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顚倒)란 무엇일까요?
경에서도 비교를 해놓은 게 있는데, 허공에는 꽃이 없는데 눈을 한참 비벼서 허공을 보면 허공에 주르르 허공꽃이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실제 허공에는 없는데, 눈에서 눈병이 생겨 가지고 잘못 봐서 거기 헛것이 나타난 건데, 그것을 실제로 있는 걸로 잘못 착각을 해서 본다는 거예요.
그와 같이 일체의 모든 두두물물 만상이 바로 공(空)입니다. 공인 줄을 깨달은 사람은 확실히 그렇게 보는데, 깨닫지 못한 사람은 일제 두두물물이 다 공인 줄을 모릅니다.
우리 현실이 분명히 꿈인데, 우리는 지금 꿈이 아니고 실제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전도(顚倒)라는 겁니다.
지금 현실을 꿈이라고 하는 사람이 누가 있나요? 우리 현실이 꿈인 줄을 모르고 있는 건 왜 그럴까요? 지금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인류가 지금 현실이 꿈이라고 하면, "지금이 생시지 왜 꿈이냐?“ 하고 꿈이 아니라 하지요.
근데 왜 부처님이나 조사스님들은 꿈이라고 했을까요?
[대중1] 꿈을 깨지 못하니까 꿈이라고 합니다.
[스님] 그렇지. 지금 꿈에서 깨지를 못한 거라. 우리가 깨지 못해가지고 꿈인 줄 몰라요. 꿈 속에서 꿈을 계속 꾸고 있으면 꿈인 줄 모르고 그걸 현실이라고 합니다. 꿈에서 깨고 나야 '아 이게 꿈이었구나' 하고 이제 꿈인 줄 아는 거지.
우리 현실이 똑같습니다. 현실이 지금 꿈인데, 지금 우리가 꿈 속에 처박혀 가지고 지금 꿈을 못 깨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현실이 꿈인 줄 모르고 있는 겁니다. 그게 전도몽상(顚倒夢想)입니다. 전도(顚倒)하면 몽상(夢想)이 붙습니다.
[대중2] 스님 저도 한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제가 교회 다닐 때는 현실이 꿈이라는 상상도 못하고, 밖에 있는 현상이 다인 줄 알고 거기 매달려서 살았었어요.
그런데, 제가 불교를 접하면서 ‘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이라는 걸 알고, 지금 스님 말씀을 들어보면서도 제가 여기서 정말 철렁하는 게, 만일에 제가 타종교에서 있었으면 아직도 꿈인 줄도 모르고 깨어난다는 것도 모르고 상상도 못하는 일이에요 스님.
[스님] 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현실이 지금 꿈속에 처박혀 있어서 꿈인 줄 모르고 있어요. 꿈에서 깨어난 사람이 꿈인 줄 안다는 이건 무슨 말일까요?
여기서 우리가 이뭣고를 해가지고 그것을 깨달아야 돼요. 깨달아 봐야 확실히 현실이 꿈이었다 하는 걸 알 수 있어요. 깨닫기 전에는 말로 가지고는 아무리 해도 이게 안 돼요.
꿈속에 한창 꿈을 꾸고 있는데 누가 꿈이라고 얘기해 봐야 '꿈이야 꿈이야' 이러고 말지 못 깨어나요. 꿈에서 깨고 나야 '아 이게 꿈이구나' 이러듯이, 꿈에서 깨어나기 전에는 절대 꿈인 줄 몰라요.
이 현실의 우리가 똑같아요. 내가 뭔지를 모르고 사는 거라. 내가 나를 모르고 살면 꿈 속에 처박혀 있는 거라. 전혀 꿈인 줄 몰라요. 내가 나를 깨달아 알아야지 비로소 '아, 이 모든 게 꿈이었구나!’
꿈인 줄 아는 사람을 깨달은 사람이라고 그래요. 그게 원각경 사구게에 나옵니다.
지환즉이(知幻卽離) 부작방편(不作方便) 이환즉각(離幻卽覺) 역무점차(亦無漸次)
꿈인 줄 알면 곧 여읨이라. 방편을 짓지 않으며 꿈을 여의면 곧 깨달음이라 또한 점차가 없느니라
[대중3] 스님께서는 꿈에서 깨시고서 첫 일성(一聲)이 무엇이었습니까?
[스님] 나는 어제 잠을 못 잤더니 잠이 막 쏟아지네 지금.
[대중3]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그래, 우리는 이 전도몽상을 빨리 깨달아야 돼요. 여러분이 지금 화두를 지극히 일념으로 안 할 수 없는 거라요. 그래서 지극한 일념이 죽 이루어져서 일체의 잡망상이 없어져야지 비로소 여러분이 꿈에서 깨어날 수 있습니다.
깨닫기 전에는 꿈인 줄 모릅니다. "지금이 생시지 무슨 꿈이냐?" 그러지. 그렇지요? 지금 생시가 아닙니다. 꿈이에요. 지금 여러분이 꿈속에 살고 있습니다.
- 대원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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