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에세이
김진성
뮤지컬을 한다고 들었을 때 기대보다는 걱정들이 들었다. 왜냐면 나는 무대에 서는 것을 많이 부끄러워하고 또 13,14기 선배들이 뮤지컬을 엄청 혼난다고 해서 무서웠다. 진짜 내가 뮤지컬을 어케 하냐며 오바를 떨다가 드디어 월요일날이 오게 되었다.
가서 먼저 대사를 한번씩 다같이 읽고 아마 배역을 정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최대한 대사가 적은 조니를 하고싶었고 쌤들에게 조니라는 배역을 하고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첫 번째 오프닝 노래를 연습하고 나니 역할들이 다 정해졌고 나는 조니가 될거라는 예상과 달리 앤써니라는 인물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가 다음부터는 노래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근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꽤 재밌고 혼도 많이 안나서 좋았던 것같다. 노래를 연습하는데 그렇게 떨린다거나 긴장이 되지 않았다. 전에 이런 것들을 해보서인지는 몰라도 딱히 떨리지 않고 조금씩 오 이거 할만한데? 라는 생각이 들고 뮤지컬에 열정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연습도 그렇게 어렵지 않고 부끄러워서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막상 하니 또 술술 대사가 나오고 아 다음에는 이렇게 해볼까? 어느새 뮤지컬을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부끄러움이 조금씩 남아 있긴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한 수요일 쯤 되니까 역할을 좀 더 앤써니같은 대사가 적을 거 말고 차라리 많을 걸 할 걸 그랬다는 후회도 되며 그만큼 더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금요일부터는 고등강당에 가서 했는데 진짜 얼마 안남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의식중에 긴장에서 리허설 때 실수도 많이 한 것 같다. 진짜 애들이 크게 혼난 적이 한 번 있었는데 난 그 때 아... 이제 다음날부터 많이 혼나겠구나 했는데 또 애들이 혼나고 태도 바꿔서 꽤 놀라기도 했다. 솔직히 뮤지컬 하면서 좋은 점만 있을 수는 없었다. 당연히 힘들고 짜증나는 것도 있었다. 뭐 2시 모이기로 하면 애들이 우리 1시 30분에 모이자 하는데 나는 하기 싫지만 애들이 다 군말없이 가서 나도 간 거나 애들이랑 사소한 싸움같은 거 하면 또 뮤지컬도 하기 싫어지고 그랬다. 그래도 뮤지컬 하면서 뿌듯함 느끼고 열심히 하다보면 나아지고 그랬다. 토요일이 됐을 때 가장 먼저 한 말을 왜 벌써 토요일이야 였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기 때문이다. 막상 공연을 할 때가 다가오자 굉장히 떨렸다. 진짜 오바를 떨면서 시작전에 뒤질 것 같다고 했는데 애들이 진정시켜줘서 조금 괜찮아졌다. 본격적으로 공연을 시작하는데 대사가 거의 없어서 잘 넘어가고 그 다음 내 솔로 파트가 나왔다. 실수하면 죽자는 마인드로 잘 마무리하고 그 이후에 살짝 미쳐서 했더니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진짜 끝나고 나니까 굉장히 기분이 부듯했다. 근데 아쉬움도 조금 남긴 했다. 이번 뮤지컬은 뭘 많이 배우진 않았지만 15기랑 더욱 끈끈해졌던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첫댓글 진성이 정말 열심히 했구나!
그리고 진짜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