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황금빛으로 물드는 보령 장현리의 '은행마을 단풍축제'
눈뜨고 마주하는 모든 것이 너무나 아름다워 하루하루가 더욱 소중한 가을입니다.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이 너무나 또렷하게 느껴지는 시골에 살기 때문에 특별히 멀리 떠나지 않아도 서있는 그곳이 가을 여행지가 되니 이것도 큰 복이지요.
차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충청남도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 '은행마을' 장현리는 가을이면 마을 전체가 노란 은행나무 단풍으로 황금빛 물결을 이루는 곳입니다. 게다가 마을과 인접한 오서산에는 가을 억새가 은빛물결을 이뤄 가을철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지요.
마을 입구에 큼직하게 걸려 있는 플래카드가 눈에 띕니다. 10월 27~28일 청라면 장현리에서 ' 제1회 청라 은행 단풍축제'를 개최하니 구경 한번 와 보슈~
장현리는 2008년 한국기록원 검토결과 우리나라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로 기록되었습니다. 가을이면 온통 황금빛으로 가득하니 그 장관을 주제로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선정하는 농어촌축제와 충남의 자랑할 만한 관광자원으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이 마을 곳곳에는 수령 100년이 넘는 은행나무 3천여 그루가 심어져 있어 늦가을이면 마을 전체가 노란색으로 물이 듭니다.
몽글몽글 구름과 봄날 연한 새잎 틔운듯한 나무. 누구나 어릴 적 한 번쯤은 그려봤을 그림이기에 예쁜 벽화로 장식한 농가 앞에 서서 오랜만에 동심을 떠올립니다.
잘익은 홍시. 나무 아래에서 입 벌리고 있으면 한 두개 쯤은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아요.
거둠의 작업 후 보관을 위한 필수 과정을 거치고 있는 농작물.
마당에는 빨간 고추가 강둑에는 은행알이 길가에는 벼이삭이 널려 햇살과 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주인 없는 농가. 조금만 손 보면 운치있는 전원주택이 될터인데 ...
냇가를 가로지르는 저 다리는 ? 지지대 위에 소나무 가지를 양쪽으로 깔고 흙을 덮어 만들었는데 아직 마무리를 마치기 전인지 푹신하고 흔들거리네요. 아마 축제를 앞두고 만든 것인가 봅니다.
냇물을 건너니 아름드리 나무와 고풍스러운 흙담이 보입니다. 여기 은행나무로 둘러싸인 고택은 신경섭 전통가옥(충청남도 문화재)으로 1987년 12월 30일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 291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신경섭 가옥은 조선후기 한식가옥이며 큰 부재(部材)를 사용 하여 당시 부호(富戶)의 사랑채로 전해집니다. 사랑채 회첨부(會첨部) 중간에 마루를 두어 대청(大廳)으로 사용하였고, 전면 벽체에 화방벽(花枋壁)을 설치 하였고, 목재의 결(結)과 고색단청(古色丹靑)이 지금까지 보존이 잘되고 있으며 1998년 국고보조, 사랑채 산자이상 번와보수 하였습니다.
담 안과 바깥에 수백년 된 은행나무들이 줄지어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단풍철이 되면 기와에도 황금빛 은행잎이 수북히 쌓이겠지요? 아~. 그 풍경을 보고 싶어요.
노란 은행나무와 고택이 어우러져 한층 멋진 풍광을 선사합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거목이라 떨어지는 은행열매도 엄청납니다. 굽은 허리와 펴지지 않는 다리라 한눈에 봐도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연로한 어르신은 내내 은행열매를 줍고 계십니다. 조금 전 냇가에서 보았던 하얀 은행알도 할머님의 수고인듯 합니다.
할머님께 어딜 가야 제대로 구경을 하는 것인지 여쭤보니 "보고 좋으면 되는 것이지.. " 하십니다.
저는 장현마을 신경섭 가옥 근처만 돌고 왔지만 만약 축제 시기에 이곳 보령 장현리로 은행나무 구경을 가시는 분이라면 길게 펼쳐진 골드카펫을 걷는 환상적인 추억을 만드실 수 있을거에요.
한국농어촌공사 4기 블로그 기자 김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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