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의 부피는 압력에 반비례한다“
라는 말은, 영국의 로버트 보일에 의해서 1662년에 발견된 물리학의 가장 기초적인 ‘보일의 법칙’이다.
1676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에듬 마리오트에 의해서도 발견되어 ‘마리오트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보일의 법칙은 스쿠바 다이빙에서 가장 중요한 법칙이다. 이론 교육에서 필수적으로 교육을 시켜야 하고 교육생은 당연히 알아야 한다.
스쿠바다이빙에서 ‘보일의 법칙’을 모르면 사망한다.
수면 0미터는 압력 1 기압이라고 정한다.
물속으로 하강함에 따라 10미터 마다 1기압씩 증가한다.
예를 들어 수심 10미터면 2기압 20미터면 3기압이 된다.
스쿠바 다이빙은 탱크 안의 압축공기를 사용하여 물속에서 호흡을 하는데, 탱크 안의 압축 공기 역시 ‘보일의 법칙’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수심 10미터에서는 2기압이 되면서 탱크안의 공기의 부피는 2분의 1이 되고, 수심 20미터에서는 3기압이 되면서 탱크안의 공기의 부피는 3분의 1이 된다.
물속으로 하강하면서 탱크안의 공기의 부피는 점점 줄어들어 잠수 시간도 점점 줄어든다.
만약 다이버가 물속에서 돌아다니다가, 상승을 하면서 호흡을 멈춘 채 상승한다면, 허파 속의 공기의 부피가 상승함에 따라 점점 커진다.
그러다가 허파의 꽈리들이 더 이상 부피를 감당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폐파열이 일어나 다이버는 사망을 하게 된다.
그래서 다이버가 상승을 할 때는 호흡을 하면서 목을 들어 올려 기도유지를 해야 한다.
해녀의 경우에는 압축공기가 들어있는 탱크를 사용하지 않고, 물 밖에서 마셨던 공기를 그대로 사용하여 숨을 참고 물속에서 활동하기에 그 공기의 부피가 줄어들었다가 다시 원상복귀 되기 때문에 ‘보일의 법칙’이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해녀도 상승하면서 기도유지를 하면서 호흡을 하면서 상승하는 것이 좋다.
”선생님, 아이 잘 부탁해요“
소녀의 어머니가 나에게 조심스럽게 부탁 했다.
소녀는 긴장한 듯 보였지만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한국에서 다이버 일행들을 인솔하여 두마게테로 왔는데, 대부분 중급 이상의 다이버들 속에서 체험 다이빙을 신청한 것이 소녀의 어머니였다.
그녀는 내 나이 또래로 보였고 아름다웠다.
그날 바다 날씨는 좋지 않았다. 파도도 제법이었고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소녀의 어머니는 춥다면서 소녀에게 얇은 우의를 입혀주었다. 그 옷이 나중에 큰일의 원인이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물속에서 소녀의 눈은 경이로움으로 반짝거렸다.
물속에 들어가면 남자들 보다더 여자들이 더 좋아했다. 게다가 한참 호기심이 많은 소녀는 오죽했을까.
문제는 상승 할 때 였다. 소녀에게 상승 수신호를 보내고 소녀를 마주 잡고 상승을 시작했다.
문제가 일어났다. 소녀가 입었던 우의 모자가 위로 올라가면서 소녀가 내뿜는 공기를 가두기 시작해서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상승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응급상황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급히 생각했다. 상승 속도를 가능한 늦추는 것과 소녀의 기도를 가능한 크게
열어주는 것이다.
내 몸 속의 기체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허파 속의 공기를 가능한 만큼 내뿜었다. 그리고 소녀의 턱을 가능한 수면으로 향하게 하기 위해 손으로 턱을 위로 올렸다.
그리고 운명에 맡길 수 밖에 없었다. 소녀을]를 꼭 안고 수면으로 올라왔을 때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소녀의 어머니는 배 위에서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운명은 우리 편이었다.
소녀와 어머니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고 부둥켜 안고 뛰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안했다.
저녁을 먹고 야자나무 밑에서 필리핀 술 탄두와이를 마시면서 낮의 일을 되새기고 있었다.
”선생님, 오늘 고마워요“
소녀의 어머니가 다가왔다.
그녀에게서 여자의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방금 샤워를 한 모양이었다. 나는 슈트를 입은 채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스쿠버 강사 중에서 제일 잘 가르친다는 선생님을 선택 했어요“
그녀는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욕심 없는 착하고 아름다운 여자였다.
문득 다른 생각을 잠시 했다.
‘보일의 법칙’은 물과 기체에만 해당 되는 물리학 법칙이 아니고, 사람의 마음에도 해당 된다는.
욕심이 압력이고 보이지 않는 마음이 기체의 부피라는.
그래서 욕심이 커질수록 마음의 부피는 줄어든다는.
소녀와 소녀의 어머니가 욕심이 없기에 마음의 부피가 줄어들지 않아서 ‘보일의 법칙’으로 생명을 잃지 않았다는.
이른바 ‘욕심과 마음과의 법칙’이었다.
그녀의 향기가 점점 다가왔다. 코 끝에 그녀가 있었다.
”선생님에게서 소금 맛이 났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방을 나갔다.
그제서야 내가 바다에서 돌아와 샤워를 안한 것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