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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하세요 식사들은 하셨는지.
여기는 월드컵과 전혀 관계없이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
미국이 16강에 올라가기가 쉽지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여느나라처럼 뭐 씹어댄다던가
그런 걱정 전혀 없습니다. 양키스가 이겼거든요 ^ㅡ^
아무튼 전에 프랑스 친구가 한국이 이기면 죽여버린다고 했다고 말씀 드렸는데, 비기는
바람에 반만 죽이겠다고 지랄하는 바람에(참고로 여자입니다.) 본의아닌 레슬링틱한 스킨쉽이
이루어져서 참 좋았(....) 습니다.
프랑스 반응은 여러가지라고 하는데요, 뭐 일부 극성맞은 녀석들은 음모론을 제기하기는 한다
고 합니다만(블레터와 정몽준 입김때문에 프랑스가 손해를 본다던가.. ) 유럽에서도 가장 선
진국(인간들 생각하는 수준에 있어서)에 들어가는 나라답게, 안타깝긴 하지만 피파의 발표도
있었고,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기 때문에 어쩔수는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라고 하네요. 어쨋든 괜히 그거 때문에 프랑스에 있는 한국사람들 해꼬지 당하지
않을까 좀 걱정이 되었는데 (이탈리아에 있던 제 친구 여자아이는 정말로 2002년에 이겼다고
길에서 국기 흔들다가 뺨을 맞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정말 지독한 놈들이죠.
어쨋든 뭐 미국이 축구에 대해서 그다지 뭔빨을 날리는 나라는 아닙니다만, 알고보면 은근히
축구 좋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워낙 인간이 많다보니 곳곳에 숨어있고 중부 시골동네같은
동네야 축구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긴 하겠지만, 적어도 대도시라면 보통은 많은 인종이
들어와있고 남미계(스패니쉬들.... 이름은 스패니쉬이긴 한데 스페인어를 쓰는 놈들이라 스페
니쉬라고 부르는거지 스페인 출신들은 아닙니다. 남미 나라들이 브라질 빼고 전부 스페인어를
쓰는 것 아시죠?(전부는 아니던가??)) 가 유난히 많다보니, 생각보단 훨씬 축구에 대한 관심
들은 많은 것 같습니다. 미국인들 중에도 아두나 도노반의 유니폼을 입고다니는 친구들이 자주
눈에 띄기 시작했는데, 아마 미국 떨어지고나면 50%세일에 들어갈 것 같은데 그 때를 노리고
있습니다. (전에 WBC할 때에도 처음에는 한국을 빼고(한국은 스폰서가 나이키여서 없었습니
다.) 마제스틱과 뉴에라의 협찬을 받는 거의 전부의 나라들의 유니폼들이 쫙 나왔었다가 떨어
질 때마다 50% 세일코너에 걸리는 우스운 일이있었죠. 참고로 일본은 떨어질거같애서 세일로
갔다가 다시 올라오고 또 내려갔다 올라오고 암튼 더 웃겼습니다.
아무튼.. 미국의 견해로는, 스위스와 한국이 피터지게 싸울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월드컵 1,2
차전같이 한국이 한다면 스위스가, 2002년처럼 강력한 압박이 나온다면 한국의 우세일 것
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짬밥이라는게 무섭긴 무섭습니다.
이미 어떤 분들은 느끼고 계실지 모르겠는데, 축구에 있어서 한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파워가 강해졌습니다. 월드컵의 단골손님, 즉 이놈들이 빠지면 뭔가 허전하다 싶은
그런 팀을 꼽을때 한국은 빠지지 않습니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뭐 이런 유럽국가들.
그리고 아프리카의 팀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멕시코와 미국을 포함한 아메리카 대륙의
몇팀들, 그리고 한국입니다. 아시아지역에서 한국은 얘들이 보기에도 도저히 뺄 수가 없는,
월드컵 레벨의 팀으로 생각한다는 게 참 자랑스럽고 즐거운 일입니다.
