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명퇴 0명...조직 노후화
직원 10명 중 1명 임금피크제 선택
6명, 지난 5년간 국책은행의 명예퇴직자수다.
비대면. 디지털화 추세로 시중은행들의 명예퇴직자가 증가한 것과 정반대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임금피크제도를 선택하면서 조직이 노후화되고 있다는 것.
업무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명예퇴직금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지난해 명예퇴직자수는 0명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지난 2014년,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0년 마지막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제도는 남아있지만 명예퇴직을 신청한 직원이 없다는 설명이다.
국책은행 퇴직금, 시중은행의 37.5% 수준
명예퇴직자가 없는 이유는 국책은행의 명예퇴직금이 시중은행보다 적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의 준정년 퇴직금은 월평균 임금의 45%에 남은 퇴직기간의 2분의 1을 곱해서 계산한다.
예컨대 월 500만원을 받는 직원이 60세 정년을 5년 남겨두고 명예퇴직을 할 경우 명예퇴직금은 6750만원이다.
시중은행은 명예퇴직사 36개월치 이상 급여와 함께 전직지원금, 자녀학자금 등을 지원한다.
같은 월 500만원을 받는다고 했을 때 이들의 명예퇴직금은 1억8000만원+a으로 최소 1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그렇다보니 임금피크제를 이용하는 직원은 늘어가는 실정이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이 된 직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보장하는 제도다.
산업은행은 임금피크제 조정기간을 5년으로 두고 1년차임금의 90%, 2년차 75%, 3년차 50%, 4년차 40%, 5년차 35% 수준으로 줄여나간다.
명퇴금 2배 늘려도 신입 2명 채용 가능
월 500만원을 받는 직원이 임금피크제를 이용할 경우 5년간 받는 금액은 1억5400만원이다.
명예퇴직금보다 많은 금액에 기타 북수적인 복지까지 더할 경우 임금피크제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
국책은행 10명 중 1명은 임피
문제는 이처럼 임금피크제 비율이 높아질 경우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통상 임금피크제 직원은 급여가 줄어드는 만큼 이에 맞춰 현업과 무관한 업무를 맡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임금피크제로 빈 자리는 새로운 직원으로 채울 수 없다.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더라도 이들이 모두 고임금이기 때문에 신입직원을 채용하기 어렵고, 매년 정부로부터 직원수를 제한받아
추가로 인력을 고용하기 어렵다.
결국 같은 업무량을 두고 나머지 직원이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지난해 3분기 산업은행의 임금피크제 직원은 3156명 중 316명으로 10%를 넘었다.
수출입은행은 1079명 중 47명으로 4.3% 수준이다.
기로기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2022년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비율은 산업은행 17.3%, 수출입은행 6.5%, 기업은행 11.1%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책은행 노사는 명예퇴직금 상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명예퇴직금을 2배 이상 늘리더라도 나가게 되면 산술적으로 임금부담이 적은 신입 직원을 2명 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는 동조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극책은행의 명예퇴직금을 올려주면, 다른 공공기관 역시 같은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경우 자칫 형평성 논란으로까지도 번질 수 있다.
만약 다른 공공기관들의 명퇴금도 일제히 올려주면 세수 부담이 만만치 않다. 나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