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 여행1 - 성자의 도시 아시시에 도착하여 산 프란체스코 대성당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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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아침에 페루자 구시가지 내에 132년 전에 지어졌다는 Iris Hotel 에서 일어나
식당으로 내려가서는 소박한 아침을 드는데 호텔에 손님이 없는게 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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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와 에트루리아 시대 및 고대 로마 유물과 페루자 역사를 전시하는 국립 움브리아
고고학 박물관 Museo Archeologico Nazionale dell' Umbre 을 볼까 어쩔까 망설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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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정이 빡빡한지라 포기하고는 배낭을 메고 성 안의 버스 종점 으로 가자니
오르막 경사길이 걱정되어 차라리 언덕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버스 정류장이 좀체 보이지를 않기로 계속 내려오다 보니 마침내 큰 로터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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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보자니 파르티자니 광장 같은데 다시 주민에게 물어서 50여미터를 걸어
내려가서는 어느 건물 앞 버스 정류소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가 어떻게나 친절하던지....
여기가 아니라며 자기를 따라 오라더니 앞장을 서는데 이거 참 난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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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여기가 버스 정류소가 맞는데 또 어디로 간단 말이요?
그렇다고 남의 호의를 무시 할수도 없고 해서 엉거주춤 따라가니 저 앞쪽을 가리키는 데!
시내 지도에서 보았듯이 거기도 무슨 기차역이 있는데....
지도에는 Stazione S. Anna 라? 그럼 여긴 국철이 아니고 무슨 사철 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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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갈등!!!! 우리가 가고자 하는 아시시는 신시가지에 있는 페루자 역 까지
가지 않더라도 여기 사철 안나 역에서 아시시 가는 기차가 있을라나?
유레일 패스가 있는 우리로서는 별도 요금을 내기는 그런데.....
아님 저 안나 역에서 페루자 역 가는 전철이 있더래도... 그럼 배차 간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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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저 위쪽에서 마침 버스가 내려오기에 그만 황급히 뒤돌아 뛰어 올라와서는
버스를 보니 우리가 탔던 R 번이나나 G 버스도 아니고 65번 이라....
그래도 혹시나 싶어 버스 기사에게 페루자 역 가느냐고 물어보니 타라기에
버스에 올라타며 어제 한 장 더 샀던 여분의 버스표를 버스내에 있는 각인기에 펀칭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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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버스에는 다림질 하는데나 쓰일법한 긴 수직으로 된
등받이 같은 의자 가 보이는 데,
아마도 서서 가는 사람이 기대는 모양이라 배낭을 멘 나로서는 안성 맞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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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보니 어느 정류소에 버스가 서고 젊은 여자가 큰 캐리어 가방을 두 개나 가졌는데....
세상에나? 가방 하나는 버려두고 달랑 캐리어 하나만 들고 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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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들어 줄 사이도 없이 깅낑대며 큰 가방을 들고 타서는 한 구석에 세운후에 다시 내려 서는
나머지 가방을 들고 올라타는데 보는 내가 가슴이 다 조마조마하다?
아니 승객은 여자 혼자 뿐이라 그냥 버스가 출발하면 어쩌려고 그리 간 큰 짓(?)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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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들에게 한국에서 가장 생소한 것 중에
1위가 버스의 난폭 운전 이라 고 들었던가?
승객은 서기도 전에 미리 일어서고 버스는 타자말자 급 출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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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자 역 Perugia Stazione 구내로 들어가니 중세 시대를 묘사한
선전 그림이 보이는데 천장을 보니 세상에나?
오래되어 낡기는 했지만 무슨 궁전 천장 같이 아름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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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자 역에는 화장실이며 코인 라카도 없는데,
전광판을 보고는 선로로 나가니 무슨 보이 스카웃 처럼 어린 학생들이 배낭을 메고
기차를 기다리는데... 어딜 가는 것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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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로컬 기차에 오르고 시내를 벗어나니 곧 들판과 강이 나오는데 주변은
구릉과 풀밭으로 목가적 풍경 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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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나 시에나가 있는 토스카나 지방 은 출렁이는 구릉의 연속에 소나무와 사이프로스,
올리브와 포도가 자라는 경사지로 집은 노랑 벽에 붉은 기와 지붕이었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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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자에서 아시시로 가는 철로 주변의 마을을 보자니 집들은 하얀 벽과 백색
슬레이트 지붕이 주류를 이룬 것을 보니 이 주변은 움브리아 지방 인 탓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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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이내 조그만 시골역에 서니 바로 성자의 도시 아시시 인 데,
역 구내를 둘러보니 화장실이며 코인 라커가 없으니 큰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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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제 아침에 피렌체를 떠나 오르비에토를 거쳐 페루자 에 도착해 하룻밤을 자고는...
