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선친은 우리나라의 보이스카웃 창설에 일익을
담당 했던 분이라,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보이스카웃 생활을 하였다.
초창기 보이스카웃은 미군의 잉여물자를 그대로 이어받아
취사도구, 막영장비, 운행장비등이 모두 미군용이었다.
날씨가 좋은 5월부터 10월까지는
1달에 두세번은 야영을 하였는데, 주로 가던 곳이 벽제, 미사리,
북한산이었다.
그렇게
어릴적부터 알게된 북한산!
북한산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골골을 찾아다니던 북한산.
사람들이 취미가 뭐냐고 물어올 때
서슴없이 등산이라고 했었는데.
요즈음
등산이라고 말하기가 약간 겸연쩍어져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진다.
적어도 등산이 취미라면,
백두대간은커녕 수도권에 있는 한북정맥도 안해보고
어찌 등산이 취미라고 할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어디까지나 사견임)
한북정맥!
10년전부터 자료는 모아놓았지만
천성이 게으른 탓에 피일차일 미루다.
이제 나이가 60줄 중반에 다가오니 조바심이 나서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해 공지를 해본다.
한북정맥을 이미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취를 보면
대개 두부류인데,
능선상에서 비박하고 가는 부류와 구간으로 끊어가는 부류,
나는 당연히 후자를 택한다.
구간으로 끊어서 간다해도
한북정맥 첫 번째 구간(수피령-광덕고개)은 도상거리 약18km이고
소요시간만 8시간(휴식시간 빼고)걸린다.
그럼 가야할 한북정맥은 어떤 곳인가?
보통 우리는 경기도 일동방향으로 길을 가다보면 우측에 보이는
기다란 능선이 보인다.
아시다시피 이것은 한북정맥의 일부분이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도상거리 1,625km,
백두대간은 우리나라 땅의 모든 물줄기를 동류와 서류로
갈라놓은 근골이다.
물론 현재 직접 발로 걸어볼 수 있는 남녘의 대간은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의 675km이지만,
이 백두대간에서 서남쪽으로 가지쳐 나온 줄기가 한북정맥이다.
그중 한북정맥의 원뿌리는 우리가 갈 수 없는
북녘땅 “추가령“.
추가령은 함경도와 강원도 회양군 북쪽의 접경지역이며,
한북정맥의 분수령이라고 알려진 곳이다.
그렇지만, 조선조 후기
1769년 여암 신경준의 저서 산경표(山經表)에
분수령(分水嶺)은 백봉이라고 표기 되어있어
백봉(1,095m)이라고 해야 정답이 된다.
그럼 왜? 한북정맥의 분수령의 시초가 추가령이 된 것일까?
(물론 이렇게 엉뚱하게 명명된 지명이 한 두곳이 아니지만...)
일본이 조선침략의 마각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부터다.
고종13년 1876년 병자년 2월 27일
일본과 체결한 12개의 조약, 한일간의 수호, 부산, 인천, 원산의
개항등 강화도 조약을 빌미로,
일본은 끈질지게 조선국내를 순행하기를 요청하였다.
우리는 물론 거절하였지만
그것이 애초부터 허락받아 하고자 한 일이 아니었잖는가?
1880년대부터 일본인들의 조선에 대한 지질 및 광산개발권 조사는
빈번하게 치밀하게 실시되었다.
물론
당시 조선의 광산 개발권에 눈독을 들인 것은 일본만이 아니었지만.
이는 말할 것도 없이 광산 개발과 관련된 이권,
즉 수탈을 목적이었다는 것에 대해 이의가 있을 수 없다.
특히 일본이 조선에서 욕심을 낸 것은 쌀과 금 두가지 였다고 한다.
쌀을 빼가기 위해 비축기지를 새로 만들고,
수송도로를 냈으며, 금을 캐가기 위해 지질조사에 광분 하였다.
그들이 우리나라의 지리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말하며는 “어불성설”이다.
