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을에서 맞붙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5일 중앙선거방송 토론회 주관 후보자 토론회에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고 후보는 청와대 대변인 경력을 내세워 ‘親文 후보’임을 강조했고, 오 후보는 서울시장을 지낸 경험을 부각했다.
시종일관 상대 후보를 향한 날카로운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고 후보는 오 후보가 세 번의 명절에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경비원에게 5만~10만 원씩 총 120만 원의 금품을 제공해 선관위로부터 고발된 사건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오세훈법이라 불리는 정치관계법을 만든 분이 본인 스스로 어기고 있다”며 “당선 이후 의원직이 위험해지는 결과가 나오면 주민들에게 뭐라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사회상규상 어긋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 혐의가 없다”며 “오히려 구글에 검색하면 고 후보 대학 시절 학력이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로 떠 있다. 학력 허위기재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며 문제시 대부분 당선무효형이 선고된다. 토론이 끝나면 이것부터 바로잡아달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달 24일 경희대 국제캠퍼스를 졸업한 고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희대 서울’이라고 표기했다며 ‘학력 허위기재’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오 후보는 ‘조국 사태’에 대한 견해를 3차례나 물었으나, 고 후보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동성애, 북한인권법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서도 고 후보는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오세훈(이하 ‘오’) : “조국·정경심 부부는 딸을 의사로 만들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때 2주간 인턴을 한 것으로 국제적 저널에 (실린 의학논문에) 1저자로 올렸고, 아들을 법조인으로 만들려고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등을) 했다. 대변인직을 벗었으니 개인적 입장을 여쭤보겠다. 이런 행태에 분노하지 않는가.”
고민정(이하 ‘고’) : “제가 대변인 때 많이 말씀드렸던 것이 ‘현재 수사중인 사안은 말씀드리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지금 검찰 개혁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오히려 궁금하다.”
오 : “대변인 때는 그런 답변이 통할 수 있지만, 조국 부부가 기소돼 재판받는 것에 동정심을 가졌나 분노하고 있나 아니면 아무 느낌이 없나.”
고 : “현재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제가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 오히려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오 : “아까 제가 아파트 경비원에게 (금품을) 드린 게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것을 지적했다. 이것(조국 사건)은 그 단계를 넘어 재판 중에 있다. 그것(금품)은 그렇게 지적하더니 이것은 재판 중이니 언급할 수 없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다.”
고 : “앞서 ‘만약 그것(오 후보의 선거법 위반 혐의)이 결과가 나온다면 의원직을 박탈 당하실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다.”
오 : “끝까지 답변을 회피한다. 더불어시민당 비례 1번 신현영 교수는 이 사안을 두고 ‘좋은 집안에서 특혜를 받은 전형적 케이스’라면서 분노를 표시했다. 이 정도 답변도 하지 않은 걸로 정리하겠다.”
이어 오 후보는 고 후보에게 “동성애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저는 반대한다”고 물었고, 고 후보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오 후보는 “북한인권법안에 찬성하냐 반대하냐, 아니면 또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냐”고 물었다. 고 후보는 “이 자리는 장학퀴즈 프로그램이 아니다. 자꾸 예스(yes) 아니면 노(no)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에 대해 저도 고민하는 바가 많다. 일단 그분들에 먹을 것을 제공해야 되는 부분들, 식량…”이라고 답했다.
무상급식도 쟁점이었다. 고 후보가 먼저 무상급식과 관련한 복지 철학에 대해 질문하자 오 후보는 “문 대통령이 소득 하위 70%만 긴급재난지원금을 주겠다고 결정했는데 무상급식과 같은 입장이라면 소득 상위 30%도 준다고 해야 논리가 일관적”이라며 “당시 저도 무상급식 자체 반대가 아니라 상위 30%는 빼놓자고 주장했던 것이고, 모두에게 주는 건 과잉복지라는 생각에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고 후보는 “여전하신 부분에 대해 실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