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이때를 기다렸다
방송일 2023년 7월 03일 (월) ~ 7월 07일 (금), 707편
*영상보기ㅡ>https://youtu.be/uk3grlbTLqE?list=PLvNzObWMMx6vYVQFfFq10QnHHumb_dhoO
대문호 헤르만 헤세는 ‘여름’을 가리켜
어른이 다시 아이가 되고,
삶이 다시 기적이 되는 계절이라 했다.
어느새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온 ‘여름’!
뜨거워진 태양이 작열하고
그 덕에 ‘이때를 기다렸다’ 하고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있다.
기적처럼 나타나는 이 계절의 풍요와
그 누구보다 이 시기를 애타게 기다리며
계절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뜨겁고 반짝이는 이야기를 만난다!
1부. 소금님 오시네
전남 목포에서 바닷길로 2시간을 달리면 닿는 곳, 비금도.
이 섬은 무엇보다 지금 이것이 한창이란다.
“햇빛과 바람을 타고 귀한 손님 오듯 소금님이 오시지”
푸른 섬초가 지나가고 하얀 소금이 올라오면
비금도에 여름이 시작된다.
남도에서 가장 먼저 천일염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비금도.
이곳에서 36년째 염부 생활하는 최향순, 명오동 씨 부부도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면 가장 분주한 6월을 보낸다.
36년째 뜨거운 뙤약볕 아래 힘겹게 소금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레 부부의 사랑도, 자식들의 효심도 깊어졌다는데.
그래서인지 바쁘고 지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콧노래 흥얼거리며
호탕한 미소를 보이는 그들이다.
이토록 부부가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는 염전의 일상에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뽐내는
이들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본다.
2부. 비금도 여름 밥상
비금도 장금이 최춘화 씨와 비금도 강태공 강종태 씨는
비금도에서도 알아주는 천생연분 부부다.
어디를 가든 꼭 붙어 다니는 최춘화, 강종태 부부가
여름철이면 꼭 먹어야 하는 보양 밥상이 있다는데!
바로, 딱 이때만 등장하는 바위옷묵이다.
바위옷은 바위의 옷처럼 생겼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비금도 바닷가 근처 바위에서 자라는 이끼 종류다.
그 바위옷을 채취해 묵으로 만든 바위옷묵은
신안 섬마을 잔칫날에는 꼭 올라가는 귀한 제철 음식이다.
하지만 바위에서 긁어 채취하는 작업이 힘겨워
이제는 캐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사라져간다는 바위옷묵!
비금도에도 만드는 사람이 거의 없고
최춘화 씨가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부인 최춘화 씨가 바위옷을 채취하면 남편 강종태 씨는
바다로 나가 제철 황석어와 자연산 광어를 잡아 올린다.
비금도 자연의 시계에 맞춰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은
보는 사람의 얼굴에도 미소가 지어지게 한다.
제철 맞은 바위옷을 캐는 춘화 씨와 비금도 강태공 종태 씨가
차리는 비금도 여름 밥상을 만나본다.
3부. 산이 부른다
첩첩산중, 골 깊은 산중을 자랑하는 정선.
이곳 강원도 정선에서 30년 가까이 우애 좋게 산에 다니는
약초꾼 삼 형제가 있다.
산에 나는 약초는 모르는 게 없다는 삼 형제.
이들이 초보 약초꾼과 함께 산삼 캐기에 나섰다.
한 달을 벌어 일 년을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약초꾼들에게 산삼은 보물과 같다.
그래서 산삼을 발견한 날은 운수 좋은 날!
과연 자연의 영약이라 불리는 산삼을 캘 수 있을 것인가?
약초꾼 형제가 백두대간 산중을 누빈지 30년,
그러다 보니 정선 산 곳곳에 다양한 인연들이 생겼다.
그 중 ‘17년째 라면만 먹고 살아온’ 할아버지를 위해
약초꾼 형제가 산에서 캐온 귀한 약초 넣고 보양 밥상을 차렸다.
풀 한 포기, 나뭇가지 하나도 소홀히 다루지 않는
약초꾼 형제가 발견한 자연산 더덕부터 산삼 캐는 현장까지!
건강뿐 아니라 보는 가슴까지 따뜻하게 정화해주는
산 사나이들의 이야기들을 만나본다.
4부. 으라차차 미스터 김
맛과 멋의 고장 전라도 순천 상사호에서는
이맘때 등장하는 귀한 것이 있으니 바로 자연산 민물장어다.
30년 넘게 자연산 민물장어만 잡았다는 어부 김광현 씨는
민물장어를 잡을 때 각별하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한다.
귀한 장어 도망갈까 배의 엔진도 끄고 은밀하게 잡아야 한다는데...
상사호 수질이 좋아 알만한 사람들은 예약을 걸고 장어가 잡히기만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잡힌 자연산 장어는 예약한 손님들께 전하고
당일 잡힌 메기는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매운탕을 끓여 먹는다.
거기에 아삭하게 갓 담근 홍갓 김치까지.
상사호가 내어준 만큼 마을 사람들과 나누며 사는 게 삶의 이치라는 김광현 씨!
딱 지금이 제철인 민물장어에 인생을 건 김광현 씨와 상사호 사람들을 만나본다.
5부. 오늘도 바쁨
농부치고 땀 흘리지 않는 사람 없다지만
충청북도 충주에 사는 열혈 농부 이혁 씨는 차원이 다르다.
6년째 영농일지를 빠지지 않고 쓰는 건 기본!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농작물이 걱정된다며
이마에 랜턴 달고 농장으로 달려간다.
지금도 비어있는 땅은 그냥 두고 보지 못한다는데!
그가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건 농사를 짓다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 때문!
서울에서 다니던 직장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아버지 곁으로 내려왔다.
자나 깨나 일만 하는 억척스러운 효자 아들을 보며
걱정스러운 마음에 까칠한 잔소리를 쏟아놓곤 하는 아버지.
농사 방법도 서로 달라 티격태격!
하지만 서로를 애틋해하는 마음만은 너른 들판을 닮았다.
올해 기다렸던 감자는 생각만큼 작황이 좋지 않다는데....
과연 감자 농사는 잘 마무리될 수 있을까?
하루 24시간이 모자라 ‘오늘도 바쁜 날’을 보내는 열혈 농부를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