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음악: I owe you / Carry & Ron
웃어 보아요.
나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중학교는 강경으로, 고등학교는 전주로 유학을 갔다.
충청도 사람이 전라도로 유학을 간 격 인데다가 늘 만나는 친구들이 전주 동창들이다 보니
서울에 올라온지 오랜 세월이 된 지금도 말투가 충청도 사투리도 전라도 사투리도 아닌 말들이
가끔씩 튀어나와 남들을 의아하게 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 손주,손녀는 할머니 사투리를 들으면
그렇게 재미있어 할 수가 없다.
어느 날은 동창들과 골프를 치러 갔는데 공이 언덕 아래로 빠져 버리길래
" 엉떡에서 궁글어 내려가 버렸네!" 했더니 친구들이 모두 배꼽을 잡았다.
그후에 모두들 예전에 쓰던 말들을 기억해 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 후로도 우리는 만날 때마다 기억 저 편에 있는 옛말들을 끄집어내 앞 다투어 써가며
추억을 더듬는다.
봉창(주머니), 쇳대(열쇠), 차부(터미널), 봉다리(봉지),
살강(부엌선반), 횃대(옷거는 방안의 막대), 뜰팡(처마밑마당), 치간,뒷간(화장실), 정지(부엌),
종재기,종쟁이(종지), 종그래기,집시랑(처마물), 똑대기,똑다리(깍두기),
엉떡(언덕), 대부뚝(저수지둑,제방), 대부짱(뚱보), 소갈딱지,속알머리(마음),
깜밥,깜지(누룽지), 주댕이(입), 대그빡(머리), 굿수,귱(여물통), 투가리(옹기대접),
옹박지 널벅지(큰 항아리덮게), 시방(금방), 개굴창(도랑),얼른(빨리) 랄맹이(꼭대기)
둠벙(웅덩이), 대그닥,퍼뜩(당장), 가새( 가위) 도꾸리 (앞이막힌 라운드나 폴라티)
전대(허리띠,돈 주머니) 후다딱, 퍼뜩(빨리) 빤스(펜티)
내리백이,올라백이( 내리막 오르막)
점빵(가게) 아지매( 아주머니) 얼라이(어린아이) 뒤비( 뒤집어)...
이외에도 나열하지 못한 말들이 많다.
친구들과 어릴 적 쓰던 말들을 이야기 하다 보면 이건 전라도 사투리다, 충청도, 강원도 사투리다아니다. 어원에 대해 의견도 가지각색 분분하고, 새로운 단어를 발견할 때마다 마치 바람에 낙엽만 굴러도 웃는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눈물까지 흘려가면서 웃곤 한다.
어느 날인가도 한바탕 웃고 들어와 작은 딸에게 엄마 친구들은 이러고 논다며 얘기를 했더니 " 엄마 좋은 게 아니에요. 차도녀(차가운 도시여자) 가 되셔야죠" 한다.
난 차도녀고 뭐고 쓰던대로 편하게 하고 살란다 응수했더니,
어릴 적부터 엄마가 예쁘게 하고 나가면 자랑스러워 하던 우리 작은 딸 왈,
" 엄마, 난 지금 엄마도 너무 멋진데 더 우아했으면 좋겠어" 한다.
기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난 조신하고 점잖게 늙어가는 것 보다는
아직 18세 소녀마냥 꿈을 먹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순전 나의 착각속에 생각 ㅎㅎㅎ)
그저 방방곡곡 훨훨 날고 싶고,
낭만을 즐기고 싶고, 노래를 죽을만큼사랑하고,
영화 같은 진한 지독한 사랑도 하고 싶고,
눈 오면 설레고, 바람 불면 들뜨고 어데론가 머풀러을 길게 휘날리며 ..
비가 오면 사색에 잠기며 눈시울을 적시니 사계절이 나의 계절이요,
24시가 모자란다.
이렇게 바쁘게 살다보니,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도 실감이 날 정도다.
오죽하면, 외국에 나가 사는 큰 딸이 안부전화를 걸면
" 엄마. 어떻게 한달 내내 쉬는 날도 없이 젊은 사람보다 더 바쁘세요.
하루라도 좀 쉬세요" 하며 건강한 엄마를 걱정해준다.
품 안의 자식인 줄로만 알았던 아이들이 어느덧 장성하여
든든한 버팀목으로 이제는 이 엄마를 걱정하니,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오늘의 행복을 저축해서 내일의 건강으로 쓸 수 있게
건강을 돌보며 쉬엄쉬엄 한 템포 천천히 가야겠다.
