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식용 실장 연구원 JFRI(Jissou Food Researh Institute). 뛰어난 번식 능력을 자랑하는 생명체, 실장석을 대상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연구, 개발하고 그 안전성을 검토, 최종적으로는 산업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연구기관이다. 그 중에서도 소재인 실장석이라는 생명체 자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소재연구단, 그 일원인 철웅은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출산이 임박한 실험용 독라 출산석인 미도리를 데리고 107호 연구실로 향했다.
"뎃데로게~ 뎃데로게~ 자들은 듣는 데스우~ 마마는 세레브한 사육실장인 데스우~ 세상에는 스시, 스테이크, 콘페이토, 온갖 아마아마가 가득한 데스우~"
3년에 달하는 긴 기간 동안 출산석으로서 일해온 미도리는 연구실에 도착하자 기분 좋은 목소리를 내며 곧 태어날 자실장들을 위해 정성을 다해 태교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전까지는 수많은 자실장들과 태어나자마자 생이별을 계속해온 미도리였다. 적출되어서 활성제에 담가진 위석에 금이 가 곧 파킨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던 미도리. 하지만 담당 연구원인 철웅이 이번에는 자들을 키우게 해주겠다고 약속해준 덕분에 행복회로가 돌아가기 시작해 몸상태가 호전되고 있었다. 행복회로가 너무 심하게 돌아가버린 탓에 자신을 사육실장으로 착각하고 있었지만 철웅은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하였다. 분충성이 크게 발현된 것도 아닐 뿐더러 어차피 연구용 출산석으로써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미도리에게 착각을 정정해주어봤자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도리의 태교가 시작되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미도리의 두 눈이 점점 붉게 물들더니 얼마지나지 않아 출산이 시작되었다.
"주인상!!! 서둘러주시는 데수웃!! 자들이 나와버리는 데샤아아앗!!!!!!!!"
미도리의 출산이 시작되자 철웅은 미리 준비해두었던 물이 담긴 그릇을 미도리에게 넘겨주었다. 그러자 미도리는 익숙한 몸놀림으로 서둘러 자세를 잡고는 자들을 총구로 배출해내기 시작했다.
"텟테레~!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장녀가 태어난 테츄! 마마는 빨리 세레브한 와타치를 할짝할짝 해주는 테츄!!"
"텟테레~! 고귀한 와타치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 테츄! 극상의 대접을 요구하는 테츄!"
"텟테레~! 마마! 와타치는 삼녀인 테츄! 만나서 반가운 테츄! 세상씨도 반가운 테츄!"
"텟테레~! 와타찌는 귀여운 엄지인 레츄! 마마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것인 레츄!!"
"텟테레~! 세레브 우지챠 탄생 레후! 우지챠는 프니프니를 원하는 레후!"
"오로롱~! 오로롱~! 순산인 데스우! 모두 귀여운 자들인 데스우! 오로롱! 오로롱!!!"
미도리는 태어난 자실장부터 순서대로 점막을 핥아주었다. 장녀, 차녀, 삼녀를 거쳐 엄지인 사녀의 차례가 왔다.
"레츄! 마마! 와타찌도 빨리 할짝할짝 해주는 레츄!"
"데에에..."
방금 전까지는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기뻐하던 미도리였지만 엄지를 보자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미도리는 가만히 서서 엄지를 한참 동안 바라보고는 철웅을 무언가 애걸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철웅은 그런 미도리를 외면하듯이 무표정으로 답해주었다. 엄지는 미도리가 점막을 핥아주지 않고 가만히 있자 몸이 굳어가는 것이 느껴졌는지 다급하게 소리질렀다.
"마마! 뭐하는 레츄! 빨리 할짝할짝 안해주면 와타찌의 섬섬옥수가 사라져 버리는 레츄!!"
"4녀... 미안한 데스우..."
미도리는 아직 점막을 벗겨주지 않은 엄지 4녀와 구더기 5녀를 들고는 철웅에게 내밀었다.
"엄지와 구더기는 자가 아닌 데스우. 주인상, 약속대로 엄지와 구더기를 바치는 데스우."
"레에엣?! 그게 무슨 소리인 레챠아아앗!!! 안되는 레츄! 싫은 레츄! 마마! 제발 와타찌를 버리지마 레챠아아앗!!!"
엄지의 비명이 무색하게도 미도리가 넘겨준 엄지와 구더기는 철웅의 손에 넘겨져 바로 따로 격리되어 있는 케이스에 집어넣어졌다.
"레후? 커다란 닝겐상인 레후! 프니프니의 예감이 드는 레후!"
"레에엥! 레에엥! 마마가 와타찌를 버린 레쮸우!! 레에엥! 레.....레에엣?!! 몸이 굳어버리는 레츄?!!! 안되는 레츄! 마마!! 마마아아아!!!!!! 도와줘 레챠아아앗!!!! 마마아아아아앗!!!!!! ......레후? 뭔가 슬픈 일이 있었던 레후?"
