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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난트 용건 `온라인 쇼핑의 종말` 저자·e커머스 유럽 집행위 의장
아마존과 동맹…치명적인 유혹
브랜드 없으면 흡수되고 말것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거대 유통 공룡 아마존의 성장은 기존 오프라인 유통기업에는 사형 선고처럼 느껴진다. 지난해 미국의 장난감 판매 체인 토이저러스 파산에 이어 같은 해 유통기업 시어스도 파산하며 기업들의 위기감은 전례 없이 높다. 아마존이 진출할 수 있는 모든 산업 내 기업들이 아마존과 싸울지 타협할지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에 맞서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생존 전략의 실마리를 잡을 수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eMarketer'가 발표한 지난해 '미국 온라인 리테일 판매 점유율 상위 10개 기업'에 따르면 아마존(1위)이 미국 전체 온라인 리테일 시장의 49.1%를 점유해 2위인 이베이(6.6%)와 압도적인 격차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아마존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유통 9개 기업은 20% 정도 점유율을 차지하며 아마존과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3.9%), 월마트(3.7%), 홈디포(1.5%), 베스트바이(1.3%), 메이시(1.2%), 코스트코(1.2%), 웨이페어(1.1%) 같은 기업들이다.
시로타 마코토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자신의 저서 '데스 바이 아마존'에서 탁월한 브랜드 파워와 구매 경험, 맞춤형 상품과 개인화, 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이 아마존과 잘 싸우는 기업들의 공통점이라고 말한다. 아예 아마존과 같은 경쟁선상에 서지 않는 구독 기반 대여 서비스도 좋은 전략으로 소개한다.
글로벌 쇼핑 플랫폼을 구축한 아마존 외에도 구글,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은 각자 분야에서 승자독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많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잠재적으로 자체 비즈니스를 위태롭게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이들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리테일러가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온라인 쇼핑의 종말' 저자 바이난트 용건은 "유일한 현실적 대안은 스스로 플랫폼이 되든지, 자체 브랜드 생태계를 구축하거나 지역 고객과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터넷 발달 초기인 1997년 당시 혁신적인 시도였던 가상 쇼핑 도시 기반 온라인 쇼핑 포털 회사 '매크로폴리스'를 공동 창업한 기업가 출신이다. 현재 7만5000개 이상 유럽 유통업 종사 회원사로 구성된 'E-commerce Europe'의 집행위원회(EC) 의장이며 네덜란드 e커머스 협회 회장도 겸하고 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최근 '온라인 쇼핑의 종말'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한국을 찾은 용건 의장을 만나 '아마존 제국'에서 한국 기업이 살아남을 방법에 관해 물었다. 이하는 그와 일문일답.
―'온라인 쇼핑의 종말'이라는 저서에서 10년 안에 기존 유통과 서비스 산업이 '온라이프(onlife·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된 세계) 리테일'로 완전히 바뀔 것으로 예측했다. '온라이프' 세상에선 온라인과 일상의 구분이 점차 희미해져 마침내 구분이 사라진다. 아마존이 '온라이프 리테일'을 대표한다면 다른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한 가지 바뀌지 않을 건 인간이다. 인간은 앞으로도 인간적일 것이다. 서로 눈을 보고 대화하고, 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에 가치를 부여한다.
다른 모든 회사가 아마존에 의해 파괴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리테일러와 서비스 회사에도 많은 기회가 놓여 있다. 아마존은 물론 대표적인 사례긴 하지만 작은 로컬 리테일러도 아마존을 이길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중소 지역 기업일수록 미래 소비자를 설득하고 부가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개별적인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중소 지역 기업들은 지역 차원에서 사람들 삶에 부가가치를 더해줄 수 있다.
만약 중소 지역 리테일러가 고객과 인간 본연의 상호작용을 하고 데이터로 고객을 분석한다면 아마존 같은 거대 기술 기업보다 더 선호될 수 있다. 아니면 신기술을 통해 아마존 생태계의 일부가 되거나 다른 플랫폼의 일부가 돼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도 있다.
―최근 일어나는 다양한 유통 혁신을 지켜보며 어떤 점을 통찰할 수 있었는가.
