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다이어트하고 싶어요"…'저염·저당' 사찰음식 주목

[봉쥬르 (박봉주)]

"건강 다이어트하고 싶어요"…'저염·저당' 사찰음식 주목

백영미

[서울=뉴시스]채식 기반에 자극적인 향신료를 배제하고 육류보다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하는 ‘사찰음식’이 다이어트 식단으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사진= 365mc 제공) 2023.05.23. photo@newsis.com.© 뉴시스

젊은층을 중심으로 건강한 다이어트 바람이 불고 있다. 삶의 습관을 개선해 자연스럽게 체형과 체질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꾸준히 주목 받고 있는 다이어트 식단 중 하나가 채식 기반에 자극적인 향신료를 배제하고 육류보다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하는 ‘사찰음식’이다. 오는 27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23일 사찰음식의 효과를 알아봤다.

사찰음식은 자급자족을 중시했던 대승불교(大乘佛敎)에 뿌리를 둔다. 불교가 수입된 중국에서 탁발(인도 문화권에서 수행자들이 공덕을 나눠 주는 성스러운 행동의 일환으로 남에게 음식을 빌어먹는 행위)이 구걸로 여겨지며 승려들이 직접 밭을 갈고 음식을 만든 데에서 유래했다.

사찰에서는 재료를 재배하는 일부터 음식을 만들고 먹는 모든 과정을 수행의 연장선으로 생각한다. 사찰음식은 육식이나 술, 자극적이고 기름진 것처럼 몸에 부담을 주는 음식을 먹으면 심신도 악영향을 받기 쉽다는 철학 하에 이를 철저히 배제하는 식단으로 꾸려진다.

사찰음식의 가치와 철학은 세계의 유명 셰프들도 매료시키고 있다. 프랑스의 3대 마스터 셰프이자 미슐랭 스타셰프인 에릭 브리파드는 최근 백양사 천진암, 진관사 등을 찾아 사찰음식 명장 스님들에게 음식을 배우고 철학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담백한 사찰음식을 만드는 비결 중 하나는 천연 양념에 있다. 표고버섯 가루, 다시마, 검은콩 가루, 계핏가루, 들깻가루, 솔잎 가루 등으로 담백하면서도 풍성하고 깊은 맛을 낸다. 정제된 설탕과 소금 대신 짠맛은 죽염이나 간수 뺀 천일염을 볶아서 내고 달콤한 맛은 과일처럼 단맛이 나는 재료를 활용한다.

안재현 글로벌365mc인천병원 대표병원장은 “식욕을 자극하는 강한 양념이 배제되면 위장 자극을 줄이고 음식에 대한 욕구도 다스릴 수 있다”며 “사찰음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저염·저당 식사를 실천할 수 있고 재료 본연의 맛을 발견하고 음미하는 즐거움을 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찰음식은 다양한 맛을 품고 있는 제철 식재료를 통해 고유의 맛을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둔다. 대표적인 예가 제철에 맛볼 수 있는 나물이다. 참기름을 둘러 슴슴하게 무쳐낸 제철 나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 중 겪기 쉬운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안 대표병원장은 “채소 위주의 사찰음식은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영양 불균형을 보완할 수 있는 자연주의 음식”이라며 “스님들처럼 100% 비건 식탁을 실천하기는 어렵겠지만 사찰음식 조리법의 지혜를 응용한다면 복부비만 해소 등 건강·몸매관리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찰음식은 최대한 가공하지 않은 자연 형태의 식재를 선호한다. 정제된 백미보다 현미에 다양한 잡곡을 더하는 식이다. 야채나 나물은 뿌리까지 활용한다. 순수 채식이면서도 식물성 식품의 다양한 배합과 조리, 가공을 통해 영양의 균형을 추구한다. 식물성 단백질은 된장찌개, 콩조림, 두부구이 등으로, 양질의 지방은 잣, 땅콩 같은 견과류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

안 대표병원장은 “콩을 통한 단백질 섭취, 식물성 기름을 통한 불포화 지방산 섭취, 채소를 통한 비타민·무기질·섬유소 섭취가 가능한 것이 사찰음식 식단”이라면서 “저당·저염 실천,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 등 원재료 사용, 식물성 단백질 섭취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체중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감량에 보다 속도를 내고 싶다면 죽 한 그릇의 아침, 건강한 점심, 1식 3찬의 가벼운 저녁을 고수하는 사찰의 식사 방식을 응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사찰음식 명장으로 이름난 선재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인용해 아침에는 가벼운 죽을, 낮에는 딱딱한 음식을, 저녁에는 과일즙을 먹을 것을 권했다. 특히 과식과 잠자기 전 음식 섭취를 금했다.

안 대표병원장은 “다이어트를 위해 사찰음식을 식탁에 올리는 것도 좋은 시도지만 몸매관리의 제1원칙은 식사량 조절”이라면서 “반복적인 과식·폭식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비만클리닉 등 전문가를 찾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