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꽃대
- 채길우
아이는 보드란 케이크만큼
조그만 자신의 키 낮은 하늘로
둥글게 쏘아 올린 아담한
폭죽 하나를 꺾어왔다.
환하고 다소곳한 구름처럼 번진
불꽃을 허공에 머리 높이 들어
잠시 시절을 멈추어 두고
실눈 감아 소박하게 읊조리는
소원 빌며 참은 숨을 들이쉬었다가
크게 바람 불어 내뱉을 때
촛불 끄듯 새하얗게 피어나는 연기와
따스한 불티로 조각난 눈부심들이 풀풀 날리며
멀리, 더 아주 멀리, 갓털 달린 열망들의
소박한 밀도만으로도 번져나간 뒤
다시금 조용하고 달콤한 시간이
흘러 들어와 넘치기 시작하는
계절의 완연한 색채로부터
두근대는 호흡과 부풀어 오른 빛의 잔상들이
둥둥 떠 있는, 이전보다 조금 더 커진
창공 아래 활짝 펼친 텅 빈 손으로서
흩어져 내리도록 반짝반짝
박수를 칠까, 빙글빙글 돌아가는
노란 꽃들로 가득히 들판을 달려볼까
씨앗 닮은 꼬마야-
생일 축하해!
- 웹진 《같이 가는 기분》 (2024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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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민들레가 봄에만 피는 게 아니어서 사계절 내내 노랗게, 하얗게 피어납니다
잠깐 눈을 돌리면 눈에 띄게 달라지는 아이처럼 멈춤이 없는 성장이고 적응입니다
민들레 꽃이 아울면서 씨앗을 매다는 걸 하늘로 훅 부는 꼬마들의 미소를 생각합니다
건강을 위해 수영강습을 신청한 외손자들, 영어교습을 시작한 손녀가 대견합니다
제발 부모의 욕심이 지나치지 않기를 소망하면서 아이들의 부푼 기대에 응원을 보냅니다
손자 손녀들의 꿈이 민들레 꽃대처럼 몽실몽실한 5월 마지막 날,
더 싱그러워질 6월을 맞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