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가족종사자 첫 100만명 붕괴 작년 95.5만명 '22년 연속 감소'
85%가 여성···양질 일자리 공급을
A 씨는 지난해까지 가족과 함께 서울 광진구에서 카페를 운영했지만 지금은 복합 쇼핑몰에서 판매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카페 창업 2년 만에 카페 일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그는 “카페 수익이 감소하면서 생계 유지를 위해 가족과 근무시간을 나눠 드러그스토어 아르바이트나 음식점 홀서빙을 했다”며 “현재는 카페 일을 하지 않고 취업해 판매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서 며느리와 함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B 씨는 “원래 아들도 함께 식당을 운영했었지만 코로나19로 장사가 안 돼 아들이 직장을 구했다”며 “자영업만으로 수익이 충분하지 않아 아들이 취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30대인 B 씨의 아들은 현재 한 방역 업체에서 근무 중이다.
자영업 사업장에서 돈을 받지 않고 일하는 가족이나 친척인 ‘무급가족종사자’의 수가 20년 넘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수익이 감소하자 생계 유지를 위해 가족이 운영하는 자영업이 아닌 다른 경제활동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급가족종사자는 전년 대비 5만 2000명 줄어든 95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100만 명이 붕괴된 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올 3월 기준으로는 86만 9000명으로 90만 명 선도 무너졌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만 4000명 감소했다.
무급가족종사자가 감소하는 것은 경기 침체 탓에 자영업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점차 영세화하면서 무급으로 일하던 가족이나 친척들이 취업 시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자영업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높은 경우에는 가족이 함께 일하면서 생활비를 벌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경기 침체로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영업에 함께 매달려 있으면 생계 유지가 힘든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차라리 가족 중 한 명이 같은 시간에 다른 경제활동을 하면서 가정을 유지하는 게 더 효율적인 상황이어서 무급가족종사자가 줄고 ‘나 홀로 사장’이 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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