일본도 물론 뽑히지만 일본은 없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한국이 없는 건 상상하기가 힘들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한국은 그들이 생각하는 "아시아 축구"에서 좀
빠져있는 느낌입니다. 독일을 이겨도 프랑스를 이겨도, 이탈리아를 이겨도 더이상 이변이
라고 하지 않을 수 있는 나라로 뽑힌다는거죠. 이거, 정말로 대단한 겁니다. 아시아라는
대륙에 축구 강국들의 무시는 우리나라가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처럼 축구 약소국을 보는
것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여기서 계절학기를 듣고 있는데, 새로 만난 몇몇 친구들
이 있습니다. 일본 사람도 있고 체코와 헝가리 출신 애들이 유럽애들입니다. 미국애들이
다수이지만 뭐 얘들하고 축구 얘기하는 건 거의 우리나라사람하고 럭비얘기하는거나
다를 게 없기 때문에...(자꾸 뭔 비교만 나오면 럭비 얘기를 하게되는데요.. 제가 배재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한국에 몇개 없는 럭비부가 있는 학교를 다니다보니 유난히 럭비에 대한
애착(-_-;)이 강합니다. 참고로 송종국이랑 차두리가 제 후배들이죠. 두리는 교회분 아들이랑
친구여서 한번 만난적이 있는데 정말 떡대가 무시무시합디다.) 유럽녀석들이랑 월드컵 얘기를
하게 되요.둘다 남자여서 얘기가 잘 통하는데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체코나 헝가리나 나찌문제
도 있고 세계대전에 대한 것도 있고 해서 그런지 독일에 대한 감정이 별로 좋지가 않아요.
물론 한국과 일본같은 관계는 아닙니다만 그냥 뭐 일단 좀 별로라는 입장들입니다.
그러면서 헝가리 애야 뭐 헝가리 축구가 맛이 간지 오래니 그저 딴 유럽축구 보는 맛에 월드컵을
보고있고... 체코놈은 열정적으로 축구관람을 하고 있댑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영국이나 프랑스
혹은 독일과 네덜란드 같은 라이벌 국가가 있냐는(아시아 역사는 거의 모르는 듯...) 질문을 하
길래 한국과 일본은 문제가 좀 심각하고, 겉으로 서로 도와야되는 상황이니 경제적인 면에서는
사이가 좋은 쪽이지만 스포츠에 관한건 영국 독일 이런거는 상대가 안되고 아마 전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라이벌전일거라고 했습니다. 일본애가 있기는 했는데 여자애고 저쪽에 앉아있
어서 뭐 조그맣게 안들릴 정도로만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들은 체코애가 이렇게 얘기
했는데 아마 알럽 사커 회원분들이 기다리시던 그런 대답일 것 같네요. 저도 찡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그게 재미있다고? 왜 재미가 있어 그게?"
"그거야 두 나라가 앙숙관계인데다가 실력도 비슷하고....."
"잠깐, 한국하고 일본이 축구 실력이 비슷하다고?"
"어 비슷해"
"난 그렇게 생각안하는데? 잠깐, 이건 좀 웃기는 얘기다. 캥거루가 사는 나라한테 1-3으로
깨지고 재수좋게 크로아티아한테 겨우 비기는게 일본인데? (일본이 비긴건 운이라고 단정
지은 듯;) 한국은 프랑스랑 비긴나라아냐! 말이 안되 이건. 아... 2002년 이후에 혹시 선수
들 세대교체가 제대로 안된건가? 박지성만 2002년에 뛴 선수인가?(한국축구 잘 모릅니다;
이영표도 정확히는 모르더군요;;;)"
"아냐 거의 대부분이 2002년에 뛴 선수들이고 몇명이 은퇴하고 가세했지. 전력은 비슷하거
나 오히려 그때보다 좀 더 위일 것 같은데 난.."
"야, 그럼 말이 안되지 어떻게 한국하고 일본의 축구 경기가 재미있을 수가 있어. 그건 상대가
안되. 최소한 3:0으로 한국이 무조건 이긴다."
"아냐 니 생각보다 일본은 꽤 강............"
"닥쳐 니말은 말이 안되 한국은 월드컵 세미 파이널에 나가면서 이탈리아랑 스페인을 부숴
버린 나란데. 우리나라랑 해도 아마 비길걸. 사실 난 2002년때 한국이 독일을 이길거라고
장담했거든. 너는 나보다 축구를 모르나보구나 한국과 일본은 이미 게임이 안되는 차이야.
체코와 리히텐슈타인의 경기같은 시시한 게임일거라구."
.... 리히텐슈타인을 아십니까 여러분. 리히텐슈타인 공국이라고 불리우는... 인구 3만명에
그나마 만명정도는 외국인인... 스위스 저쪽 구석에 쳐박혀 있는 정말 쪼마난 나라입니다;
유럽에 베낭여행가서 지나가다가 이게 뭐하는덴가 한번 구경이나 해보자고 들렀는데
나라를 가로지르는데 4시간이면 횡단 한번 하고도 남을것 같던 아주 감찍한 나라입니다.
