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싸 사진방에 가니까 요즘 군대 4년하고 비교하시면서 7,80년대 2년이라고들 많이들 답하던데...
92년도에 입대해서 94년도에 제대한 경험으로 비춰보면... 글쎄... 차라리 요즘 4년 보내는게 더 나아보일거 같다는 생각이 듬...
내 경우는 군사정권에서 민간인으로 정권이 이양된 시점이라서 좀 과도기적인 것도 있었지만,
7,80년대는 지금과는 아주아주 분위기가 달랐다는걸 먼저 말하고 싶음...
70년대에는 우선 지금 대통령하는 분의 아버지되는 양반이 정권을 잡았던 때라 뻑하면 계엄령에 간첩침투가 빈번히 일어났던 때라서 군기가 지금은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살벌했던 때였음...
80년대는 29만원짜리 대통령이 쿠데타 일으켜서 정권을 잡았던 때라서 70년대만큼 살벌했던 때였지만, 조금은 다른게...
지금의 진짜사나이의 원조격인 "동작그만"이라는 꽁트가 kbs의 유모어 일번지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에 등장했고,
뽀빠이 이상용이 진행했던 "우정의 무대"가 mbc에서 매주 각 군부대를 돌면서 병사들을 위문하면서 뭔가 군대를 친근하게 하려는 시도가 없지않아 있었고, 실제로 상당히 인기있었던 것은 사실임...
하지만, 실제로는 구타,폭력,폭언,얼차례는 일상다반사였음...
폭행당했다고 소원수리 긁으면 헌병대가 와서 며칠간 깝죽대고 그러면 한동안은 좀 잠잠해지지만, 한 일주일 지나면 다시 도루묵됨...
오히려 그때보다도 더 심하게 군기잡는다고 엄청 더 갈구고 했었음...
내가 군생활했던 90년대 초반에도 정치적으로 위험천만한 비상사태가 많았던 때이기도 하고 전방부대에 있다보니까 그만큼 민감할수 밖에 없어서 조금만 실수해도 바로 철모에 개머리판이 날아오는 상황였음...
야간근무때 치약두껑에 머리박고 군화발로 걷어차는 건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걸로 괜히 걸려서 단체기합 받는것도 이골이 날 정도였음...
게다가 시설은 얼마나 낙후되었는지, 지금처럼 추운 날에도 찬물로 목욕해야 하고(정말로 그랬음... 보일러? 꿈도 못꿀 상황임...)
지금처럼 개인침상이 아니라 소대원들끼리 다닥다닥 붙어가면서 자야되는데 코라도 골거나 이빨을 갈면 불침번한테 얻어맞고, 바로 관등성명 안 튀어나오면 또 그걸로 혼자만 맞는게 아니라 그 분대원들 전부 기상시켜서 머리 박고 그러던 시절임...
월급도 병장월급이 만천원였던걸로 기억함...
지금도 기억나지만, 일,이등병때는 PX가는거 엄두도 못났음... 군번 꼬인 경우는 병장 될때까지 PX도 못가는 경우도 허다했다 함... 반대로 운좋아서 일병 2,3호봉때 분대장 달면 그놈은 제대할때까지 제대로 편하게 지낼수 있고..
.일과가 끝나면 짬밥별로 맡는 일이 있는데,주로 막내는 소대고참 군화 다 닦아준다든지, 그 위에는 하단관물대, 또 그 위에는 상단관물대...그러다가 딱 중간쯤 되면 식기조라고 해서 그때부터 구타가 허용되는 짬밥서열임...(이런건 소대장뿐만 아니라 대대장도 눈감아줄 정도임..)
즉,밥먹고 식기를 검사하는데, 자기 전용식기판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임의로 아무거나 하나씩 갖고와서 먹는데,플라스틱으로 된건데 빠닥빠닥 소리가 나야지만이 통과되고 제대로 안닦여있으면 식기판으로 얻어맞고 다시 닦아야됨...
나도 군생활하면서 거의 한달에 한번쯤 탈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고향에 남아있는 짝순이를 생각하느라 억지로 참고
결국은 별탈없이 군생활 마쳤지만, 아직도 군대에 입대하는 꿈을 꾸곤 함...
내가 입대하기 일년쯤전에는 같은 사단에 다른 연대에서 월북사건도 일어나서 완전히 뒤집어진적도 있었음...
대충 이정도로 당시의 군생활을 얘기했지만, 내 경험도 7,80년도 군번들에 비하면 그 사람들은 "군대가 아니라 보이스카웃이네"라는 핀잔을 받을 정도인데... 이래도 7,80년대 2년 군생활이 낫다고 생각하는지 어떤지는 글쎄올시다...
차라리 지금 4년 군생활이 더 편하지 않을까 싶다는게 내 개인적인 생각임...
첫댓글 저두 90년도 후반에 군시절보냈는데...상상조차 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