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의 촬영지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겨울연가’의 촬영 도시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김광수 경제연구소 춘천 공부방이 열렸거든요. 이번의 춘천행은, 김광수 소장님다운 행보였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뭔 쪼간이여?”라고 물을 법합니다. 강원도는, 춘천, 원주, 강릉, 삼척, 동해, 평창, 가평 등 산간지방으로 넓디넓게 갈라지고 쪼개진 특성이 잘 나타나는 거 같습니다. 지난 여름이었죠. 원주에서 있었던 공부방이 생각납니다. 정말 멀리 동해, 삼척이며 심지어는 이천에서도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여러 분이 와주셨습니다.
그 때 많은 분들이 하시는 말씀, 차편도 여의치 않고 정말 큰 맘 먹고 왔다는 것이었어요. 참석한 분들이 “아, 우리 쪽에 공부방이 있었으면 좋겠는데.....”하는 말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런 아쉬움 때문인지 그동안 춘천에서도 강릉에서도 공부방을 하겠다는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춘천은 인구 27만인 도시입니다. 이런 춘천에서 공부방을 꾸리고 싶어하는 분들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우리 포럼의 김광수 소장님은 어떻게든 이번에 시간을 쪼개서 춘천지역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소장님께, 자식세대에 속하는 여고 기간제교사로 제직하는 분에게서 공부방에 참석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때부터 방문계획은 더 확실해졌습니다. 숫자나 참석자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춘천을 방문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이지요.
이때가 지나면 소장님에게는 크고 바쁜 일이 줄을 이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광주지방의 공개 세미나, 서울 공부방, 이어서 해남 세미나 그리고 전북지방 공개세미나 등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소장님은 결단을 내리고 일찌감치 연구소를 출발하여 1시 경에 춘천에 도착했습니다. 단풍객들의 나들이로 강원도 쪽 도로가 밀릴까봐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일산에서 11시 10분경에 출발한 것입니다.
근데, 소장님은 그렇다 치고, 춘천에서 만나기로 한 저는 어땠는지 아세요? 저의 후기 콘셉트라는 것이 오고가면서 있었던 이야기 빼면 시체인 거 아시죠? 서울에서 춘천까지는 대게 1시간 30분~50분 걸립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서울이란 정확히 동서울터미널을 말합니다.
그런데 2호선에서 내려 동서 터미널에 도착한 순간 이상한 느낌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건널목과 터미널 건물 입구에 웬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많은지 그걸 본 순간 멈칫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이틈을 비집고 누가 제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어머, 동쪽뿌리님? 웬 일이세요?”
“춘천 가는 표가 없습니다.”
동쪽뿌리님의 ‘표가 없다.’는 말을 들으면서 이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명절도 아닌데, 표를 못 구한다? 잘못 아셨겠지......’
매표구로 달려갔습니다. 아 정말 동쪽뿌리님의 말 대로네요. 춘천 가는 표가 완전 매진됐다고 합니다. 정이나 표를 사려면 4시 반 까지는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춘천 가기 틀렸네! 정말, 웬 난리람......., 쯧쯧’
그런데 동쪽뿌리님께서 돌아서는 저를 불러 세웠습니다. 승용차로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를 가지러 상일동까지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터미널 건물에서 전철역 쪽으로 건너자마자 인파에 주춤하고 있는 버스 하나를 가리키며 저걸 타야한다고 합니다. 이게 웬 떡이야! 길을 건너자마자 상일동행 버스에 곧 바로 올라탈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동쪽뿌리님의 작전, 사모님은 승용차를 몰고 나옵니다. 그게 강동구청 다 다음 정류장쯤에서였습니다. 역할분담을 해주신 거지요. 그래서 바턴 터치를 했습니다. 소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국도를 타지 말고 경춘고속도로를 타라는 전화였습니다. ‘넷넷! 소장님.’ 우리 일행도 만만찮은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춘천에서 나고 자란 동쪽뿌리님인지라 헤매지 않고 약속장소에 잘 도착한 것이지요.
