다면 그 소리는 달라질 수밖에 없고, 또한 악기가 얼마나 좋고 귀한 지가 드러날 것입니다.
주님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주님께서는 전지전능하시며 세상에서 제일 귀한 분이십니다. 그런데 이 분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 또 알려고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과연 주님의 귀함을 알 수 있을까요? 신앙을 멀리하고 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든 행동들은 그만큼 귀한 주님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 지상 삶을 모두 마치고서 하늘로 불려 올라가셨음을 기념하는 날인 것이지요. 나약하고 부족한 몸을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서 승천의 영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요? 바로 성모님의 전 생애를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을 했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알려고 노력했으며 그 뜻에 맞춰서 사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를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인 엘리사벳은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이라고 외치면서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지요. 그리고 성모님께서는 이에 대한 응답으로 마니피캇이라고 불리는 성모의 노래를 바치면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바치고 계십니다.
성모님의 삶이 과연 기쁨과 영광의 삶이었을까요? 인간적인 관점으로는 가장 어렵고 힘든 삶이었음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 결혼하지 않은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잉태한다는 사실, 산후 조리도 못한 상태에서 피난을 가야했던 것, 성전에서 외아들인 예수님을 잃어버렸던 사건, 그리고 공생활을 시작한 아들이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심정,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그냥 묵묵히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그 안에서도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셨기’ 때문입니다.
아마 평생 귀한 주님을 알기 위한 노력을 하셨던 것이 아닐까요?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의 관점 속에 파묻혀서 주님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늘 주님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분명히 더 큰 기쁨을 내 삶 안에서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근면한 자에겐 모든 것이 쉽고, 나태한 자에겐 모든 것이 어렵다(벤자민 프랭클린).
홍주 성지.
17 홍주 순교성지
홍주 성지는 충청도의 첫 순교터이며,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성지입니다.
홍주는 1784년 한국 천주교 설립 초기부터 충청도의 첫 신자인 이존창의 영향으로 복음이 활발하게 전파된 곳입니다 천주교 신자가 제일 많았던 홍주 지역은 행정, 군사의 요충지인 홍주목과 진영이 있던 관계로 많은 순교자가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록상으로만 초기 박해(신해~정사) 동안 8명, 이어 중기박해(신유~기해) 동안 4명, 병인박해에 200명이나 됩니다(총 212명). 박해 기간(1791~1869) 동안 무명 순교자까지 1,000명이 넘는 순교자를 탄생시킨 거룩한 성지입니다.
홍주 순교성지의 특징은 첫째 예비 신자들의 모범 성지이고, 둘째로 박해 처음부터 끝까지 순교자가 나온 점, 셋째로 한국 순교사의 거점 성지라는 것입니다. 천주교에 입교하여 3년간 예비신자로서 수계를 지키며 30여 가구를 입교시킨 복자 원시장 베드로는 신해박해 때 홍주 옥에서 세례를 받고 추운 날 동사형으로 순교하여 충청도의 첫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또한 장장 22년간이라는 예비 신자 생활을 하며 거의 10년 넘게 옥살이를 하다가, 순교하기 직전 자기 자신에게 세례를 주고 하느님을 영접한 이여삼 바오로가 ‘예비 신자들의 모범’입니다.
홍주 성지에는 6곳의 순교터가 있습니다. 고문과 재판으로 피로 얼룩진 목사의 동헌과 진영장의 동헌, 그리고 감옥터, 조리돌림을 당한 저잣거리, 참수터, 생매장터가 있습니다. 심문과 고문, 죽음의 형장까지 1.5Km 거리의 십자가의 길과 순교의 길을 깊이 묵상할 수 있습니다.
미사는 매일 오전 11시에 봉헌되며, 월요일에는 예약을 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피정이나 식사도 사전 예약하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제 막 개발 중인 성지라서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소는 충남 홍성군 홍성읍 아문길 37-1(한일약국 건물내 1층)이고, 전화는 041-633-2402입니다.
첫댓글 성모마리아님 저희에게 은총을 내려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