▷오늘날 벌어지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다양한 소비자가 서로 다른 선택을 내린다는 점이다. 과거 쇼핑은 모두에게 표준적이었다. 중심 상가 지역에 가서 대량 생산된 상품을 사야 했다.
반면 오늘날 소비자는 여러 선택지를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삶을 다른 방식으로 살기 시작했다. 신세대뿐 아니라 기성세대도 새로운 행동에 나서고 있다.
예전에는 유통업자가 어떻게 쇼핑해야 하는지 결정했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어떻게 쇼핑할지 결정한다. 리테일러는 고객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제공하는 데 적응해야 한다. 리테일러는 고객 주변에서 접점을 형성하고, 매장을 계속해서 고객에게 어울리는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고객의 '마인드셋'을 이해하고 로열티를 얻어야 한다.
'온라이프'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의 행동과 소비 행태를 비가역적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마저도 점차 '온라이프' 방식으로 바뀌고 있고, 밀레니얼(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세대나 Z세대(1990년대 이후 출생자)와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온라이프'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고 있다.
온라이프는 스마트폰부터 인공지능(AI) 스피커, 가상현실(VR) 등 신기술로 보다 편리한 일상과 효율적인 소통을 돕는다. 그리고 리테일은 이에 적응해야만 한다.
유통뿐 아니라 제조업도 변한다. 과거 가치사슬은 제조업자가 제품을 생산하고, 도·소매 업체를 거쳐 최종 소비자로 전달됐다. 앞으로는 정반대 세상이 펼쳐진다. 기존 가치 사슬이 역전된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제조업체에 말하면 공장에서 개인만을 위한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대량 생산도 이전처럼 계속되겠지만 점차 1대1 개인화 제품으로 나아간다는 점은 분명하다.
제조업은 당장은 느려도 꾸준히 개인화된 제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향후 5~10년이면 3D 프린터를 이용한 제조가 상용화될 수도 있다. 보다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해 제조업은 '제품 위주' 산업에서 '서비스 중심' 산업이 될 수 있다. 가치 사슬이 더 짧아지고 제조업자가 직접 소비자와 연결되면서 새로운 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열린다고 본다.
―글로벌 거대 기술기업과 플랫폼의 '수요 독점' 문제를 지적했다. 아마존·구글 같은 글로벌 쇼핑 생태계의 힘이 막강해지면서 다른 리테일러는 갈수록 글로벌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삼성·이케아 정도가 자사 브랜드 중심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봤다. 다른 한국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소기업에 글로벌 플랫폼은 기회이자 리스크다. 많은 중소기업은 자금이 부족하고 전략이 없어 플랫폼이 되기 어렵다. 매우 큰 회사 정도가 역량이나마 가지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 같은 '리테일러의 딜레마'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같은 대형 플랫폼에 탑승하면 수백만 명이 넘는 잠재 글로벌 고객에게 즉시 접근할 수 있다. 스스로 개발할 수 없는 서비스를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할 수 있다. 자체 서비스 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키울 수는 있지만 큰 리스크가 있다는 점이다. 아마존닷컴에 입점한다면 당신이 판매하는 모든 제품 가치의 15%가량을 수수료로 떼일 것이다. 물류창고 픽업·포장·배송까지 모든 걸 아마존이 대행해주는 대신 말이다. 궁극적으로 플랫폼에 탑승한 많은 리테일러는 효율성 차원에서 막다른 길에 내몰리게 된다. 낮은 마진과 지속적인 비용 절감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자사 플랫폼에 세상의 모든 것을 올리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현명하게 행동해야 한다.
우선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여러 브랜드를 함께 취급하는 리테일러라면 상황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자체 브랜드와 상표를 갖고 있다면 그다음은 고객을 공략할 전략을 찾아야 한다. 전략은 어떤 제품과 서비스, 카테고리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일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는 글로벌 플랫폼이 성장을 위한 좋은 기회다. 디지털은 좋지만 모두에 좋은 건 아니다. 다른 기업 입장에서는 몇 가지 비즈니스를 특정 국가와 같은 지역 수준에서 운영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글로벌 플랫폼에 편승하거나, 지역 시장에서 자체 브랜드와 사업에만 집중하는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는가.