얼마가지 못해 케이스 안에 넣어진 엄지는 점막이 굳어 덩치가 좀 큰 구더기가 되어버린 모양인 듯 더이상 엄지의 우는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친실장인 미도리에게서 떨어진 두 마리의 구더기 자매는 다른 연구에 쓰일 것이다. 철웅은 구더기 자매가 다치지 않도록 케이스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려 윗 층에 위치한 208호 연구실로 향했다.
그 사이, 미도리에게 점막을 핥아지고 상황을 파악 중이던 자실장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테챠아아앗!!!! 마마!!! 똥닝겐!!!! 대체 어디로 간 테챠아아앗!!! 독라노예가 미쳐버린 테츄!! 귀여운 아가실장의 핀치인 테챠아아앗!!! 빨리 구하러 오라는 테챠아아아앗!!!!!!!"
"테챠아아앗!!! 똥노예닝겐은 고귀한 와타치를 두고 어디로 가버린 테챠아아앗!!!!! 세레브한 와타치의 배씨가 꼬르륵 거리는 테츄! 빨리 아마아마랑 우마우마를 대접하라는 테챠아아앗!!!!"
"테에엥! 테에엥! 마마랑 오네챠타치가 미쳐버린 테츄! 무서운 테츄! 이런건 행복한 실생이 아닌 테에엥!!!"
잠시 후, 107호 연구실로 돌아온 철웅은 끔찍한 광경을 보았다.
철웅의 눈에 가장 먼저 비친 것은 완전히 녹색으로 물들어버린 연구실 내부였다. 쳥결을 유지해야할 연구실 내부가 완전히 쓰레기통이 되어버린 광경에 철웅은 할말을 잃어버렸다.
철퍽!
어디선가 날아온 녹색 덩어리가 철웅을 향해 던져졌다. 아무래도 힘이 부족했는지 철웅에게는 맞지 않았지만 그 녹색 덩어리는 연구실 바닥에 떨어져 끔찍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오마에!!!!!! 대체 어디로 갔었던 테챠아앗!!! 주인인 와타치가 굶어죽을 뻔한 테츄!!! 노예로써의 자각이 부족한 테츄!!! 이리 오라는 테츄!!! 세레브한 와타치가 그 몸 구석구석까지 똥노예라는 사실을 때려박아주는 테챠아아앗!!!"
철웅이 운치가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니 한 마리의 자실장이 씩씩거리면서 다시 운치를 던지기 위해 빵콘한 속옷으로 손을 집어넣고 있었다. 아무래도 방금 전에 태어난 자실장 중 차녀인 것 같았다. 곧이어 돌처럼 굳어버린 철웅의 귀에 다시 한 번 철퍽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녹색 운치가 날라왔고, 그와 동시에 연구실에 자실장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테훼엑!!! 테베에엑!!! 똥닝게에엔!!! 빨리 여기를 보라는 테챠아아앗!!! 지금 당장 이 똥노예를 죽여버리고 세레브한 와타치를 구하라는 테챠아아앗!!!"
미도리는 아주 화가 난듯이 자실장을 개패듯이 때려잡고 있었다. 평소같았으면 성체실장인 미도리의 주먹질에 진작에 터져서 죽어버렸어야 할 장녀였지만 막 출산을 끝낸 탓에 힘이 빠져버린 미도리의 주먹은 다행스럽게도 자실장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준의 위력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 끔찍한 상황에 넋이 나가있던 철웅은 괴로워하는 장녀를 보고 더 이상 내버려두면 연구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급히 달려가 미도리와 장녀를 서로 갈라놓았다.
"테챠아앗!! 왜 이렇게 늦은 테츄카, 똥닝겐!!! 오마에 때문에 국보인 와타치의 몸씨가 망가져버린 테츄! 세계의 손실인 테챠아앗!!!"
철웅은 한숨을 내뱉고는 부주의하게 연구실을 떠난 자신의 실책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연구실을 다시 청소하고 냄새를 빼려면 꽤나 고생 좀 해야할 것이다. 철웅은 더이상 연구실 내부가 더렵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구석에 비취되어있는 네무리를 가져와 미도리와 장녀에게 뿌렸다.
"오마에!!! 당장 이리 오란 데스! 와타시의 핵주먹 맛을 보여주는 데... 데스우? 어째서 졸린 데.....데스우...."
"테에에...똥닝겐! 대체 무슨 짓을 하는 테...츄우우우...."
미도리와 장녀는 네무리를 뿌리자 금방 잠들어버렸다. 차녀의 경우에는 그 광경을 보고는 테프프프거리며 비웃었으나 네무리를 뿌려주자 그대로 쓰러져 잠들었다.
"테에에....! 테에에에.....!!!!"
3녀는 다른 자실장들과는 다르게 작금의 상황이 영 좋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빵콘한 채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반항하려는 기미는 보이지 않았기에 3녀에게는 네무리를 뿌리지 않았다. 철웅은 3녀를 그대로 손으로 집어올려 근처에 놓여진 수조에 넣었다. 그 수조에는 3번이라는 검은 글씨가 써져있었다. 철웅은 곧이어 1번과 2번 수조에 각각 장녀와 차녀를 담고는 미도리를 집어들고 연구실을 떠났다.