오늘 아침에 페루자를 떠나 이제 성자의 도시 아시시 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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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으로는 배낭을 코인라커 콘시그나 에 넣고는 버스 를 타고
언덕 위에 있는 옛 도시 아시시 성내에
산타 키아라 교회 Chiesa di Santa Chiara 로 가는 것이었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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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들으니 여름철에는 한시적으로 플랫폼 옆에 짐 보관소 가 설치되며,
평소에는 개찰구를 나와 좌측 안쪽 선물가게에서 보관 해 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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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에 한 대씩 있다는 노랑색 “C" 번 버스 가 동쪽 마테오티 광장을 거쳐
서쪽 산 프란체스코 성당까지 간다고 들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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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둘러보아도 버스가 보이지 않는지라 배낭을 메고 택시에 오르니
신시가지를 벗어나 들판을 달리는데
저만치 언덕 위에 높고 견고한 성벽을 두른 아시시 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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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와 해바라기가 자라는 들판을 지나 성문을 들어서서 언덕길을 굽이굽이 올라가서는
13유로를 주고 내린 곳이 시가지 서쪽 끝인 성 프란체스코 성당 Basillica di San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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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돌아 올 때 버스는 물론이고 택시도 없어 배낭을 메고
시가지를 관통하는등 엄청 고생을 하는 것이니
처음부터 동쪽 끝 고지대인 산타 키아라 교회 에 내려야 하는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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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 아시시 Assisi 는 녹음 우거진 움브리아 전원지대를 지나
언덕 위에 세워진 도시로 그리스도교 성인 성 프란체스코가 태어난 마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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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가을 움브리아를 덥친 지진 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으나 복구를 하였다고 하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그런 사실을 알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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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프란체스코 대성당 앞 광장은 엄청 길쭉한데 경사가 진 것이 그 위쪽 언덕 모서리에
예전의 공동 묘지였다는 곳에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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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위대한 성자 프란체스코의 이름을 딴 교회이니 전 세계에서 몰려온
순례자나 여행자로 사시사철 붐비는 곳이라..... 아주 복잡한 유적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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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에 로마가톨릭의 성인인 프란체스코를 기념해 지은 대성당으로 들어가니
입구에 수도사들이 보이는데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수 없는 숙연하고 경건한 분위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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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이 별로 없다보니 내부는 동굴처럼 어두운데 성인의 묘가 있으니
순례자들이 긴 줄을 서서 참배하는 모습은 예루살렘의 성분묘 교회 를 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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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형 벽과 궁륭형 천장에 그려진 프레스코 그림이며 또 다른 프레스코 그림으로 장식된
제단은 왼쪽으로 90도 방향에도 있는 데 여기 1층은 예배 공간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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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코화 는 조반니 치마부에와 조토 디 본도네 등 대가가 그린 그리스도 일생과
프란체스코의 활약하는 모습이니 그럼 여기 1층은 성인의 유해 를 모신 무덤인가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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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옆 작은 방에는 프란체스코가 입던 옷 한 벌과 몇가지 소지품이 있는 데....
마치 누더기 옷은 걸쳤던 성철 스님을 보는듯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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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동굴 같은 교회를 빠져나와 2층으로 오르니 거기에도 넓은 예배당 이 있어
마침 미사를 드리고 있는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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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들이 입을 모아 환희에 넘쳐 부르는 송가는.....
입구에 보자니 영어, 독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폴란드어 및 러시아어
팻말이 보이니 나라별로 기도 를 드리는 것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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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오니 자그만 잔디 정원이 보이고 다른 쪽으로는 길쭉한 광장 너머로
움브리아의 초록 들판 이 바라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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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 아시시는 로마 가톨릭의 성인 중 하나인 프란체스코 성인 이
1,182년에 태어나 자라고 살았던 도시로
성 프란체스코는 "청빈과 겸손" 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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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난한 사람들과 살았으나 가난한 사람들과 살지 않은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욕하지 않은 구도자 였으며....