남은 내 여생이 제 2의 황금기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나만의 생각이라 틀린 낱말도.. 아따, 뽀짝, 반갱일, 갱일도 있다고요
알고 계시는 옛말과 사투리 댓글로 달고 우리 함께 웃어 보아요 ^^
첫댓글 오랫만입니다. 사방사방님~ 은 <뜨도녀>로 알고있습니다. 만은, ㅎ ㅎ
* 귀찮게 하지마세요 ====아따 껄덕대지 마시요^^
* 토요일 ====반갱일^^
* 일요일 ====갱일^^
* 버릇이 없는사람 ==== 아따 어찌서 싸가지가 업디야^^
* 가까이 와~~ ====뽀짝붙어브랑께^^* >
ㅎㅎㅎ 정말 많으네요.반갱일 ,갱일,ㅎㅎ 아따,ㅎㅎ뽀짝...ㅎㅎㅎ 감사합뎌
참으로 살가운 단어들이 많이 나열되어 있네요.
그리고 웃어야지요
이제 이곳에서 글로도 하냥 하시는 거죠?.......*
그럼요. 마음은 늘 가까이 하냥하고 있습니다. 나의 즐거움이니까요. 고맙습니다.
너무 반갑습니다~샤방샤방님
황금도깨비님 ! 오랬만이에요.짝궁 대추님도 안녕하시고요.고맙습니다.
우리가 잊고 살아왔지만 귀에 익은 정겨운 단어들이 많이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글(잼난단어) 부탁드립니다.
환절기에 옥체 보존하세요 .......
요즘 치매는 약으로도 못고칩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넵. 걱정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샤방샤방님!
"수근포"가 뭐게요? ^^
수근포라... 알려주세용ㅎㅎㅎ
은모래님 수근포가 농사지을 때 '삽" 을 이야기하네요.ㅎㅎㅎ
' 몽티가서 수근포 좀 갖고 오니라 "몽티는 끝. 모퉁이. 뒤안에 맞나요?
수근포, 소시랑, 배토갱이 ,갱이 ,호맹이 ,세숫다랭이....ㅎㅎㅎㅎㅎ
"삽" 정답입니다 ㅎㅎ..
언제였던가 방송에서 이 질문이 나왔는데
출연자중 한사람이 "물빛색의 보자기"라고 대답해서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 ~** 재미나게 잘 읽고갑니다
브리앙님 ! 고맙습니다.
재미있게 보고 많이 웃으며 공감하며 )들이 반겨주시다니
이렇게 고위층(
바쁘게 사시느라 잠시 이곳을 잊었나봅니다
제 인생에 처음 카페라는 곳에 가입했기에 늘 사랑하고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아 논산이 고향이시군요, 잘 읽어 보았습니다.
거서리님 ! 그 은혜 어찌잊으리요.
제가 여행방장 할때 큰 찬조을 해주심으로 절 도와주셨기에 마음속에 그 고마음이 늘 자리하고 있습니다.
샤방님!
오랜만에 뵙습니다~~바쁘시다니..건강은 좋으신거구요~~죄송해요..뭐가그리 바쁜지 연락도 하지 못해네요..
이젠 자주 뵐수 있는거쵸? 잘 읽어습니다,,감사합니다~~
소리님! 늘 마음속에 있지요.고맙습니다.
정감이 묻어나는 말들이군요, 사람이살아가는 모든모습들이 그려집니다!~~~~~
닉이 잼나요. 난 나야님 남진에 난 나야같기도하고... 저도 노래에서 닉을 따 왔습니다.감사합니다.
샤방 샤방님~~~ 웃으라니 웃을 께요~~ ㅎㅎㅎㅎ 오랫만에 흔적보니 너무 반가워서~~ 산에서도 들에서도 만나고 싶어요 그 넉넉한 웃음도 보고싶고요~~^*^
귀여운 은숙님! 세월은 흘러도 잊지않고 있습다.우리동네 탄천에(파크) 올때 시간되면 그리운 얼굴 봅세다
친구야 그제 가입해 오늘 정회원이 돼 자네 글을 읽고 한바탕 웃고 가네 역시 인기 이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1.04.26 00:43
전라도 사투리는 말 뚯이 있는것같아요- 요즘도 전라도에서 사용하는가요???
전라도 사투리 충청도 사투리 석여있을 거야요. 우리 나이는 사용하지요.
저는 처음보는 닉인데 댓글을 보니 여행방장님도 하셨다구요.
이야기방에 웃음주는 글, 감사 또 감사 드립니다.
자주 뵐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댓글이나 가끔 달아주는 수준이라..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