미도리는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자신이 처한 상황을 보고는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손발이 묶인 채로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미도리의 몸에는 두 개의 긴 관이 둘러진 이상한 기계가 달려있었다. 미도리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자신이 위치한 곳이 정신을 잃기 전까지 자들과 함께 있었던 바로 그 연구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리저리 둘러보던 미도리의 두 눈동자에 눈에 띄는 세 개의 수조가 포착되었다.
그 수조를 유심히 바라보자 그 안에 자신이 낳은 자들이 각각 한 마리씩 들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상태는 제각각이었는데 장녀의 경우에는 양어깨와 허벅지가 벽에 고정된 상태로 긴 관이 이어져있는 마스크 모양의 기계가 안면을 감싸고 있었다. 그런 장녀의 아래에는 여러마리의 저실장들이 득실대고 있었다. 차녀의 경우에는 아직 깨어나지 못한 듯 코츄코츄거리며 미소를 지은 채로 누워서 잠들어 있었고, 3녀는 무엇인가 두려워하는 듯이 벌벌 떨면서 구석에서 움크리고 있었다. 그런 이 자실장들에게도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한마리도 빠짐없이 모두 독라가 되어있었다는 것이었다.
"데에에...!!!"
미도리는 자신의 자들이 독라가 되었다는 사실에 부들부들 떨면서 이 모든 상황의 원흉을 찾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려가며 이곳저곳을 둘러보자 연구실 문 근처에서 원흉인 철웅을 찾아낼 수 있었다.
"주인상!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이 데스?! 이건 약속과는 다른 데스! 와타시를 사육실장으로 길러준다고 하지 않았던 데스? 이게 대체 무슨 횡포란 말인 데스!!"
철웅은 그제서야 미도리가 깨어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한 번 눈길을 주고는 노트북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성체식용실장의 생산, 성장속도와 생산단가에 대한 연구 (case3,4) -
노트북을 두들기며 무엇인가 적어나가던 철웅은 방금전부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 미도리에게 다가갔다. 미도리의 몸에 고정된 장치를 이리저리 살펴보던 철웅은 노트북에 자료를 기입하고는 미도리의 옆구리에 달려있는 기계 작동버튼을 눌렀다.
"데쟈아아아앗!!!!!"
그러자 미도리의 몸에 달린 기계, 착유기가 작동되며 미도리의 유방을 자극했고 미도리의 유방에서 짜내어진 모유가 긴 관을 타고 착유기 뒤에 달린 통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데즈우!!! 그만두는 데스우!!! 괴로운 데스우!!!!"
출산하고 일주일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모유를 한계까지 빨아들이려는 듯이 착유기는 미도리의 비명에도 멈추지 않고 작동했다. 잠시후 미도리가 젖을 짜여서 완전히 말라 비틀어지기 직전이 되자 철웅은 착유기의 작동을 멈추었다. 지금까지 미도리에게서 얻어낸 실장모유는 대략 100ml정도이다. 성체실장 한 마리를 한계까지 몰아붙혀서 만들어낼 수 있는 실장모유는 대략 하루에 150ml정도이지만 그렇게 할 경우 파킨사의 위험이 있기에 가능한 적당히 뽑아낸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석으로 부려져 체력이 약화되어있던 미도리였기 때문인지 한 번의 착유만으로도 완전히 넝마짝이 되어버렸다. 철웅은 미도리의 모유가 담긴 작은 통을 착유기에서 분리하고는 이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미도리를 뒤로한채로 장녀가 있는 1번 수조로 향했다.
철웅은 이번에도 노트북을 두들기며 무엇인가 기입하고는 1번 수조의 뒷 쪽에 위치한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기계가 공기빨아들이는 소리와 함께 작동했다. 장녀는 자신의 안면에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에 잠에서 깨어났다. 장녀의 안면에서 수조의 뒤쪽으로 이어진 가늘고 긴 관을 따라서 옥수수와 생산 부산물을 갈아만든 사료가 아주 천천히 관을 타고 올라오더니 장녀의 입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장녀는 이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에 당황하다가 곧이어 입안에 퍼지는 달달한 감촉을 느끼고는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그대로 입안으로 흘러들어오는 사료를 받아먹는데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자 상황은 급변했다.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장녀는 포만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더이상은 음식물을 분대가 받아들이지 못할 지경이 되었다. 하지만 이미 작동하기 시작한 기계가 멈추는 일은 없었다.
"테부욱!!!!! 테훼엑!!!!!!!!!!!!"
장녀는 곧 괴로운 듯이 색눈물을 흘리면서 양팔과 다리를 격하게 흔들며 버둥버둥거리기 시작했다. 20분이 경과하자 한계까지 부풀어오른 장녀의 몸. 장녀의 총구는 더이상 분대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대량의 운치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장녀의 아래에서 배고픔에 레훼엥하고 울어대던 구더기들이 장녀의 운치를 받아먹기 위해서 꾸물꾸물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레후! 아마아마한 운치인 레후! 극상의 맛인 레후!!"
"레훼엥! 처음 먹어보는 아마아마인 레후!!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오는 레후!! 우지챠는 행복한 우지챠인 레후!!!"