그 와중에 일본에서 건너온 고토 분지로 라는 지질학자가 있었다.
일본의 조선침략정책의 일환으로 1900년과 1902년
두 차례에 걸쳐 14개월 동안 광물탐사사업의 학술책임자 자격으로
우리나라 지질을 조사하고,
본국으로 돌아가 “조선의 산악론” 및 “지질구조도”를 동경제국대학
논문집에 발표하는데 그게 1903년이었다.
그것으로써 백두대간으로 대표되는 전통 지리학이 이 땅에서 사라지고,
대신
태백, 소백, 노령, 차령 산맥이라고 칭하기 시작했고,
향후 우리나라 지리학의 기초로 자리잡아
산경표를 대신하여 지리교과서에 들어앉은
이것을 우리도 열심히 암기해야 했다.
조선 전역의 땅속 구조를 살피는데 고토가 쓴 시간 단 14개월,
당시 길도 좋지 않았을텐데,
고토는 천재가 아닌가?
한북정맥의 분수령인 추가령도
이때 고토에 의해 태어난 것이다.
산경표에 의한 “추가령”은
백두대간에서도 한북정맥에서도
한참 벗어나 있다.
“안변” 남대천유역 안의 지맥의 고개라고 표시되어 있다.
그러므로
한북정맥의 분수령은 추가령이 아닌 “백봉”이라고 해야 옳다.
대간은 하나,
정맥은 13곳인데, 이 중 강이름에서 따온 것이 9개다.
예를 몇 개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한북정맥 : 한강의 북쪽, 임진강의 남쪽 울타리
금북정맥 : 금강의 북쪽 울타리
낙동정맥 : 낙동강의 동쪽 울타리 식이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한북정맥은 능선길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능선길에는 몇 가지 지리적 사실을 경험으로
이미 체득하고 있다.
1. 능선에는 물이 없다.
2. 계곡은 능선보다 반드시 더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3. 두 능선 사이에는 반드시 계곡이 있다.
또한 두 계곡 사이에는 언제나 능선이 하나 있다.
4. 물길은 끊기는 법 없이 이어져 흐른다.
위의 사항은 산에 좀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능선길에는 물얻기가 힘들다.
물이 나온다 해도 조금이고 그나마 가물면 메마른다.
대간길이나 정맥길이나 물과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북정맥은 백두대간의 백봉에서 시작해 백암산(1110)을 거쳐
적근산(1073)-대성산(1174)를 넘어와
서서히 서남진 하여 파주의 장명산(102)을 마지막으로
서해로 잠긴다.
그러나
잘아시다시피 국토가 분단되어 북녘땅 구간은
물론이고 민통선 지역인 적근산과 대성산도 출입을
통제 하므로
민간인이 한북정맥을 시작할 수 있는
56번 국도 고개인 “수피령”(대성산과 복계산(1057)사이)에서
시작하여 “회목현”을 지나
“광덕고개”로 내려 오는 것을 첫구간으로 잡았다.
이 모든 한북정맥상의 산행일정은 유동적인데
산자락과 나와 시간이 맞아 “산행공지”란에 공지할
예정이니 평소 한북정맥에 관심 있던 회원님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1. 한북정맥 등반내용
- 대 상 지 : 한북정맥 남한 구간(수피령 ~ 서울 북한산 백운대)
- 도상거리 : 약120km(지도 위에서 맵미터기 측정한 거리)
- 기 간 : 2014. 9월 14일(일)부터 ~ 종료시까지.
2. 기타사항
- 2014. 9. 14(일) 한북정맥 첫 구간 산행전
자세한 공지를 올릴예정.
- 의문사항이나 질문은 산자락, 또는 릿지에게 문의.
첫댓글 와우~! 처음 접하는 정맥에 대한 지식!
현재 호남정맥 9구간째 진행중이지만 겹치지 않을때마다 참가하겠읍니다.
모르는 게 너무 많음을 실감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