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자신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올 시즌 가장 안정된 피칭을 선보였다. 물론 너무 늦었다. 하지만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는 끊질기게 가져가고 있다.
다저스가 결코 버릴 수 없도록.
그 이전에도 7연승인가 하면서 막판 분전을 했지만 이미 팀이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후고 역시 5~6이닝 동안 3실점 이상씩 한 승리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게 인정받지는 못한게 사실이다. 한마디로 영양가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요일 경기를 두고는 패했다고 씹지 않는다.
오히려 최고의 피칭이라고 추켜세운다.
한마디로 방어율 5점대, 팀에 보탬이 안돼는 승리는 인정받지 못한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10승이네 15승이네하는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투구 내용이 문제다.
박찬호는 결코 완성품이 아니다. 3년 연속 10승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어도 그 성적가지고 그를 평가하기 보단 아직도 그가 펼칠 무궁한 잠재력에 더 초첨을 둔다.
일요일 경기로 어느정도 답은 나왔다.
우선 박찬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담대하고 용기있고 배짱있다. 상대 홈팬들의 광적인 응원과 상대가 리그 우승을 노리고 배수의 진을 친 상황, 비슷한 연배의 라이벌과의 맞대결 등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결코 위축되지 않았다.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장점이다.
3일만에 등판이지만 오히려 힘 빼고 부드럽게 던지니까 잘 들어가더라.
화두는 역시 콘트롤이다. 박찬호,리마,와그너 스피드 좋다. 특히 와그너는 180정도 보통 체구에서 왼손잡이가 158키로를 스트라익존 구석에다 뿌려댄다.
하지만 이런 볼도 제구가 안되면(가운데 몰리면) 맞는다.
제구력이란 단순히 스트라익을 던지는 능력이 아니다.
한가운데 던진다고 그게 제구력이냐. 스트라익존에 걸칠 수 있어야 한다. 마음먹은대로.
상대 호세 리마는 72년생 도미니칸이다.자년 16승, 올해 21승. 94년 찬호와 같이 데뷔. '97년 찬호가 14승 할때 걔는 1승. 올 연봉 195만불. 찬호는 230만불.
근데 걔는 올해 20승 했다. 물론 지구우승팀의 탄탄한 전력도 전력이지만 246이닝 던지면서 포볼 단 44개. 10패 했어도 방어율 3.58 이게 내용있는 투구란 거다.
찬호는 194이닝 던지면서 포볼 100개. 감독도 선수도 짜증난다.
올 겨울에는 연봉가지고 신경 쓰지말고 몸무게 불리고 웨이트 많이 해서 볼에 좀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쎄게만 던지지 말고 코너웍에 신경 쓰고 새 구질 익히기 보다 현재 커브,체인지업 더 연마해야 한다.
무조건 콘트롤이 생명줄이다.
연봉은 500만불도 후하게 준다고 생각해라. 장기계약이면 좀 덜 받아도 냉큼하고.
전체를 통털어도 500만불은 쉬운게 아니다.
휴스턴 다승왕 햄튼(22승)도 '93년 입단해서 올해 400만불. 올해만 찬호가 뒤졌지 그간 성적은 더 좋다.
600이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