장녀의 총구에서 배출된 운치는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아 아직 옥수수 특유의 달달함이 남아있었고 구더기들은 단맛이 나는 장녀의 운치를 행복한 표정으로 먹기 시작했다. 그와 정반대로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던 장녀는 곧 힘이 빠진 듯 눈물만 흘리는 채로 축 늘어져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테츄우? 시끄러운 테츄! 세레브한 와타치의 단잠을 깨운 건 도대체 어떤 분충인 테츄카?! 어서 나오는 테츄!!! 와타치의 섬섬옥수로 묵사발을 내주는 테츄!!!"
구더기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소리에 잠이 깬 차녀는 씩씩거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주변을 살피던 차녀는 자신이 어떤 수조안에 갇혀있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인지 더욱 화를 내며 방방뛰기 시작했다.
"테챠아아앗!!!!! 오마에, 똥닝겐!!!!! 고귀하고 세레브한 와타치에게는 이런 좁고 냄새나는 하우스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테츄카?!!! 오마에의 눈씨는 장식품인 테츄?!!! 당장 이런 운치같은 하우스는 치워버리고 아마아마와 우마우마로 가득한 세레브 하우스를 헌상하라는 테챠아아앗!!!!!!"
그러나 차녀가 그러건 말건 관심이 없는 철웅은 이번에는 주머니 속에서 작은 통 하나를 꺼내어 그 안에서 작은 별사탕 하나를 꺼내었다. 그 통에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써져있었다.
성장 촉진용 콘페이토 실장 모유 19.7%, 당류 70.1%
철웅은 난리법석을 떨고 있는 차녀가 있는 수조에 별사탕 하나를 살포시 떨어뜨렸다. 그러자 차녀는 방금전까지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이 무색하게도 눈동자를 빛내면서 달달한 향을 풍기는 콘페이토를 향해 달려갔다.
차녀는 콘페이토를 한 번 맛보더니 완전히 그 맛에 빠져버린 듯 온 몸을 들썩이며 기쁨을 표출했다.
"테프프프! 와타치를 이런 운치같은 하우스에 모시는 건 용서받지 못할 불경죄인 테츄. 하지만 헌상한 콘페이토는 마음에 들었으니 거기있는 아마아마를 전부 내놓으면 이번에는 용서해주는 테츄. 다음은 없는 테츄. 이번에는 반드시 와타치에게 어울리는 세레브 하우스를 가져오라는 테츄!"
그러나 철웅이 그런 차녀의 말을 무시하고는 이번에는 3녀가 들어있는 수조를 향해 걸어갔다.
"테에에...!"
철웅은 이번에는 주머니에서 작은 통을 꺼내어 뚜껑을 열고는 수조에 넣었다. 통이 수조안에 들어오자 3녀는 갑작스럽게 코로 몰려들어오는 악취에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3녀에게 주어진 음식의 정체는 바로 인근 군부대에서 얻어온 음식물 쓰레기와 다른 연구용 실장들의 운치를 반반 섞은 것이었다. 시간이 2~3일 이상 지난 음식물 쓰레기와 운치를 섞었기에 냄새가 역한 것은 물론이고 맛 또한 운치와 다를 것이 없다. 3녀는 썩어가는 짬밥의 끔찍한 악취를 맡고는 악취의 근원지로부터 멀어지려는 듯이 수조의 구석으로 가서 몸을 돌려 코를 막고 웅크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한창 먹어야할 시기인 출산 직후 아무것도 먹지못한 3녀는 허기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그 냄새나는 쓰레기를 울면서 먹기 시작했다.
차녀는 아무리봐도 운치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쓰레기를 먹는 3녀를 보며 비웃었다. 아무래도 계속해서 돌아가는 행복회로 덕분에 아직까지는 자신 또한 독라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듯 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자신의 옷과 머리카락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
철웅은 3녀가 식사를 마치자 자신의 할 일이 끝났다는 듯이 결린 어깨를 몇 번 주무르고는 연구실의 불을 끄고 밖으로 나갔다. 연구실 안에서 똥벌레들이 우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지만 철웅이 이내 문을 닫아버리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복도에는 고요함이 찾아왔다. 철웅은 107호 연구실을 뒤로하고 병행중인 다음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복도를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실험을 진행하고 약 한 달 가량이 지났다. 일반적인 농장에서 쓰는 방법대로 정상적인 사육을 진행할 경우 우량 개체는 중실장이 되었을 시간이다. 철웅은 107호 연구실에서 지금까지의 실험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장녀의 경우. 대략 보름간은 세 자매 중에서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보여주었으나 고통을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파킨사하였다. 보름 동안 중실장에 가까운 크기까지 자랐을 정도로 성장속도면에서는 가장 뛰어났지만 성체가 되지 못하고 죽어버렸기에 이 방법으로 계속 연구를 진행할 경우 사료 공급량에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차녀의 경우. 한 달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성체실장에 가깝게 자라났다. 실장모유가 2할정도 포함된 콘페이토를 하루에 세 알씩 먹인 결과이다. 실장모유는 두번째 식사부터 친인 미도리에게서 얻어낸 것을 사용하였다. 이제 어미도 테스에서 데스로 변할 징조가 보이는 것 같으니 실장모유를 사용한 콘페이토의 공급과 단가 문제만 해결된다면 실제 농장에서 충분히 써먹을 만한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그리고 3녀의 경우. 기존 농장에서 쓰던 방법 중 하나인 군부대 짬밥을 먹여 사육하는 방식에 운치를 첨가해 사료양을 늘려보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3녀의 크기가 오히려 농장에서 동시기에 태어난 자실장보다 작은 것으로 보아 이 방법은 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결과를 대충 내용으로 정리한 보고서를 전부 써내려간 철웅은 노트북 화면을 끄고 자신의 오른쪽을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일주일간 모유를 착취당하고는 완전히 말라 비틀어진 미도리가 있었다. 다른 실장석이었으면 모유를 착취당했더라도 며칠 제대로 먹고 쉬면 원상태로 돌아왔겠지만. 친자 간의 불화. 믿었던 인간에게 속아왔다는 진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이 떠나보낸 자들이 모두 어떤 결말을 맞이했는지를 장녀를 보고 어느정도 깨달은 미도리는 거의 정신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 위석도 더이상 활성제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제 미도리의 수명은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데스우... 닝겐상.... 와타시는 대체 무엇을 잘못한 데스우? 와타시는 그저 자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 데스우?"
