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장파 다시 뭉치다", '남원정' 이끌던 與 수요모임 복원 왜
안녕하세요. 일요서울입니다.
지난 6월경 보수정당의 옛 소장파로 활동한
중진의원들이 여의도 모처에서 조찬 모임을 가졌답니다.
이날 조찬에 참석한 국민의힘의 주호영 국회부의장(6선)·
김기현 의원(5선)·권영세 의원(6선)·
김희정·신성범 의원(3선)·권영진·이성권(재선) 의원은
과거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과 함께
한나라당의 개혁을 이끈 세대입니다.
이들은 16대 국회의 미래모임.
17대 국회의 새정치수요모임,
18대 국회의 민본 21 등에서 활동했답니다.
이들은 대체로 오랜만에
국회로 복귀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김희정·신성범 의원은 19대 국회 이후
8년 만에 국회로 복귀했고,
권영진 의원도 18대 국회 이후 12년 만에 복귀입니다.
이성권 의원은 17대 국회 이후 무려
16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왔답니다.
소장파 출신 원외인사도 즐비합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수요모임 출신입니다.
옛 소장파 세대는 과거 당의 주류에 맞서는
비주류로서 당의 개혁 노선과 자정작용을 책임졌는데요.
16대 국회의 남원정은 21세기 초
이회창 전 총재의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흔들리는 한나라당에
'천막당사'라는 돌파구를 제시했답니다.
17대 국회의 수요모임은 당시 당대표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서
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과거사법 등
3대 개혁입법의 처리를 요구했는데요.
18대 국회의 민본21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이명박 정부의 근본적인 쇄신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답니다.
중진의원이 된 이들은
지난달 회동에서 당내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당의 중추로서 위기에 처한 여당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답니다.
당시 모임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거 소장파 활동을 했던 인사들 가운데
이번에 국회에 들어온 분들을 중심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편하게 식사하는 모임을 꾸린 것"이라며
"아직 정치적 결사체로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입장을 발표하는 등의
계획을 수립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답니다.
소장파 명맥 끊긴 與·野의 현실
오늘을 책임지는 주류에 맞서
내일을 제시하는 비주류의 목소리는 정당의 큰 자산이지만
정치권에서 소신을 밝힐 수 있는
초선의원들의 수는 점차 급감하고 있답니다.
과거 소장파 모임이 아직도 주목받는 배경에는
이들을 계승할 수 있는 개혁모임이 멸종한 까닭도 존재합니다.
보수정당은 19대 국회 이후
소장파 모임의 명맥이 끊겼답니다.
22대 국회 들어 국민의힘의 3040 원외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가 활동을 시작했지만
원외 모임이란 한계가 뚜렷한 상황입니다.
이재명 전 대표 중심의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야권은 21세기 초 '개혁의 아이콘'으로 불린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나
20대 국회에서 활동한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를 끝으로
당내 소장파의 명맥을 유지할
초선의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답니다.
오히려 21대 국회에서 활동한 초선의원들은
당내 주류 의견을 대변하는 '연판장' 돌리기에 집중했답니다.
국민의힘의 정치 신인 32명은 당시 당대표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자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렸으며
지난해 전당대회 국면에서는 초선의원 48명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종용하는
연판장을 작성했답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친윤계(친윤석열계)의
'집단린치'라는 평가도 나왔답니다.
민주당도 22대 총선 당시 친명계(친이재명계)
초선의원들의 주도로 이낙연 전 총리의
신당 창당에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렸답니다.
민주당 129명이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성명을 주도한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이 전 총리는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답니다.
초선의원의 소신이 사라지는 배경에는
비주류의 의견을 허용하지 않는
정치 환경이 존재합니다.
2021년경 민주당의 초선의원 5명
(오영환·이소영·전용기·장경태·장철민)은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조국사태'를 지목했답니다.
그러자 강성 당원들은 이들을
‘초선오적’으로 규정하고
문자폭탄 세례를 퍼부었답니다.
지난해 이탄희 전 의원은 선거제 퇴행을 막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사수하기 위해
백의종군을 결정했는데요.
당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선거는 승부'라며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에 무게를 둔 상황이었다 보니
이 전 의원은 강성 당원들로부터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이재명계를 지칭하는 뜻)이라는
비판을 받았답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현역의원 14명 중 8명은
초선의원(오영환·이탄희·최종윤·홍성국·김홍걸·
강민정·정필모·소병철)입니다.
당시 불출마를 선언한 초선의원 대다수는
정치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답니다.
오영환 전 의원은
"오로지 진영 논리에 기대 상대를 악마화하기에 바쁜,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 현실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명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고 말했답니다.
홍성국 전 의원은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나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보려 노력했다"며
"그러나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때로는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답니다.
정치권의 한계는 22대 국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여·야의 극한 정쟁 속에서 당론에
반대되는 목소리를 낸 의원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답니다.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중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부에 기권표를 던졌답니다.
곽 의원은 지난 5일 입장문에서
"저에게 찬성 혹은 반대로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없었다"며
"제안 설명만 듣고 탄핵 찬반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해서
1명의 검사에 대해서는 '기권'했다"고 밝혔답니다.
그러자 당내 인사들의 비판을 비롯
친명(친이재명) 강성 당원들은
곽 의원을 향한 비난이 이어졌답니다.
이 전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지난 8일 '곽상언 의원님, 장인께서
왜 부엉이바위에 올라가셨는지 곱씹으며
의원 활동을 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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