▷단언하기 어렵다. 다양한 카테고리마다 시장 상황은 다르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건 당신이 자체 브랜드와 상표를 갖고 있다면 보다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란 점이다. 브랜드가 어떤 회사인지 대신 말해 준다.
자체 브랜드가 있으면 고객에게 고유하게 제공할 게 있는 셈이다. 자체 브랜드를 좋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면 거대 플랫폼에 올라타게 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자체 브랜드가 없다면 그다음 질문은 '당신만이 독점적으로 할 수 있는 경쟁우위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이다. 단순하게 물건을 매입해서 마진을 붙여 파는 리테일러는 결국 아마존에 흡수될 것이다. 자체 브랜드와 상표가 없고 자신만의 고유한 경쟁우위가 없다면 수천 개 기업이 같은 물건을 같은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신흥 디지털 플랫폼이 이미 잘 자리 잡은 시장에서 기존 기업이 신규 진입을 시도할 필요가 있는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가.
▷기존 기업들은 소비자가 행동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잘 살펴봐야 한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보고 따라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만간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플랫폼이 고객 니즈를 따라가는 경쟁력에서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나 호텔에 비해 우위에 서게 될 거라고 본다.
분명 소비자들은 새로운 회사들이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호한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플랫폼이 내부적 문제가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해결 가능한 문제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디스럽터(시장 혁신자)'가 강력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고객들은 진정 이런 플랫폼을 좋아한다.
걱정되는 부분은 우버와 에어비앤비에 대한 기존 업계 반응이 지나치게 보호주의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받아들이는 대신 그저 과거 비즈니스 개념에 매달리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택시 기사들이 자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점에 우선 깊은 유감을 표하고 싶다. 택시 기사 개개인을 비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택시회사와 업계 전반에 걸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들은 혁신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 폐쇄적이다. 전통 택시 업계와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 싸움은 정부나 업계 관계자들이 아닌 소비자들이 결정할 문제다.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쥔 존재이며 정부는 관련 규제나 입법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혁신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닦아야 한다. 기존 택시 기사들도 새로운 혁신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저서에서 최근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술기업은 유럽에서 불리하게 바뀐 정치적 지형과 반세계화 정서에 부딪쳤다고 말했다. 유럽이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강해진 시장 지배력을 걱정한다고 소개했는데 한국도 비슷한 상황 같다. 내수시장이 작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거대 기술기업 플랫폼을 대할 때 어떤 균형점을 잡아야 하는가.
▷유럽 역시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역사가 짧은 무역기구인 셈이다. 유럽인과 유럽 정치 리더들은 미국과 중국의 거대 기술회사들이 유럽이 만들어 둔 여러 기업 인센티브를 이용하려고 드는 일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 글로벌 기술회사들은 아일랜드·룩셈부르크 같은 국가로 가서 낼 수 있는 한 최소한의 세금만 내고 있다. 동시에 오늘날 입지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많은 법규를 위반한 경우도 있다.
이제 유럽은 거대 기술기업들이 그들 몫의 세금을 제대로 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또 국방같이 민감한 특정 분야는 이런 거대 기술기업이 지배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럽은 운동장을 보다 평탄하게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게 현재 유럽 내 정치적 분위기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은 무역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 또 스스로 정치적인 민족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올바른 균형을 찾아 개인과 기업을 위해 좋은 길을 가야 한다.
―정치인들을 향해 거대 기술기업에 종속돼 가는 자국 기업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몇 년 안에 글로벌 쇼핑 생태계의 손아귀에 경제가 놀아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점에서 당신은 중국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근 중국 발전상은 환상적이다. 그러나 이는 두려움도 자아낸다. 지금껏 중국 정부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자국 거대 기술기업을 지원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이제 이들은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강력한 힘이 되고 있다.
반대로 다른 정치인들은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해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회사가 전 세계에 저렴하게 배송하는 것도 도울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제 정치적으로 보다 운동장을 편평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유럽·한국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이제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기업은 과거처럼 미국과 유럽에 쉽게 진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중국 기업의 지식재산권(IP), 프라이버시 문제, 개인정보 등에서 했던 잘못을 겨냥해 새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이런 상황은 더욱 심화됐다. 유럽은 그 와중에 이득을 취할 기회가 오지는 않을지 지켜보고 있다.
