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신종호가 읽어주는 신형정의 시 〈일진(日辰)〉
낯익거나 익숙하거나 식상하거나 친숙한 사물·인물·사건을 낯설게 희한하게 신기하게 기묘하게 기괴하게 괴상하게 해괴하게 섬뜩하게 괴랄하게 불안하게 느끼거나 감각하거나 인지하거나 체험하는 감정·기분·심정·심리를 얼추 뜻한다고 간지(間知)되는 독일어 운하임리히(Unheimlich; uncanny)를 초드는 윗글에는 한국 시인 신종호의 두 시집 《사람의 바다》(☞ 참조)와 《모든 환대와 어떤 환멸》(☞ 참조)도 초들리면서 네덜란드 화가 얀 브뢰헐(브뢰헬; 브뤼겔; Jan Breughel, 1568~1625)의 1601년작 그림 〈레토나의 심술궂은 저주(The Mocking of Latona)〉도 아울러 인용되었다.
이 간략한 소개문에 글쓰인 “초드는”은 한국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어떤 사실을 입에 올려서 말하다”라고 후딱 풀리는(설명되는; 정의되는) 동사(動詞) “초들다”의 관형태(冠形態; 관형사형; 冠形詞形; 매김꼴)이고, “초들리면서”는 “초들다”의 수동형(피동형; 수통태; 피동태)과 ‘겸행(兼行)·겸태(兼態)’를 나타내는 연결어미 “~면서”의 합성어이다.
그리고 이탈리아 화가·판화가 안토뇨(안토니오) 템파스타(Antonio Tempesta; 일 템페스티노; Il Tempestino, 1555~1630)의 판화 〈율리시스(Ulysses; 오뒤세우스; Odysseus; 오디세우스)의 동료들과 부하들을 돼지들로 변신시키는(둔갑시키는) 키르케(Ulyssis Socij a Circe in porcos)〉와 오스트리아 화가·작가 알프레드 쿠빈(Alfred Kubin, 1877~1959)의 1904년작 그림 〈지옥행로(Der Weg zur Hölle)〉가 곧바로 인용된 모깃글 〈현대 노예론 초안(1) ☞ 참조〉에는 독일계 스위스 화가 한스 홀바인 2세(Hans Holbein der Jungere, 1497~1543)의 1537년작일 것이라고 추정되는 목판화 〈노마녀(老魔女; 늙은 마녀; Alte Magd Hexe)〉, 프랑스 화가 엘리자베트 루이즈 비제 르브룅(Elisabeth Louise Vigee Le Brun, 1755~1842)의 1778년작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 1755~1793)〉,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1594~1665)의 1634년작 유화 〈금송아지 숭배(L'Adoration du veau d'or)〉를 판각한 프랑스 판화가 장-밥티스트 드 푸아위(Jean-Baptiste de Poilly, 1669~1728)의 동판화, 에스파냐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호야; Francisco Goya, 1746~1828)의 1798년판 동판화집 《변덕(Los caprichos)》에 수록된 제55번 〈죽을 때까지(Hasta la muerte)〉, 독일 미술사학자 프란츠 테오도르 쿠글러(Franz Theodor Kugler, 1808~1858)의 1828년작 소묘화 〈헤겔과 그의 강의를 듣는 베를린 대학교의 재학생들(Hegel mit Berliner Studenten)〉, 독일 화가 후고 브뤼크너(Hugo Burkner, 1818~1897)의 초상화 〈헤겔(Hegel)〉, 프랑스 귀족·작가·전투기조종사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 1900~1944)의 1944년판 소설 《어린 왕자(The Little Prince)》에 수록된 삽화 〈군복을 착용한 어린 왕자〉를 각각 인용한 모깃들이 후루룩 뚝딱 소집되었다.
물론 이런 미술작품들이 모조리 운하임리히를 예증하는 것들은 아니리라. 왜냐면 운하임리히는 감각·인지·체험된 사물·사건보다는 그것들을 감각·인지·체험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느끼는 감정·기분·심리·심정일 것이기 때문이다.
뭐, 하여간, 그렇다.
(2024.05.17.)
아랫그림은 네덜란드 화가 피터 브뢰헐 1세(브뢰헬; 브뤼겔; Pieter Bruegel de Oude; Brueghel, 1525~1569)의 1562년작 〈쇠사슬에 묶인 원숭이 두 마리(Two chained monkeys)〉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