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 그 이후...
어찌 지내고 계신지요? 저는 이제야 집에 도착했답니다. 광활팀 한명한명 집에 돌아와서 이것저것 문자도 보내고 소감도 써놓으셨던데.. 집에 늦게 돌아온 윤선도, 그리움에 쩔어 뭔가 쓰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과거를 회상한다는 것은 다시한번 나를 돌아보는 것. 기록은 잊고싶지 않은 추억을 나의 마음에 다시 새겨놓는 것.
*윤선, 드디어 집에 도착했네~!!(8월 21일 8시) 지난 이틀 대체 뭘 했나?
광활이 끝난 이후에도 윤선은 집에 안가고, 계속 태백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자주 태백에 올 것 같다고 하였는데.. 윤선은 왠지 그렇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밍기적밍기적, 명철오빠네서 신세 지며 이틀동안 머물러 있었지요. 처음에는 전부터 너무나 가고 싶어했던 「예수원」에 가려고 했던 것인데.. 다음날 명철오빠 교회 중고등부캠프에도 참여하게 되었지요.
-8월 19일, 송희+명철+윤선+경민=예수원에 가다~!!
예수원에서 자랐나는 명철오빠의 가이드를 받으며 예수원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편안한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오빠는 예수원 내부(?)사람이라 이것저것 아는것도 많으시고, 아는 사람도 많으셔서 활기차고 즐거운 예수원 여행이 되었지요. 예수원의 모든 장소가 오빠의 옛추억과 함께 살아있기에, 다른 사람이 소개해주는 예수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생생한 움직임이었답니다. 예를 들어, 예수원 도서관에 걸려있는 여러 그림들은 오빠의 할머님께서 오빠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린 그림들이라 하였고, 도서관 건물도 바로 할머님께서 설계하신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예수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천덕 신부님의 묘도 있는데, 오빠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한달동안 울기만 하였다고 하기에 마음으로 그 슬픔이 느껴지더군요.
예수원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알지는 못하지만, 이 말이 예수원을 잘 나타내줄 것 같고, 가장 기억에 남는 말입니다.
“노동하는 것은 기도요,
기도하는 것은 노동이다.”
송희는 예수원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하였는데, 제 느낌에도 사람과 자연, 그리고 건물이 하나가 되어 어우러져서 분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름다운 공동체라 느껴졌습니다. 다음에도 다시 가고픈, 태백에 다시 와야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네요.
- 8월 20일, 신나는 공부방에서...
원래는 이날 오전중으로 집에 가려했는데,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직접 계획하고 실행하는, 수련회라 하여 그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었답니다. 명철오빠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지요. 윤선이를 누가 말려~~!! 서울에서 20일날 은민이를 만나 자료를 넘겨주기로 하였는데, 그것도 잊은채.. 은민 왈 “언니, 내가 좋아, 명철오빠가 좋아?, 둘중에 선택해!!” 은민에게는 미안하지만 명철오빠와 함께하는 시간을 즐겼답니다.^^ 추억은 내가 만드는 거야~
캠프는 정말 정신없이 진행되었지요. 아이들이 계획한 시간표는 어느새 아이들에 의해 무시되었고, 중고등부 캠프인지 유초등부 캠프였는지... 그냥 신나는공부방 아이들 모두 어우러져서 자유롭게 함께 하는 시간을 즐겼습니다. 명철오빠와 함께 있는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은 행복해 보이니 그만으로도 족하겠지요. 참, 우리들 20일날 저녁에 다시 돌구지에 다녀왔답니다. 할줄 아는건 돌구지대탐험이라~ 담력훈련시간이 있길래 돌구지영화세트장에 아이들을 데려갔지요. 이번에는 작전 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아이들을 집어넣고 취사장을 찾아 가서 간식찾기하고, 옥상에 올라가서 음료수 먹은후 출구를 찾아 탈출하는 것으로 간단한 경로를 택했지요. 