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내야수 손지환(26)이 인생 최고의 해를 맞고 있다. 9월30일 현재 타율 2할7푼7리 13홈런 42타점을 기록 중이다. 프로데뷔 후 최고성적이다(표 참조).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홈런이다. 올 한 해 날린 홈런수가 지난 7년간 LG에서 친 홈런수(10개)를 넘어섰다.
손지환은 9월30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홈런을 날렸다. 기아가 3-0으로 앞선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롯데 선발 이용훈의 141㎞짜리 약간 높은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손지환이 올시즌 최고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출장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LG에 있을 때는 늘 주전 유격수 유지현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시범경기 때부터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현곤 김주형 등과 경쟁을 펼치다 마침내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찼다. 손지환은 “꾸준히 출전하니 타격감이 살아났다”며 “기회를 준 감독님 및 코치님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팀 분위기에 적응을 잘한 것도 올시즌 맹활약하게 된 이유 중 하나. 난생처음으로 타지에서 생활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터. 하지만 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새 둥지에 무리 없이 적응했다. 손지환은 “기아는 선후배간 정이 깊고 끈끈하다. 휘문고 선후배가 한 명도 없지만 모두 학교 동문 이상으로 잘해준다”며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기아 코칭스태프는 손지환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개막전 두산 예상선발인 레스에 가장 강한 타자가 바로 손지환이기 때문이다. 손지환의 레스 상대타율은 4할6푼2리. 올시즌 13번 맞붙어 6안타를 기록했다. 그중 2개는 2루타. 장타율은 무려 6할1푼5리다. 게다가 이현곤이 병역비리로 포스트시즌에 나올 수 없어 손지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손지환은 “내 야구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프로데뷔 후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