따라서 축구팀이라는게 있기는 하나 뭐 사실 몽고랑 시합하면 참 박진감 넘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정도....
아. 아무튼 웃기면서도 아... 우리나라 축구는 우리나라 사람하고 이딸리아노들만 씹는
구나.... (특별출연으로 2체널과 시나인들 및 따이뻬이인들을 좀 추가시키죠.)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스위스전 역시 자기 생각엔 한국에 2-1이나 2-0정도로 이기
지 않을까 한다는 체코 친구 사르네츠키였습니다.
p.s 참, 우리 아파트 일층에 있는 슈퍼마켓이 이라크계 이민자가 운영하는데인지 점원이
전부 그쪽분들이신데요, 매일 콜라를 사러 가는데 그저껜가 갔더니 뜬금없이 어디서왔냐고
묻길래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아 이러면서 "카마쓰니다" 이러는 겁니다. 뭔말인가 했는데,
감사합니다더라구요. 이라크계 이민자 출신인데 이라크 사람들은 한국을 좋아한다고 하네요.
한국군이 이라크에서 좋은일을 많이 했다는 기사를 봤다면서 도와줘서 고맙다고, 그러면서
이란은 떨어져버리고(이란과 이라크 사이는 아시겠지만 상당히 안좋은 편입니다.) 한국은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축구 재밌게 보고 있다고 내가 응원하니까 잘될거라고 했습니다.
아... 훈훈한 느낌이 들었어요. 어째 옆에 있는 깡패나라 두나라랑 깡패도 못되면서 괜히
소리만 지르는 깡패 꼬붕, 동네 노는 형같은 나라 사람들만 빼고 아시아사람들이(아시아
사람 몇명인지 아시죠; 중국을 빼고라도 어마어마합니다;;)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한국
이겨라 하면서 우리나라 응원해주는 장면을 떠올려보니 쨘하더라는.
읽어주셔서 감사. 줄여보려고 노력노력하는데도 늘 쓸데없이 길어지네요.
첫댓글 ^^ 잘 읽었습니다 와따따님 스위스전 후기 기대 할게요
세계 곳곳에서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즐겁네요. 스위스전에서는 좋은 결과 나올거같아요. 훈훈한 소식 감사^^
아..정말 재밌네요..^^ 스위스전 후기 기대할게요!^^
우씨..진짜 아프리카는 같은 아프리카 응원하던데!!아시아는 뭐냐고!!중국,대만,일본 왜 우릴 그렇게 미워하는거야!!ㅋ
잘 읽었습니다~~또~~~~~ 부탁드립니다
재밌게 읽었어요ㅎㅎㅎ
와따따뚜겐님..정말 멋진 분 같습니다..타지에 계시면서;;이렇게 조국을 생각하고 이렇게 좋은 글을 자주 남겨주시구요.이 카페에 몇 안되는 진정한 축구팬이자 네티즌 같네요~^^;;자주자주 글남겨 주세요~늘 님글은 보고 있으니깐요^^;;아참..진짜 좋았겠다..프랑스여인과의 스킨십 ㅋㅋ
잘 읽었어요. 맘이 훈훈해지는군요. 스위스전 꼭이겨서 우리 실력을 증명해야할텐데.
저는 2002 때 미국에서 회사를 다녔는데 공식 포스터에 있는 Korea Japan에서 Japan빼고 Korea만 가운데 넣어서 파일 만들어서 온회사에 돌렸었죠. 미국도 한국에서 경기 했으니 울회사 미국인들은 모두 2002 Korea 월드컵으로 기억하고 있답니다..ㅋ
어휴 분수에도 맞지 않는 애국자 소리를 다 듣네요... 다들 너무 고맙습니다 리플이 10개씩이나 달릴줄이야.. 다들 그냥 심심하실 때 저 반대쪽에선 뭔일들이 있나... 하시면서 여기 나오는 얘기 믿거나 말거나니까 그냥 심심풀이 땅콩용으로 읽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어요 후후 이제 이틀남았습니다 아아아아아아
와따따뚜겐님~글 잘읽었어요~~이런글 너무 좋아해요~~앞으로도 울나라홍보 많이많이 해주세요~~
긴글은 왠만해선 패스해버리지만 와따따님 글은 재밌게 잘 보고있어요~길어도 좋으니 글 자주 남겨주세요~
훈훈한 글... 역시.. 원숭이들은 아직도 개념 탑재가 안된듯
근데아직까지 유럽애들은 한국을 잘 모르는듯ㅠ 중국하고 평가전을 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