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적고 가격 비싼데도 쫀득하고 담백한 식감에 '으뜸 횟감' 인정
볼살, 턱살, 혀와 입술까지 버리는 부위 없어…뼈로 끓인 맑은 탕도 별미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우리나라 최고급 횟감으로 꼽히는 자연산 다금바리.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제주에 왔으니 그래도 다금바리는 한 번 먹어봐야 하지 않느냐"며 입을 모은다.
제주 다금바리 회 [촬영 김호천] 제주 다금바리 회
제주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다금바리 횟집을 추천해 달라', '다금바리 회 가격이 얼마냐'고 묻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흔히 다금바리로 부르는 어종은 한국어류도감에 '자바리'로 명명돼 있다.
'자바리'는 제주어로 '다금바리라 하고, 그 이름이 널리 쓰여 지금의 다금바리로 통용되고 있다.
실제 다금바리라는 생선은 따로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잘 잡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산 다금바리는 제주도민도 먹어보지 못한 경우가 상당수다. 선뜻 지갑을 열기 힘든 비싼 가격 때문이다.
횟집에 가면 자연산 다금바리 가격은 대부분 '시가'로 표시된다.
제주도에 따르면 횟집 별로 다금바리 가격은 1㎏에 17만원에서 22만원까지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금바리는 수심 100∼140m 속 바위 사이에 서식하는 데다 개체 수가 많지 않아 쉽게 잡을 수 없고 그날그날 공급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
제주해양수산연구원 분석을 보면 제주에서는 연간 13t가량의 다금바리가 잡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하루 35㎏ 정도 소비할 수 있는 양으로, 다금바리 8∼10마리에 해당한다.
이처럼 어획량이 매우 적고 가격이 비싼 탓에 '제주에서 자연산 다금바리 회를 먹었다'고 하면 '진짜다, 가짜다' 논쟁이 이어지기도 한다.
자바리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금바리는 고급 어종답게 주로 횟감으로 쓰인다. 생선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함이다.
특히 다금바리는 지방이 올라오는 겨울철에 먹어야 더욱 맛있다.
쫀득쫀득한 식감과 고소하고 담백한 맛으로 다금바리 회를 먹어본 이들은 저절로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울 정도다.
여기에 가격이 비싼 탓에 버리는 부위도 거의 없다.
회를 주문하면 살코기뿐 아니라 지느러미와 볼살, 턱살, 가마살은 물론 혀와 입술까지 날 것으로 내어준다.
위와 간은 살짝 데쳐서, 껍질은 데친 후 양념에 버무려 무침으로 먹는다. 또 쓸개는 소주에 타서 마시기도 한다.
제주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다금바리는 이빨만 빼고 모두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다금바리 회를 뜨고 남은 뼈로 끓인 맑은탕도 별미다.
다금바리 뼈를 2∼3시간 푹 고아 우려낸 탕은 사골육수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뽀얗고 진한색을 띤다.
맛 또한 생선 특유의 냄새는 거의 없고, 걸쭉하고 달짝지근한 것이 입에 착착 붙는다.
여기서 잠깐, 다금바리 회를 맛보기 전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생선과 헷갈리지 않도록 유의하자.
자연산 다금바리는 세로줄 무늬가 끝까지 나 있는 경우가 드물고 중간중간 구멍이 뚫려 있다. 멀리서 보면 호피 무늬처럼 보인다. 또 아래턱이 위턱보다 튀어나와 있는 부정교합이다.
무늬와 아래턱을 확인했다면, 의심하지 말고 다금바리 회를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