―당신은 '온라이프' 라이프스타일대로 행동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등은 모두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말했다. 당신은 이 세대를 어떻게 보는가.
▷1980년 이후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는 소셜 미디어, 게임, 네트워킹 등을 글로벌 차원에서 경험한 진정한 '온라이프' 세대다. '온라이프' 세대는 기성세대와는 완전히 다르고 새로운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다. 심지어 Z세대는 온·오프라인 차이점을 모르며 '온라이프'를 당연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다섯 살짜리 꼬마도 이미 인공지능(AI) 스피커에 대고 말하고 있다. 문자를 학습하고 쓰는 일보다 더 쉽다.
텍스트에서 음성으로 모든 게 보다 시각화될 것이다. 쇼핑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음성인식 기반 디바이스가 활용될 거라고 본다. 물론 베이비부머 세대(1960년대 출생)나 X세대(1970년대 출생)도 생각보다는 빠르게 신기술과 '온라이프'를 받아들이고 있다.
―디지털과 함께 소비자들은 제품 선택, 결제, 배송 등을 아우르는 고객 여정에서 충성도 높은 단골손님을 확보하려면 리테일러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개인화'다. 소비자로서 우리는 개인화 서비스를 받는 게 중요하다.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대중을 겨냥한 대량생산 제품 대신 일대일 대화를 통해 고객이 결정하게 해야 한다.
많은 온라인 기반 리테일러도 표면적으로는 고객 소통을 잘하고 있고 기존에 쌓은 로열티도 있다. 문제는 온라인 리테일러와 기존 대형 리테일러에 있어 도전은 고객 개인의 삶을 공유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가 기술 기반 리테일러가 강력해지는 지점이다. 고객은 나를 잘 아는 리테일러와 나를 모르는 리테일러가 있을 때, 나를 잘 아는 가게를 선택한다.
지역 매장은 직접 가게 주인이 사람들을 알아보고 오랜 기간 봤기에 고객 여정상 존재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일부 신기술이 지역 매장을 도울 수는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동네 가게는 당신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장의 디지털화가 궁극적으로 '스마트 쇼핑시티'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기술은 무엇인가.
▷올해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기술에서 첫째는 AI다. 가장 결정적인 기술로 모든 리테일의 양상을 바꾸는 원동력이자 다른 기술 발전까지 이끄는 원천이다.
둘째는 빅데이터다. AI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빅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덕분에 기계학습(머신러닝)과 딥러닝이 가능해졌다. 가치사슬 어디에 있더라도 리테일러와 고객 모두 그로 인한 혜택을 받는다.
셋째는 블록체인 기술로 앞으로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소비자와 비즈니스 양쪽에서 서로 다른 기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소비자 측면에서 사상 최초로 제품 원재료 단계부터 어디에서 공급되고, 누가 어떻게 생산했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이런 정보는 점차 중요해질 것이고 고객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 결정에 반영하게 된다.
비즈니스 입장에서 블록체인은 가치사슬상 마찰을 줄일 기회를 준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비용 절감과 가격 인하로 연결된다.
▶▶ 바이난트 용건 의장은…
'온라인 쇼핑의 종말' 저자 바이난트 용건은 유럽 내 유통 관련 7만5000개 회원사들이 모인 'E-commerce Europe'에서 집행위원회(EC) 의장을 맡고 있다. 동시에 그는 네덜란드 e-커머스 협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용건 의장은 꾸준히 리테일과 e-커머스 분야 국제회의 기조연설에 나서며 미래학자로서 국제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1997년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매장과 가격 비교 인터넷 사이트 '매크로폴리스(Macropolis)'를 공동 창업한 청년기업가 출신으로 2000년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올해 2월 그가 쓴 '온라인 쇼핑의 종말'은 교보문고와 중앙일보가 매달 공동 선정하는 최우수 도서(마이 베스트) 5권 가운데 경제경영 분야 서적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그의 책은 현재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미국, 이탈리아, 중국, 싱가포르, 덴마크, 한국 등에서 출간됐다. 오는 9월에는 러시아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