미도리의 두 눈은 색이 거의 탁해져서 초점조차 잡히지 않는 듯 했다. 철웅은 그렇게 묻는 미도리를 잠시 바라보고는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미도리를 안아들고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리하여 도착한 곳은 3년 동안 미도리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낮선 연구실이었다. 연구실에 도착한 철웅은 아무말 없이 미도리를 한 쪽 구석에 내려놓고는 그대로 혼자서 연구실을 나갔다. 그렇게 혼자가 된 미도리는 연구실 벽에 기대어 멍한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레후? 오바상은 누구인 레후?"
그런 미도리의 옆에서 한 마리의 구더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도리는 그 구더기의 질문에 대답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자 주변에서 어쩐지 익숙한 냄새가 풍긴다는 것을 알아차린 미도리는 그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 오른쪽을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한마리의 거대저실장이 미도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쩐지 그리운 냄새가 나는 레후!"
미도리는 자신의 덩치와 비슷한 크기의 구더기에게서 자신과 비슷한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과 최근에 헤어진 자들 중에서 이런 냄새를 풍기던 자가 있었다는 것도.
"4녀...데스우?"
"레후? 우지챠는 그런거 모르는 레후?"
틀림없었다. 덩치는 기억속의 4녀와는 다르게 엄청나게 불어나 있었지만 분명히 자신이 한달전에 낳은 구더기가 된 엄지 4녀였다.
"오로롱! 오로롱! 4녀! 미안한 데스우! 마마가 미안한 데스우!! 마마가 어리석어서 심한 말을 해버린 데스우! 4녀를 지켜주지 못한 데스우!! 오로롱! 오로롱!"
미도리는 4녀와 5녀에게 엄지와 구더기는 자가 아니라고 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자실장들에게서 독라는 자신의 마마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는 충격을 받았던 미도리였다. 미도리도 그렇게나 충격이 컸는데 고작 태어난지 수 분도 채 되지 않은 엄지 실장이 자신의 친에게서 엄지는 가족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는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겠는가! 그렇게 생각한 미도리는 이제는 구더기가 되어버린 4녀의 앞에서 제대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러던 그 때. 고개를 푹 숙인 미도리의 품에 구더기 4녀가 안겨들었다.
"데스? 4녀...?"
4녀는 아무런 대답없이 미도리의 품에 더욱 깊숙히 파고들었다. 미도리는 자신이 버렸던 4녀가 자신의 품에 스스로 안겨들었다는 사실에 감동하였다.
"오로롱! 오로롱! 4녀! 부탁하는데스! 이 어리석은 마마를 용서해주는데스!"
예전과는 다르게 덩치가 너무 커서 품에 제대로 안아줄 수는 없었지만 미도리는 색눈물을 흘리며 자신에게 남은 온 힘을 다해 4녀를 끌어안아 주었다. 그러자 4녀는 미도리와 시선을 맞추어 방긋 웃어주었다. 미도리는 그 미소에 잠시나마 구원을 받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덥썩!
자신의 목 부근에서 고통이 느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4...4녀...데스우?"
미도리는 자신이 무엇을 보고있는지 이해하고자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목에서 느껴지는 타오르는 불에 데인 듯한 고통.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는 붉은 액체. 그리고 붉게 물든 입가를 혀로 훔치며 무엇인가 먹고 있는 구더기 4녀.
눈에 들어온 정보들을 조합할 시간은 충분하였으나 미도리는 더이상 이 상황을 이해하기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자신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깨닫지 못한 미도리는 그나마 행복한 표정으로 그 실생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4녀는 미도리의 머리를 한 입에 베어물었다. 그러자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미도리의 머리에서 뇌수가 피와 섞여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거대 구더기 4녀는 미도리의 머리에서 쏟아진 뇌수와 피를 핥아먹으며 즐거운 듯이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 옆에는 말라비틀어진 한 마리의 독라실장의 시체가 쥐죽은 듯이 누워있었다.
