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를 관통하여 김해의 진영으로(마산합포 - 김해 진영 24km)
5월 2일, 밤사이 빗소리가 끊이지 않더니 아침에는 구를만 끼고 비는 멎었다. 숙소 근처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아침을 들고 8시에 김해시 진영읍으로 향하였다. 한 동안 같이 걷다가 서울에 올라간 홍순원, 이강열 씨가 다시 합류하여 활기가 넘친다. 바닷가를 따라 걸어가는 경치가 아륾답고 마산과 창원을 잇는 마창대교, 항구에 정박 중인 큰 배, 마산수출자유지역 등을 바라보며 이 지역이 한국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을 실감한다.
한 시간 넘게 걸어 마산역과 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니 첫날 수원까지 걸었던 고양문 선생이 길목에서 기다리다가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그는 2,3차 조선통신사한일우정걷기에 풀코스로 참여한 바 있어서 걷는 일행 대부분과 친숙한 사이다. 두 시간쯤 걸으니 마산지역에서 창원지역으로 들어선다.
10시 15분, 길가의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30여분 걸으니 도로확장공사로 보도가 없는 위험한 구간이 나타난다. 진주에서부터 경찰의 에스코트가 따르지 않아 신경을 곤두세우며 걷는 중인데 전날 사이클 훈련 중인 상주시 선수단을 트럭이 덮쳐 여러 명의 사상자가 난 보도를 보며 더 조심스럽다.
언덕길을 지나니 도로공사구간이 끝나고 창원시 동읍면에 들어선다. 12시 경에 동읍면소재지의 식당에서 쇠고기국밥으로 점심을 들었다. 자리가 비좁아 일부는 식당 밖에 임시테이블을 놓고 화장실도 남녀 구분없이 한칸만 있는 작은 식당인데 주인 내외가 친절하고 음식맛도 좋은 편이다.
12시 50분에 오후 걷기에 나섰다. 오전애 16km를 걸어 남은 길이 멀지 않다. 잠시 걸으니 창원시계를 지나 김해시 전영읍 경계의 다리가 나온다. 읍내까지는 약 4km, 통행량이 많은 국도를 따라가다 읍내로 꺾어져서 면사무소에 이르니 오후 2시 15분이다.
허동규 진영읍장이 3층의 회의실에서 일행을 반가이 맞는다. 젊은 걷기회원들로 생각하였다가 연만한 일행들을 보니 존경심이 든다고 말하며 진영읍의 현황을 간단히 설명한다. 인구는 4만 명인데 급속히 증가중이고 단감이 특산이며 도농복합도시, 노무현 전대통령의 생장지인 것 등. 김해시의 관광안내 자료와 기념품, 음료와 참외 등 먹거리까지 챙겨주어 감사하다.
진영은 선상규 체육진흥회장의 고향이다. 며칠 전에 곤명까지 와서 저녁을 대접한 큰형님 선진규 원장의 정토원도 이곳에 있다. 읍사무소에서 나와 봉화산에 있는 정토원으로 향하였다. 선진규 원장은 해외 출장인 것을 미리 알려주었는데 정토원 관계자들이 쑥떡, 강정, 수박, 음료 등 다과를 수북히 준비하여 일행들을 환대한다. 선진규 원장은 일찌기 봉화산의 수십만 평 땅을 사들여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심신수련장소로 일구었는데 노무현 전대통령도 이곳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친숙하게 지낸 곳이라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주 다니던 길을 '대통령의 길'로 몀명하고 그가 3년 전에 투신했던 부엉이바위도 이곳에 있다.
140여m 높이의 몽화산은 조선시대 봉수를 올리던 곳으로 높지 않은 봉수대에 오르니 창원, 밀양, 김해, 진해 등이 한 눈에 들어오는 요충지다. 낙동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도 들어오고. 봉수대 옆 사자바위에서는 노대통령의 생가와 묘소, 사저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작은 고을에서 노대통령을 비롯하여 이름을 대면 알만한 여러 걸출한 인사들을 베출한 셈이다. 선진규 원장은 부처도 호미를 들어야 한다는 뜻을 담아 '호미 든 관음상'을 세웠고 그 정신이 새마을운동의 모태가 되었다고 선상규 회장이 부연설명한다.
오후 5시에 정토원에서 내려와 저녁식사 장소로 이종하니 한성건 전 장유고등학교 교장 등 선상규회장의 고향친구들이 일행을 반긴다. 삼계탕과 주류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그분들이 대접하였다. 엔도 야스오 일본대표는 친구들이 일행을 이처럼 환대하는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우의가 돈독한 선회장과 친구를 위하여 만세를 부르자고 제안한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한일우정의 노래시간도 가졌다. 일본노래 후루가도와 동반자, 고향의 봄, 아리랑 등을 따로, 혹은 합동으로 열창하였다. 며칠 전에 안정일씨의 고향을 찾아서도 고향의 봄을 부르며 뜻이 깊었는데 어렸을 적 친구들과 어울려 모두가 함께 부른 고향의 봄이 선 회장에게도 길이 남을 추억이 되리라.
이제 남은 여정은 이틀, 지금까지 830여km를 걸었다. 벌써 2천리 이상을 걸어온 셈이다. 만나는 이마다 놀라며 대단하다고 감탄한다. 노익장의 회원 여러분, 정말로 대단하십니다. 그 기세를 살려서 더 보람된 날들로 나아갑시다.
첫댓글 이제 고지가 얼마남지 않았네요. 대회참석하신 모든분들이 건강하시고 끝까지 마무리 잘 하시면 좋겠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