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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사 42:1-9)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영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정의를 베풀리라 그는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아니하며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그는 쇠하지 아니하며 낙담하지 아니하고 세상에 정의를 세우기에 이르리니 섬들이 그 교훈을 앙망하리라 하늘을 창조하여 펴시고 땅과 그 소산을 내시며 땅 위의 백성에게 호흡을 주시며 땅에 행하는 자에게 영을 주시는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나 여호와가 의로 너를 불렀은즉 내가 네 손을 잡아 너를 보호하며 너를 세워 백성의 언약과 이방의 빛이 되게 하리니 네가 눈먼 자들의 눈을 밝히며 갇힌 자를 감옥에서 이끌어 내며 흑암에 앉은 자를 감방에서 나오게 하리라 나는 여호와이니 이는 내 이름이라 나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내 찬송을 우상에게 주지 아니하리라 보라 전에 예언한 일이 이미 이루어졌느니라 이제 내가 새 일을 알리노라 그 일이 시작되기 전에라도 너희에게 이르노라
한 사람의 그릇된 판단이 온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시민들은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국제관계는 어려움을 겪고, 경제는 불안하여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계획한 일들이 어긋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희망으로 시작해야 할 새해가 불안과 걱정에서 미움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범죄한 권력자를 그 자리에서 끌어내어 심판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국민의 투표로 선출되는 공직자들 중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대통령도 지지를 가장 많이 받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국민을 위해 일할 가장 좋은 일꾼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국민을 배신하고 국가를 위기에 빠뜨리는 내란의 주범이 되었습니다. 야당 탓을 하고, 자기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 탓을 하면서 그 행위를 정당화하려고 발버둥 치지만, 결국에는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과 그 집단이 잘못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투표한 국민들의 책임도 있습니다. 몰랐다, 속았다고 할 수 있지만, 알지 못하고 투표한 것도 책임은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턱대고 어느 당을 지지하니까 그 당 후보에 투표한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됨됨이를 살펴야 합니다. 후보 경선 과정이나 선거기간에 많은 내용들이 드러나면 잘 살피고 판단해야 합니다.
이처럼 한 사람의 지도자를 뽑는다는 것이 어려운 일입니다. 좋은 지도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사람들은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큰소리칩니다. ‘내 삶의 주인은 나다’라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어느 자리에 앉으면 ‘이것은 내가 주인’이라고 주장합니다. 대통령이니 내가 이 나라의 주인이고, 내가 하는 것은 무엇이든 통치 행위고,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인인 내가 군대를 동원하고, 내 말 안 듣는 사람들을 체포하려고 한 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헌법은 우리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선언합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말입니다. 대통령과 공직자들을 탄핵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 일하지 않는 자의 권력을 국민이 되찾아오는 것입니다. ‘내가 권력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망하게 합니다. 지금도 권력욕에 사로잡혀 있는 자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들을 잘 살펴야 합니다.
좋은 지도자는 하나님이 역사를 주관하시고, 하나님이 다스린다는 것을 믿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믿는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서 백성들을 다스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하나님의 종,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의 백성을 이끄는 자가 되어야만 좋은 일꾼, 좋은 지도자입니다.
솔로몬 왕이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하나님은 ‘너는 내게 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때 솔로몬 왕은 ‘백성들을 재판할 때 듣는 마음을 주셔서 선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달라’(왕상 3:9)고 청합니다. 지혜를 달라는 것입니다. 이 대답이 하나님 마음을 기쁘게 하였고, 하나님은 솔로몬 왕에게 그가 구한 지혜뿐만 아니라 부귀영화도 축복하셨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 뜻대로 다스리는 지도자, 하나님께 순종하는 자가 좋은 일꾼입니다.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역사의 주관자이십니다. 역사를 이끌어가고 완성하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대로 따르지 않을 때 역사에 개입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역사에 개입하실 때는 두 가지 경우입니다. 하나는 백성들이 하나님 말씀 안 듣고 잘못된 길로 갈 때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과 세계가 창조하신 대로 보존되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고 창조질서가 파괴될 때 하나님은 역사에 개입하십니다. 잘못된 길을 갈 때 예언자를 보내 바른길로 인도하고, 백성들이 신음할 때 지도자를 보내 생명으로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하나님의 백성을 인도하는 사람이 하나님의 종입니다. 하나님의 종은 하나님의 법과 하나님의 방법으로 일합니다. 자기가 생각한 대로 일하면서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거짓 지도자입니다.