저기 소장님과 웬 젊은 분들이 보입니다. 그러나 주차를 끝내고 들어온 동쪽뿌리님의 안내로 곧 대화 장소를 옮겼습니다. 바로 ‘주택관리연구소’를 운영하고 계시는 동쪽뿌리님의 형님 사무소로 이동했습니다. 동쪽뿌리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넘어갑니다.
여기서 소장님은 주로 두 젊은이와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중앙로를 한 바퀴 돌면서 세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병원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새로 진 큰 건물에는 은행과 증권회사가 다 차지하고 있고, 4층부터 몽땅 공실인 건물이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분양 현수막이 붙어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소장님은 춘천 경제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합니다. 보여주고 생색내는 행정은 어서 접고 지역 경제를 스스로 지탱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한다고 합니다.
30만도 안 되는 지역, 춘천은 약 27만인데 세계 유수의 관광지입네 세계적인 축제입네 하는 소모적인 행사를 벌여나가는 일은 지양 돼야 한다. 그리고 시가 지원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질적인 인프라를 구축해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실을 기하지는 않으면서 구호로만 내거는 입에 발린 행사는 지방민들에게 피해만 간다는 말입니다.
일전에 다녀오신 <제주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는 10년 동안 약 35조를 퍼부었는데 수익은 3천억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또 <국제평화도시>를 표방하면서 해군 주둔도시로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춘천이든 제주든 인천이든 사업을 벌이는데 있어서 내 고장 주민들이 행복할 뿐 아니라 고장 사람들에 의해서 수익이 일어날 수 있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했습니다.
너나없이 외부 사람들에 의해서 수익이 발생하는 쪽만 염두에 두고 사업을 벌이는 것은 무모하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소장님의 진단은 지자체마다 이제는 붕어빵 같이 똑같은 허울뿐인 행사는 그만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만운님이 이어진님에게 물었습니다. 진보 교육감이 당선 된 뒤로 춘천의 교육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고교 교사인 이어진님은 진보교육감의 뜻은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학기 도중에 0교시든 방과후 학습이든 당장 중단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한전에 근무하는 박준성님은 부동산 버블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인생 2모작을 살고 계시다는 전직 교직자인 만운님은 춘천의 특성과 영동지방에 대해서 보고 느낀 점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IT업계에서 콘텐츠 계발과 영업과 관리 등 만 23년을 근무하신 동쪽뿌리님입니다. 불과 두어 달 전에 회사가 합병된 사정을 이야기 했습니다. 이제는 독자적인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쪽뿌리님은 여러 사람들의 대화내용을 정성스럽게 메모하면서 새로운 사업에 대한 구상에 대해서도 말해주셨습니다.
6시가 되자 공부방은 마무리 모드로 접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스폰지가 물기를 빨아들이듯이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한 소장님의 말씀을 자식세대에 속한 두 분은 정말 잘 받아들였습니다. 공부방을 잘 이끌어달라는 부탁에 임하는 자세가 든든해보였습니다. 만운님도 두 젊은이가 앞장서면 어제든지 힘껏 협조하겠다는 다짐을 하셨고, 모두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음은 춘천의 밤거리 풍경입니다. 저로선 재밌는 광경이었습니다. 춘천에도 명동이 있네요. 중앙로의 큰 길을 사이에 두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뉘어서 침체된 거리와 번화가를 형성하고 있는 거리가 확연히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한족은 정말 불야성입니다. 우리 공부방 일행도 번화가 한복판으로 들어갔습니다. 동쪽뿌리님이 그곳으로 일행을 이끌었지요. 춘천 닭갈비집이 즐비한 곳에서 마지막 뒤풀이를 이어갔습니다. 사진 보이지요? 닭갈비를 먹기 위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서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닭갈비 1인분에 10000원
쟁반 막국수 한판에 14000원
볶은밥 한공기에 2000원씩입니다.
와! 정말 장사 잘 된다!
앞치마를 두르고 닭갈비 먹고 막국수 먹고 밥 비벼 먹고......
겨울연가의 남녀주인공인 배용준과 최지우가 애틋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거리를 빠져나오면 이제 아쉬운 작별을 해야합니다. 언제 춘천에 다시 오려나.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아닐 것입니다. 곧 좋은 일로 다시 찾을 거니까요. 춘천 공부방에 와주신 운영위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탱큐 엘자
첫댓글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