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인 중학교 3학년 기호 3번 임주연입니다.
새로운 학년의 시작과 동시에 오늘 학생회장 선거를 하게 되었습
니다. 다른 후보자들의 연설을 귀 기울여 들었으리라 생각하며, 공
정한 투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겨운 연설문 오래해서 무엇하겠습니까?? 저는 딱 1분만 하고
싶지만..규정상 10분정도를 하겠습니다. 제가 만약 10분안에
이 연설을 끝내지 못한다면 그 즉시 이 학교를 떠나겠습니다. 제
가 학생회장이 된다면 정말 끝내주는 일들이 벌어질 것입니다.
두발자유화, 매점확대, 운동장을 잔디로, 저기 저 수돗가에 수돗물
을 콜라로.. 나오게 하겠습니다
라고.. 한다면.. 저는 반칙왕 오노와 다름없습니다. 반칙왕 오노
가 아닌 기호 3번 저 임주연은 최선을 다해 진실된 연설을 시
작하겠습니다.
저를 포함한 다른 후보자들도 학생회장이 된다면 비인 중학교를 위
해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학생회장은 비인 중학생
을 대표하는 명예로운 자리입니다. 그만큼 다른 학생들보다 더 큰
의무가 있고 의무보다 더 큰 책임이 따릅니다. 마냥 좋기만 한
자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가 2년동안 생활하였고, 또한
앞으로 1년을 생활할 이 비인 중학교의 학생회장이 되고자 이렇
게 이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생여러분!! 앞전에 선배 학생회장들 중 자신과 그리고
학생 여러분과의 약속을 모두 지키지 못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건 학생회장들이 노력을 하지 않아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아
니라 처음부터 지키지 못할 약속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학생회장이
된 후에 무관심으로 지나쳐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지키지 못할 약속은 내세우지 않겠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학생회
장이 되었을 때의 계획, 그리고 지금 3학년 급우들 및 비인중학교
를 빛낼 수 있는 후배 학생 여러분과 제 자신과의 약속인 저의
공약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막 입학한 1학년들은 잘 모르겠지만 비인중학교에는 달 월,
밝은 명이라는 뜻을 가진 월명산의 이름을 딴 월명제라는 학교
축제가 있습니다. 이 월명제는 비인중학교 학생들이 몸과 마음을
새롭게 다짐하고 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즐기려고 있는 것입
니다. 그러다면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이 화려한 축제를 밤에도
즐길 수 있도록 화끈한 전야제로 바꾸고자 합니다. 학생들과 선생
님들의 의견을 모아 월명제를 전야제로 바꾸게 된다면 비인중학
교 선생님들은 우리들의 성숙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실 것이고 우리
학생들은 잠시 하룻 밤이지만 불야성속에 서로의 따뜻하고 새로운
마음을 주고 받아 유익함을 더하여 좀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축제
가 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학교에서도 학교 축제를 전
야제로 실시한 경우가 있으니 그리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
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월명제를 밤까지 즐길 수 있는 전야제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특별실에 냉. 난방 시설을 설치하고자 합니다. 대표
적으로 음악실이나 학교 강당인 입지관의 경우 여름에는 덥고, 겨
울에는 춥습니다. 조회를 할 때에는 입지관을 이용해야하고 음악 수
업은 음악실에서 해야하는데 냉. 난방 시설이 너무도 미약하다
는 점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실 같은 경우는 교실에 피아노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음악실을 이용하지만 겨울에 너무 춥습니다. 정말 시베리아 벌판
입니다. 계속하여 한 두 시간은 참아라 하면서 냉. 난방 시설
을 설치하지 않는다면 음악실과 입지관을 사용할 때에는 내복을
입고 가게 될지더 모른다는 상상 해보셨습니까? 또 입지관은 난
로를 켜주는데 난로는 온기가 가까이 에서만 머물지 멀리까지 잘
퍼지지 않고 석유 냄새도 많이 납니다. 입지관에서는 비가 올
때에나 날씨가 추울 때 체육 수업을 하기도 하고 시상식을 하는
등 다목적용으로 쓰입니다. 이런 데일수록 냉. 난방 시설이 꼭 필
요하다고 느낍니다.
세 번째는 전산실을 개방하겠습니다. 전산실은 컴퓨터 시간을
제외하고는 사용하지를 않습니다. 그건 오히려 컴퓨터가 전산실
자리를 축내는 것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컴퓨터는 멋을 내기 위
해 있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컴퓨터를 학습에 사용하는 것 말
고도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야 된다
고 생각합니다. 일정한 규칙을 정해놓고 학생여러분이 컴퓨터를
소중히 다뤄주신다면 전산실 개방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조건 때문에 개방이 힘들다면 방과후
는 아니더라도 점심시간에 전산실을 개방하면 되지 않을까요?
마지막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여학생들이 구두를 신을 수 있도록 하
겠습니다. 구두를 꼭 신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구두를
신어야만 하는 이유는 많습니다.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을 수도 있습
니다. 그러나 여학생들의 교복에는 구두가 어울립니다. 학생다운
구두를 신고 등. 하교 한다면 오히려 운동화를 신었을 때 보다 더 좋
을 것입니다. 그래서 운동화를 신고 싶은 학생은 운동화, 구두를 신고
싶은 학생은 구두, 이러한 신발 자유화를 만들겠습니다. 비인중학
교의 아름다운 여학생 여러분!! 여러분의 아름다운 미모를 더욱 빛
내려면 단정한 교복, 깔끔한 머리, 명석한 두뇌 말고도 그러한 복
장에 잘 어울리는 신발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
습니까?? 체육수업이 들은 날이면 그날만 운동화를 신고 오면 됩니
다. 그리고 운동화를 빨았을 때에는 구두를 신고 오면 됩니다. 굳이
운동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굳이 구두를 신
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구두를 신고 싶어하는
많은 여학생 여러분! 제가 학생회장이 되면 꼭 여러분의 향기
나는 발에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뺨치는 구두를 신겨 드리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이것으로 제 공약은 끝입니다. 그러나 공약이 없다고 해서 연설이
끝나라는 법은 없습니다.
아직 10분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만약 10분이 지났다면 지금
당장 학생 여러분들은 손을 들어주십시오. 제가 학생회장이 된다
면 사과가 아닌 양파와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사과의 겉은
보기 좋지만 껍질을 까면 금방 색이 변합니다. 하지만 양파의
겉은 예쁘진 않지만 껍질을 까면 속이 꽉차있고 색이 변하지
않고, 껍질을 까면 깔수록 일정한 모양으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양파와 같은 사람.. 기호 3번 임주연을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