몇 시간 후, 연구실로 들어간 미도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돌아온 철웅은 이 연구실의 연구대상인 구더기가 배를 벽에 문지르며 운치를 뷰리릿 흘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근처에는 완전히 뼈만 남아있는 성체실장의 사체가 여기저기 흩어져 놓여있었다. 그저 저 멀리 떨어진 곳에 놓여있는 '미도리'라 쓰여진 작은 명찰이 달린 목걸이가 이것이 미도리였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철웅은 그 목걸이를 집어들고는 2층에 있는 화장실로 가서 명찰에 묻어있는 피와 운치를 물로 닦아내고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미도리가 콘페이토 별로 여행을 떠나고 며칠 후. 미도리의 차녀는 완벽한 성체실장이 될 수 있었다. 농장의 식용실장석이 성체가 되기위해 대략 2~3달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하고 들실장의 경우에는 그 4배 정도인 1년이 걸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빠른 성장이었다. 정말이지 엉터리같은 생명체라고 생각하며 철웅은 이 연구에 마침표를 찍기 위하여 차녀가 든 수조를 들고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었다.
"데프프프프! 성공한 데스. 결국 똥노예닝겐도 와타시의 성숙한 매력에 메로메로 되어버린 데스웅~당연한 결과인 데스웅~"
성체실장이 된 차녀는 드디어 철웅이 자신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세레브 하우스로 데려가는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오마에, 똥닝겐!!! 세레브 하우스에 도착하면 스테이크와 스시부터 준비하는 데스! 이제 아마아마는 질린 데스! 그 다음에는 세레브 실장복과 아와아와를 준비하는 데스! 이것은 태초부터 정해진 와타시의 권리인 데스!"
스시와 스테이크라! 철웅은 린갈로부터 들려오는 차녀의 목소리에 두 단어를 되내이며 중얼거렸다.
"음, 그것도 나쁘지 않겠군."
"데프프프, 와타시의 교육은 헛되지 않았던 데스. 이제야 똥노예가 뭘 좀 알아먹는 데스!
머지않아 목적지에 도착한 철웅은 B101호라는 명패가 달린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철웅과 차녀의 코를 향긋한 음식 냄새가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B101호의 정체는 연구원의 식당이었던 것이다.
"아, 선배님! 여기입니다!"
철웅이 식당에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학 후배이자 다른 연구단의 단원인 김철수이다.
"오? 이번에는 꽤나 토실토실한 녀석이네요? 이번에는 얼마나 걸렸나요?"
"대충 한 달 정도 걸렸지."
"오마에, 반독라 닝겐!!!! 토실토실하다니 무슨 헛소리인 데수까? 와타시의 신체비율은 황금비율인데스! 오마에의 눈구멍은 옹이구멍인 데스?!! 당장 머리박고 사죄하라는 데스! 안하는 데스? 오마에, 노예 닝겐!! 와타시를 여기서 내보내라는 데스! 와타시의 섬섬옥수로 저 똥닝겐의 머리카락을 모조리 뽑아서 독라로 만들어 버릴것인 데스!!!"
"...선배님 이 자식은 꼭 저에게 맡겨주십쇼. 이번에 제 실력을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철수는 연구로 계속되는 철야 덕분에 몇 년전부터 진행되는 탈모로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 철수의 역린을 건드린 차녀는 자신이 대체 무슨 짓을 벌인 건지 모르는 듯 수조안에서 운치를 계속해서 던져대고 있었다. 철웅은 이번에 잠시 빌린 식당 조리실 안으로 들어가 철수와 차녀의 바램대로 차녀를 수조에서 꺼내 싱크대에 올려 둘의 만남을 성사시켜주었다. 그러자 차녀는 이번에야말로 운치를 묻혀주겠다는 듯이 화난 표정으로 뿌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운치를 총구에서 뽑아내었다. 그리고 차녀가 운치를 들고 던지려는 그 때, 철수가 문답무용으로 차녀의 몸에 주먹을 때려박았다.
데보오오옥!!!!!
철수의 주먹을 맨몸으로 받아낸 차녀는 괴로운 듯이 싱크대 바닥을 이리저리 구르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식당 내부를 운치 냄새로 가득 채우게 될 것이기에 철웅과 철수는 재빠르게 고통으로 무저항상태인 차녀를 물로 헹구었다.
"훼보옥!! 훼에에엑!!! 훼벡!!"
계속되는 물고문에 괴로워하는 차녀. 철수는 정신을 못차리는 차녀의 뒷목을 재빠르게 칼로 찔렀다.
"데에에엑!!!!! 아픈 데샤아아앗!!!!!!!!"
뒷목부터 허리까지 단번에 갈라내어 차녀의 등 속을 들여다보니 녹색으로 빛나는 돌이 등뼈 위쪽에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철수는 차녀의 위석을 재빠르게 꺼내고는 준비해둔 위석 활성제에 담가 위석처리를 완료했다.