절대적으로 신을 믿었으나 자기가 본 신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던 "성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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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신에 대해 잘모른다며 남을 가르치려 들지 않고 악기통처럼 자신을 비워
신의 음악이 연주되도록 했던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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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프란체스코 성당은 "프란체스코 수도회" 를 창립하고 빈곤과 순결, 기도로 보낸
프란체스코가 1,226년에 죽은 3년후
교황 그레고리우스 9세 는 그를 성인으로 올리고 성당건축을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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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1층) 성당은 묘소 로 치마부에가 벽화를 그렸으며.....
미사가 집전되는 상부 성당에는 조토 가
프란체스코의 생애를 28개 장면으로 그린 프레스코화 가 압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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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부유한 집안 출신이던 프란체스코는 자신의 재산을 모두 버리고
"무소유와 무욕" 의 생활을 하면서
1,209년에 교회 내부에 “작은 형제회” 라는 수도회를 결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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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도회가 후일 성 프란체스코 수도회이니 바로 이 곳 아시시에 수도원을 건설하는데,
초기에는 무소유라는 청빈사상 이 주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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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예수회, 도미니크회, 베네딕트회와 더불어 가톨릭 수도회를 대표하는
프란체스코 수도회 는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의 승인을 얻어 복음을 받들었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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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빈사상을 주창하며 편력설교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는 탁발수도회 로 출발한 이래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했으며
금욕의 수단을 뛰어넘었던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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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후 신도가 5천명으로 늘어나니 회칙을 제정하는데...
1223년에 최종 확정된 회칙이 교황 호노리우스 3세의 승인을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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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프란체스코 사후 1300년경에는 회원이 3만 명에 이르자
“청빈”의 해석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생겼고
그 결과 신도들은 “엄격파”와 “온건파” 로 갈라져서는 논쟁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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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렵 제자 보나벤투라가 총회장직을 맡으면서 전유럽을 넘어 시리아와 아프리카 등지에까지
선교사가 파견되었으며 파리와 옥스퍼드 등에 신학교가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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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도회는 본래의 사상으로 가자는 엄격파와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소유는 필요하다는 온건파로 무려 600년간이나
갈등 하다가 1,897년에야 겨우 통합을 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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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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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http://cafe.daum.net/bpguide)
첫댓글 아시시!!
부르기만해도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성스럽고 편안하고
아름답고..
당일로 다녀와서 정말
아쉽고 여운이 많이 남았던
곳인데 다시볼수 있어 감사해요^^
그래요? 일정을 좀 넉넉히 해서 저런데서 여유작작
한가하게 느릿한 소걸음을 해서 지평선 너머로 석양을 보아야하는데....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늘 감사하지요?
로마만 갈게 아니라 아시시 티볼리 오르비에또도 가면 더좋습니다 이탈리아의 소도시들도 마을이 이쁘고 골목마다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이 많음
이탈리아에 처음 갈때 저런 중소도시까지 가는것은 어렵고.....
서너번째가 되면 비로소 눈에 들어오지요?
언젠가는 다시 가리라...
20여 년 전, 쫓기듯 발자국 몇 개 찍고 아쉬운 마음을 달랬던 그 곳!
프란치스코와 글라라 본명을 가진 우리 부부의 영적 고향 아시시를 이렇게나마
다시 볼 수 있으니 그 아니 감사한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아침, 다시 가면 성당에 앉아 무심한듯 하루를 보내고
프란치스코와 글라라가 어린 시절 누볐을 골목들을 샅샅이 섭렵하며
그 곳만의 느낌을 온몸으로 빨아들여 나를 쇄신하는 자양분으로 삼아야지...
아시시 갈 희망으로 부푸는 행복한 초겨울 이른 아침, 감사합니다!
아!!!!! 세상에나? 그런 인연이 있었네요?
제가 묵었던 페루지아 숙소와 같은 곳이네요..^^
그리고 제가 마치 아시시에 다시 간 것 같은 느낌으로 자세한 사진과 설명에 감사드려요.
버스 때문에 고생이 많으셨었네요.
저희 일행은 마침 주일이라 미사도 드리고 편안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녔던 거룩한 곳에 대한 기억이...
아.... 같은 호텔???
찾기는 좀 어려워도 방값이 가장 싼 호텔이라......
이탈리아 여행중 가장 기억이 남는 곳.. 중세의 분위기를 가진 골목길... 다시 함 가고 싶은곳이네요...
그 돌로 된 오랜 골목길을 걸어 올라가던 생각이 다시 납니다!
바쁜 일정으로 여긴 건너 뛰었었는데,, 잘 보고 갑니다.
그렇지요? 주 교통로에서 벗어난 곳이라......
사진 많이 찍으셨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