명철오빠가 건물안에 잠복하여 귀신역할을 하기로 하였고, 다행히 우리들의 영원한 지원군 동찬선생님과 미애가 도와주어서 간식숨기는데 큰 힘이 되어주었답니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돌구지에 갈 수 있었던 것 아닌가요~~ 담력훈련은 아이들에게 무서워서 즐거웠던 시간으로 기억에 남아있답니다. 끝나고도 계속 재잘재잘, 나중에는 자기들끼리 서로 놀래키기도 하고, 건물밖으로 들려오던 “캭~”비명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가려내기도 하고... 저도 다시 돌구지에 가서 옛 추억을 되살려보는 즐거운 시간이었지요. 담력체험한다고 하니 아이들보다도 더 날뛰는 저를 보면서, 아무래도 공포체험 조교가 체질에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근데 웃긴사건 한가지, 화장실을 가고 싶다는 아이들과 함께 돌구지합숙소에 들어가서 겨우겨우 후레쉬를 찾아 손에 쥐어주었지요. 그렇게 첫째방 둘째방 화장실로 아이들을 보내었는데.. 위층에서 내려오던 박간사, 간단히 스위치를 올리며 불을 켜는거 있죠. 아니 이런~~ 어리벙벙~~ "윤선아, 이제 돌구지에 불 들어와. 공사했거든." 그것도 모른채, 너무도 익숙하게 촛불과 후레쉬를 찾던 나의 모습.. 그동안 우린 어두움에 넘 익숙했던 게지요~~헤헤
아참, 또 웃긴건 담력훈련후 불꽃놀이도 하였는데, 저의 어리숙한 모습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불꽃놀이에는 원브라더스중 성일이도 대표로 함께 하여, 신나는공부방 아이들과 하나가 되어 “형, 형, 나두 불 붙여줘~” 그러면서 뛰어난 친화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지요. 문제는 아이들이 불붙이고 놀던 스파클라를 글쎄 밭에 던져버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밝게 빛나며, 풀에 옮겨붙은 듯 하였습니다. 깜짝놀란 저는 집에 소화기가 있다는 성일의 말을 기억하여 집으로 성일과 함께 뛰어가 소화기를 들고 나오고, 우리의 모습을 본 삼촌도 그런건 삽으로 흙을 덮어야 한다며 함께 삽을 들고 뛰어나왔지요..
그런데 웬걸~ 불이 난 밭으로 돌아오니 불꽃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명철오빠와 아이들은 폭죽의 잔재를 치우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명철오빠는 소화기를 들고 온 나를 보고 웃으며,폭죽이 타들어가고 있어서 그랬던 거지 불붙은 게 아니랍니다. 삼촌에게 한 말씀 들었습니다. “너, 서울에서만 자랐지?”
사실입니다. 그래두 혹시나 불이나, 우리가 서리해먹던 옥수수가 죽어갈까봐, 예쁜 꽃들이 사라질까봐 그랬던 것인데.. 오버였나 봅니다. 저도 제 모습을 돌이켜보니 슬며시 웃음이 나옵니다.^^
하여간 그렇게 명철오빠네서 이틀동안 신세를 지고 아이들과 아쉬운 이별을 하니, 드디어 집에 갈 시간입니다. 어떻게 된 것이 그 많던 기차좌석이 사라지고, 내가 서울간다니깐 좌석이 달랑 하나밖에 안 남아서 명철오빠가 역에 가서 표를 사왔답니다. 끝까지 저를 잘 챙겨주시고 배려해주신 명철오빠와 편안하게 대해주신 어머님, 아버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집에 와있다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보낸 광활외 태백에서의 2박 3일이었습니다.
이제 정말 태백을 떠나렵니다. 그곳에 여러 가지 빛깔의 추억들을 많이 심어놓았으니, 다시 돌아와도 내 고향같이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겠지요. 광활2기와 함께 한 추억, 예수원과 신나는 공부방아이들과 함께 한 추억이 꽃을 피어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니 나는 참 행복합니다.☺
첫댓글 멋있어..ㅋㅋㅋ언니 불사건은 너무 웃긴데..ㅡㅡ왜 나한테는 그얘기만 쏙 빼고 말한거지요..ㅋㅋㅋㅋ
가지마! ㅜㅜ 또 올거지? 윤선이 글을 읽으니 너무 재미있다. 넘 잘 쓰는 거 아니야? 난 방금 전 학생회 애들 보내고 잠시간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제 정말 쉬려고, 계속 쉬었지만...
언니 정말 즐거웠겠어요^^ 저도 예수원 가고싶습니다. 명철오빠^^
정말 좋은 시간이었네요...끝까지 같이 하고 싶었는데...
개그와 사회복지를 접목시키는 프로젝트를 해보는게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