이제부터는 적당히 하지 않아도 차녀가 죽지 않을 것이기에 철수는 거리낌없이 차녀의 배를 갈라내었다. 그러자 드러나는 실장석의 엉터리같은 신체구조. 툭하면 부러질 것같은 약한 갈비뼈.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한 유일한 장기인 분대. 철수는 분대에서 운치가 터지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손놀림으로 정확하게 분대의 양 끝단을 도려내었다. 그러자 잠시 동안은 무반응이던 차녀에게서 격한 반응이 나타났다.
"데갸아아아아스!!! 죽는 데스!!! 세계의 보배인 와타시가 죽는 데스!!!! 똥노예는 와타시를 구하지 않고 거기서 대체 뭐하는 데스!!!!!!! 지금까지 노예로 삼아준 은혜를 당장 갚으라는 데샤아아앗!!!!!"
위석 활성제 때문인지 반항이 더욱 격해진 차녀였지만 인간의 힘 앞에서 실장석의 반항따위 갓난아이의 몸짓보다도 못하다. 수 초만에 철수에게 제압당한 차녀는 색눈물을 흘리며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선배님, 오늘은 무슨 요리로 할까요?"
철수의 물음에 철웅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무엇인가 떠올린 듯 한창 발버둥을 치고있는 차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녀석이 스시랑 스테이크가 좋다고 하더라"
"주문 접수했습니다. 헤헷"
철수는 신난다는 듯이 식칼을 들고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녀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는 웃음소리에 맞추어 차녀의 팔을 얇게 저밀어 포를 떠가기 시작했다.
"데샤아아앗!!! 안되는 데스!!! 그만두는 데스!!! 와타시의 아름다운 섬섬옥수가아아앗!!!!"
탁! 타악!
철수는 차녀가 비명을 지르건 말건 알바가 아니라는 듯이 휘파람을 불며 계속해서 차녀의 팔로 회를 떠갔다. 그리고 양 팔이 어깻죽지까지 잘려나가자 이번에는 머리를 도마 중앙에 올려놓고는 양쪽 귀를 잘라내었다.
"이게 의외의 별미란 말이지."
양 귀를 잘라낸 철수는 이번에는 스테이크를 만들기 위해 식용 성체실장 전용인 커다란 프라이팬에 카놀라유를 둘렀다. 그리고는 양팔과 귀를 잃고 허우적대는 차녀의 온몸에 칼집을 내기 시작했다.
"데갸아아아!!! 아픈 데스!!!! 따가운 데스!!! 뾰족뾰족씨는 이제 싫은 데샤아아앗!!!!!"
1분 후 철수는 여기저기 칼집이 나서 완전히 피투성이가 된 차녀의 몸에 허브솔트와 후추를 비롯한 양념을 적당히 뿌려주었다. 그러자 양념때문에 상처가 너무나도 따가운 모양인지 이리저리 펄쩍뛰며 발광하기 시작하는 차녀. 밑간이 완료되자 프라이팬에 두른 카놀라유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철수는 한껏 달궈진 프라이팬 위에 차녀를 올려놓았다.
"데에에엑!!! 뜨거운 데스!!!! 불타버리는 데스!!!! 여기서 꺼내주는 데샤아아앗!!!!"
차녀는 커다란 프라이팬에 올려지자마자 억지로 몸을 비틀어 두 발로 서고는 프라이팬에서 벗어나기 위해 토테토테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기서 실장석이 프라이팬 밖으로 나가게 내버려두는 실수는 하수나 하는 짓. 실장석 요리 경력 15년에 달하는 철수는 프라이팬을 이리저리 기울여가면서 차녀가 프라이팬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시작했다.
차녀가 바깥으로 움직이면 철수는 프라이팬을 재빨리 기울여 중앙으로 몰아낸다. 너무 많이 기울이면 차녀가 미끄러운 기름에 넘어져 빠르게 지칠 것이다. 빠르게 지친 실장석은 죽는 시간도 빨라진다. 그러면 실장식의 핵심인 짓소산이 분비되지 않기에 요리의 완성도가 떨어져버린다. 그렇기에 넘어지지 않도록 적당한 기울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한 죽지 않게 오랫동안 고통을 주어 고기를 익히는 것. 그것이 실장 스테이크라는 요리의 핵심이다. 인간과 실장석. 먹고 먹히는 그 관계 속에서 실장 스테이크라는 요리는 인간과 실장석의 전면승부인 것이다.
차녀가 오른쪽으로 스탭을 밟으면 철수는 무대를 왼쪽으로 움직인다. 차녀가 왼쪽으로 움직인 무대를 벗어나기 위해 왼쪽으로 스탭을 밟으면 철수는 곧바로 오른쪽으로 무대를 움직인다. 서로 지쳐 쓰러질때까지 끝나지 않는 죽음의 무도회가 프라이팬 위에서 펼쳐진다.
철수가 프라이팬을 이리저리 움직임에 따라 차녀의 발끝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짓소산과 기름이 층을 이루며 프라이팬 전체에 골고루 퍼져나갔다. 이것이 철수가 실장 요리의 달인이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철수도 차녀도 서로 점점 힘이 떨어져갔지만 승자는 철수였다. 철수가 지쳐서 프라이팬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보다 차녀의 움직임이 선채로 멎는 것이 더 빨랐던 것이다.
