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늦게
오케이님 부부가 밤 마실을 왔다.
언제나
밝고 명랑한 오케이 님인지라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은 넘치는 에너지 한 부분을 나눠 갖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지난 번 글자락에 예고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일상이 아니면 기억되기 어려운지라
아주 까마득하게 그의 휴가 계획이
죽림산방에서 허당 짓기 마무리 수순에 있다는 사실을 잊고 말았던 차에
찾아든 발걸음이라
그저 반갑다 는 말로는 표현되지 못하니
다음 날의 방문을 약속했던 터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선 길에
한 여름의 촉염이 장난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저씨 오케이 님이 신선의 뒤를 이어
마당쇠2가 된 이후로
부지런함과 발 빠른 집 가꾸기는 혀를 내두를 만큼이니
이 토요일 오전 중의 그의 행보 역시
마당쇠 그 자체라 일손을 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방문 목적은
그의 집 구석 구석 바뀌어진 행태와
虛堂으로 이름 지어진 황토방 검사라....마치
시험 치르고 난 아이 만큼이나 긴장된 표정으로
선배 마당쇠 신선의 지적을 기다림이니
잘 한 것은 잘 한 것이고
못한 것은 반드시 고쳐야 하노니
신선의 날카로운 지적은
한치의 망서림이 없다.
물론
온갖 노력의 산실 황토방 허당에는
오케이님과 그의 아내의 만만치 않은 노력 봉사에 힘입어
마무리가 이뤄지고 있음이나 그래도 쉽게 끝나질 일은 아니다.
그 와중에
황토방 사이로 한 생명이 자라고 있음이니
길조일까?
허당은 허당 일 뿐이니
일련의 긴장감은 한 구석으로 밀어놓고
새로운 타이틀의 죽림산방 안으로 들어가
7080 의 팝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사람의 情 물씬 나는 담소는 안성 이라는 울타리에 편입된
외지인들의 끈끈함으로 똘똘 뭉쳐지고
온갖 손재주와
애정과 능력이 합체된 죽림산방의 실내를 들여다 보자니
한때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던 리모델링에 대한 두려움이
언제 였던가 싶도록 근사 해졌다.
게다가
압화가 로 소문이 자자한 그의 안식구 솜씨가 여기저기서 빛을 발하고
소소한 소품들의 배치가 절묘함이니
혼자 보기 아까워 한 컷...
당연히
사람살이가 다 그런가 싶어도
지향하는 인생 방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울고 웃을 수 있는 행복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고
오케이 님의 넘치는 열정 덕분에
빠른 시간에 완성되어진 그의 조촐한 죽림산방이
가까이 있어 마냥 즐거운 무설재 쥔장들이요
그 오전의 시간들이 어디로 새어 버렸는지 도통 모를 일이다.
...경퇘하게 시작된 토요일의 하루가
내내 마음을 흥겹게 하고 뿌듯하게 한다.
첫댓글 죽림산방 휴가 마치고 오늘 아침에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휴가인지 노가다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죽어라 일만 했습니다. 그래도 무설재 상머슴님의 지청구에 늘 힘이 납니다. 예고없이 마실을 다니는지라 서장님도 무설재줜장님께도 죄송합니다. 김치는 잘 담그셨는지요? 버무리시다 불청객이라니... 그래도 누추한 죽림산방 in 허당까지 불볕 더위를 뚫고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ㅎㅎㅎ 그래도 늘 잊지 않고 찾아 주시니 고마울 뿐입니다.
늘 놀러 가고픈 마음은 하늘~만큼인데 불청객 안질과 생각지 못했던 일정들 때문에 한번 발걸음이 이리도 힘이듭니다. 에효~! 언제 가 볼날이 있겠죠~? ^ & ^
아직도 안질이 물러가지 않았군요...더운 여름날 뭔 고생입니까?
황토방, 좋은데요.
엄청 애쓴 보람 있어 멋진 작품 나왔답니다. 지붕은 너와 이구요. 이 더위에 잘 계시는 가요? 색소폰 연습은 잘 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