하나님의 법과 하나님의 방법은 세상의 것과는 반대입니다. 그래서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하나님께서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가 범죄하여 멸망시킬 수밖에 없을 때 회개의 기회를 주려고 요나를 택하여 니느웨로 보내려고 합니다. 요나는 원수의 나라 앗수르가 구원받는 것보다 멸망하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하고 하나님을 거역하여 도망하려고 합니다. 도망하다가 바다에 빠지고 물고기 뱃속에서 회개하여 다시 니느웨로 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게 됩니다. 여기서 사람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우리를 괴롭힌 원수가 망하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생각은 ‘니느웨 성에 있는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것’이 하나님의 정의라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나님의 종이 되었으니 내 생각대로 하는 것이 곧 하나님의 뜻이라고 착각하는 거짓 종들이 많습니다.
참된 종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입니다. 그를 가리켜 1절에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내가 택한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의 종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뜻대로, 말씀대로 순종합니다.
이사야 40-55장은 제2이사야서라고 합니다. 포로로 잡혀간 후 백성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려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예언자입니다. 예언자는 ‘하나님께서 여러분들을 도울 것’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끌어주신다고 선포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돕는 분이 아니라, 우리를 이끄시는 주관자,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신앙을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내가 옳은 일 하면 하나님은 내게 힘주시고, 나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는 것이 오해입니다. 신앙은 하나님께서 역사를 바로 세워주시고, 정의를 세우고, 옳은 길도 이끄신다고 믿고, 그 뜻을 따라 순종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역사의 주인, 내 삶의 주인이시다라고 믿는 것이 신앙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내가 기도하니까 하나님이 도와주셨다’고 말하는데, 하나님과 상관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 핑계만 대면 신앙인 줄 착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생각, 하나님의 방법, 하나님의 정의는 세상 것과는 반대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종은 어떻게 일합니까? 2절에서 말합니다. ‘그는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큰소리를 내는 것을 권위라고 생각합니다. 힘이 있어야 큰 소리 낸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교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를 높이려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종은 겸손한 사람입니다. 자기보다 남을 높이고, 하나님을 높이는 사람입니다. 또한 그는 3절에서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고 진실로 정의를 실현한다’고 하였습니다. 꺾고, 끈다는 표현은 심판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곧잘 저지르는 잘못 중에 다른 사람을 심판하고, 정죄하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죄 때문이다, 잘못 믿었기 때문이다, 예수 안 믿어서 벌 받는다는 식으로 남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종은 4절에서 정의를 세우고 교훈을 가르친다고 하였습니다. 옳은 길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파괴하고 무너뜨리는 심판이 아니라, 바른길로 이끄는 것입니다. 아마 이런 지도자가 있다면 세상은 외면하고,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큰소리 내며 자기 자랑을 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그런 지도자가 결단력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종의 모습을 우리는 예수님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겸손하고,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하지 않고, 새 교훈으로 가르치고, 몸소 종의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예수님도 무시하고, 십자가에 매달아 죽였습니다. 반대가 있었지만 예수님은 4절 말씀처럼 ‘쇠하지 아니하며 낙담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반대한다고 약해지거나 실망하지 않습니다. 해야 할 일을 끝낼 때까지 하나님께서 지켜주십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은 예언자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이제 내가 새 일을 알리노라.’(9절) 새 일은 포로로 잡혀 온 유다 백성들의 해방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7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 인간 존엄성을 빼앗긴 사람들에게 자유와 해방을 선포한 말씀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폭력과 가난, 차별, 증오에 의해 파괴될 수도 있습니다. 죄로 인해 마땅히 누려야 할 기쁨, 평화를 누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억압에서 내 백성을 해방시키는 새 일을 시작하며 ‘내가 기뻐하는 나의 종을 세운다’고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는 이 종이 누구인지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이 비둘기같이 내려오고, 하늘의 음성이 들립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막 1:10)
예수님은 진정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하나님의 종입니다. 인생들이 ‘꺾어진 갈대와 꺼져가는 불처럼’ 위태로울 때, 우리를 심판하지 않고 우리를 죄와 욕심과 죽음에서 해방시켜주시려고 하나님의 법을 가르칩니다. 우리는 예수 믿고 복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얻고 자유와 기쁨을 얻는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우리는 하나님의 종이 되어 세상에 나가 해방의 복음, 기쁨과 생명의 복음을 전파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존엄을 잃은 채 소망 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생명의 빛을 비추어야 합니다. 큰소리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슬퍼하는 이들과 함께 울고, 기뻐하는 이들과 함께 웃으며 그들이 짊어진 짐을 나누어 지고, 생명의 길을 나아가는 것’입니다. 걱정하고, 염려하며 힘들어하는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며, 위로하고, 공감하는 주님의 참된 제자로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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