죽기 직전까지 가서야 인간에 대해 깔보는 것을 그만둔 차녀. 이제는 눈물샘이 열기에 말라버렸는지 거의 나오지도 않는 색눈물을 흘리며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한참 늦었다. 철수는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차녀를 바라보았다.
치이익!
짓소산과 기름이 분비되어 탱글탱글거리며 빛나는 차녀의 피부는 칼집사이로 들어간 양념들이 조화를 이루며 겉은 바싹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어갔다.
잠시후. 조리실에서 음식을 가지고 나온 철수는 꽤나 만족스러운 요리가 완성된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준비된 두 개의 큰 접시와 한 개의 작은 접시를 조심스럽게 테이블에 올려놓는 철수. 철웅은 기대에 가득찬 표정으로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먼저 실장 스시(육회).
얇게 저밀어진 실장석의 고기에 소금간과 기름장, 그리고 배를 썰어 넣고 날계란을 풀어 완성되었다. 따로 떼어낸 실장석의 두 귀는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내고 작게 잘라 따로 플레이팅되어 있다.
그리고 오늘의 메인 메뉴인 실장 스테이크.
실장석이 쓰러진 다음 사지를 조각내어 짓소산과 카놀라유 위에서 구워낸 결과 매우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화룡점정은 스테이크 맨 위에 올려져있는 볼살과 머릿고기이다. 마지막까지 짓소산이 분비되는 머리에서 떼어낸 부위이기 때문에 다른 부분과는 차원이 다른 식감을 자랑한다.
철웅은 군침을 꿀꺽 넘기며 육회를 한 접 집어 혀 위에 살포시 올려놓았다.
"맛있군!!!"
적당히 분비된 짓소산과 소금간, 그리고 기름장이 삼위일체를 이루며 혀 속을 춤춘다. 그리고 이어서 퍼지는 배의 단맛과 신맛이 양념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균형을 잡아주었다. 각각의 재료가 자신의 맛을 주장하며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가 입 안에서 펼쳐졌다.
"다음은..."
철웅은 따로 플레이팅되어있는 귀를 한 점 집어들었다.
오독! 오도독!
"으음..!!!"
뼈째로 씹히는 식감이 재미있는 것이 중독될 것 같은 맛이다! 확실히 별미라 불릴 만하다.
"그러면 마지막은..!!!"
이번에는 하이라이트인 스테이크, 그 중에서도 두 점 밖에 없는 볼살을 한 점 집어든 철웅. 철수가 수제 제작한 우스터 소스에 찍어서 입 안으로 직행시킨다.
"오오?!!!!"
넣자마자 입 안에서 느껴지는 이 깊은 풍미는 실장석 특유의 짓소산이 뜨거워지며 만들어낸것이다. 깊은 풍미의 더킹, 스웨이로 어지러워진 입 안을 훅으로 치고 들어오는 감칠맛이 혀 중앙을 강타한다. 그리고 감칠맛에 이어 들어오는 이것은 우스터 소스와 양념이 만들어내는 신맛과 짠맛의 더블 스트레이트. 더블 스트레이트에 말려들어간 혀끝이 입 천장을 두드리며 K.O 패를 선언한다.
"맛있군! 정말 맛있어!"
깊은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철웅은 자신의 후배를 바라보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러자 철수도 땀으로 범벅이 된 채로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바로 이것이다. 철웅이 이 실장연구원에 몸을 담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맛있는 실장석 요리를 만들고 안전하게 유통시키기 위해서이다.
"역시 JFRI에 들어오길 잘했어!"
뜻이 맞는 후배와 의기투합하여 대학에 진학한지 어연 15년. 나날이 발전되어가는 식실장 문화에 힘입어 철웅과 철수는 실장 연구에 매진했다. 비단 철웅과 철수 뿐만이 아니다. 이 식용 실장 연구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필사적으로 실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는 실장석. 그 밝은 미래를 이어나가기 위해 힘쓰는 많은 연구원들과 실장석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첫댓글 훌륭한 식실장물 감사합니다
첫 댓글 아리가또 데스웅~
거대구더기로는 뭐 만드는게 없는게 아쉽네요. 동족식이라 안되는건가?
거대구더기도 요리할 생각이었던 데스가..그걸 쓰게되면 철야를 해야할 것이 뻔했기에 시간 관계상 글을 줄인데스
다음 작품에서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써보는데스
훌 륭
ㅇㅅㅇ b
5녀 구더기는 어디로 간 레후? 4녀한테 먹힌 레후?
데프프프, 구더기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인 데수우
5녀는 4녀의 첫 식사로서 훌륭히 역할을 수행해낸 데수우
식스 센스 급 반전인 데수우 ㅜ ㅜ 마지막 소름 돋아버인 데스~~
끝나지 않는 무한 루프인 데수
이건 식실장계의 마스터피스인데스웅
아리가또 뎃즈웅~
실장모유 공장도 보고싶은뎃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