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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
경수필 / 주현중
건강미를
자랑할 수 있는 시기가 언제까지일까?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도 20대에서 30대 초의 시기가 아닐까! 2005년 07월
텔레비전을 통해 정규방송시간은 아니었고 아마도 ‘큐릭스’ 지역방송사에서 재방송시간에 보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2000년에 KBS1 채널에서
‘꼭지’라는 일일드라마에서 열연했던 원로탤런트 ‘홍성민’氏의 최근 생활과 이야기를 「이것이 인생이다.」라는 프로를 통해 보고 들은 일이 있는데,
서두와 같은 自問을 하게 되었다.
2005년
현재 내 나이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닌데도, 왜 이런 생각이 불쑥 나는 건지!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10대 때는 누구나 건강에 대해 생각조차 할
시기는 아니었고, 비로소 20대에 들어서야 스스로 자신이 건강하다고 건강미를 과시하였거나 할 것이다. 건강미를 자랑할 만큼 어떻게 생각하면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고 지나치는 게 人之常情일 것이다. 한 마디로 “나는 건강하다!”고 하는 것. 자신만만일 게다. 그러한 건강에 대한
자만심으로 “사람이 한번 죽지 두 번 죽느냐?”며 무분별한 흡연으로 폐가 검어지고, 음주로 인해 간이 검어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20대에서 35세까지는 그럴 시기일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 당시는 전혀 앞날의 건강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니, 그러한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해야 맞을 게다.
그런데, 滿 35세가 넘어서면서 어느 날부터 건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무슨 질병을 앓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상하게 심리적으로 겁이
난다는 것이다. 지난 20대 같으면 음주도 부담 없이, 일반직장인들이 흔하게 찾게 되는 길거리 포장마차에 들러 자리를 차지하고 앉으면 혼자든
둘이든 기본이 소주 2홉 다섯 병은 거뜬히 비웠었는데, 滿 35세가 넘어서는 술 마시기가 솔직히 겁이 슬슬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더욱이
우스운 일은 육체건강만 건강이 아니듯이 정신건강도 챙기게 되었다. 이 말은 무슨 말인가 하면 滿 35세까지만 해도 밤거리를 지나다
지나가는 행인이 취기로 인해 이유 없이 시비를 걸면 흔히 쓰는 속된 말로 ‘맞짱’을 뜨는 일에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으나, 그 이후로 이 역시
겁이 슬슬 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심리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긴 셈이다. 기실은 아직까지 그 누가 시비를 걸어 온 일은 없었지만, 가정하여 당하게
되면 피하고 싶다는 정서인 것이다. ‘나’ 자신이 이날 이 때까지 어디 어느 좌석에서든지 음주로 인한 실수라는 것은 단 한 번도 해 본 일이
없기에 상대의 실수 역시 용납하지 못하는 성정이긴 하다.
쉽게
말하면 이 모든 변화가 정신적 심리건강에 이변이 일어난다고 나름대로 해석해 본다. 却說하고 서두에 소개된 원로탤런트 ‘홍성민’氏에 관한 이야기와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로 진행은 되었지만, 탤런트 ‘홍성민’氏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나’ 자신을 점검해 보는 차원에서였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리 인간의 오장육부(五臟六腑)와 아홉의 생식기(귀・눈・코・입・성기・항문)가 건실한 사람도 삶에 지쳐 한순간에 좌절을 맛보면 다시 일어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원로탤런트
‘홍성민’氏는 2000년도에 ‘꼭지’라는 드라마를 끝으로 ‘당뇨병’으로 인한 시신경이 손상되어 실명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런 그가 수년간을 실의
빠져 있다가 2005년 현재 스스로 맹인들이 생활하는 재활복지관에 입소를 하게 되어 관내 생활을 하는 어느 날인가 복지관에 함께 생활하는
맹인들을 보고 느낀 소감을 피력한 일이 있는데, ‘홍성민’氏의 소감을 들어 볼 것 같으면...,
「"화려한
연기자로 살았기에 더욱 좌절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고 혼자 고립돼 있는 것보다 인정하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는 용기로 이곳에 들어왔는데 잘한 것 같아요. 몸은 불편해도 정신이 건강한 동료들과 생활하면서 연기자 출신 장애인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드라마를 안 봤어요.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아서…! 물론 방송국 근처에도 간 적이 없고요. 그런데, 여기 들어와
보니 시각장애인들이 뜻밖에 드라마 시청을 참 좋아 하더라고요. 그들에게 시각장애인 연기자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었어요."」
-「탤런트
‘홍성민’氏의 말」-
‘홍성민’氏는
위와 같은 소감을 피력하였는데, 이 말을 찬찬히 새겨보면 자신에게 닥쳐오는 것이 불행이든 행복이든 주어지는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여 그에 맞는 새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볼 때, 없는 사람은 좌절이라든가 실연이라든가 하는 것이 닥쳤다고 해도 그다지 실의에 빠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그러나 있는 사람은 그것이 현실로
닥쳐왔을 때 한순간에 재기불능에 가깝도록 실의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와 같이
‘홍성민’氏의 처지가 된다면 모르긴 몰라도 다수는 매스컴에 자신을 들어내어 보이지 않으려 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홍성민’氏는 당당하게 현실 앞에
서서 명언적인 말을 던졌는데, “모든 사물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원로탤런트
‘홍성민’氏는 2005년 여름에 재활인복지원 원장을 배역으로 단막극 드라마에 육체적 활동성이 극히 적은 출연을 하였는데, 이것이 ‘홍성민’氏의
재기의 발판이 된 셈이다. 또한 그는 지난 2000년까지 역대 사극(史劇)이란 사극은 모두 출연하였는데,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육체적
활동이 적은 배역으로 출연하여 당신과 같은 맹인들의 눈이 되어서 즐거움을 주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모든
사물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라는 ‘홍성민’氏의 말을 생각하면 자동차 백미러 하단에이나 상단에 인쇄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이라는 속언을 생각하게 된다. 이 말은 모든 사물이 눈에 보이는 그 자리에 있으므로
거울보다 가깝다는 말인 것이다. 거울로 보이는 것은 비추어야 보인다는 말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서 ‘홍성민’氏의 삶의 철학과 자동차 백미러에
인쇄된 철학을 비교해 볼 때, 어느 것이 더 가까이 보이겠는가? 그것은 생각할 이유도 없이 단연 ‘홍성민’氏의 삶의 철학 “모든 사물은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라는 말이 더 가까이 보이는 것이다.
비록
애석한 일이지만, ‘홍성민’氏는 실명을 하고 나서 자기 자신의 내면 안에 잠들어 있는 정직한 ‘나’, 진실한 ‘나’를 발견한 것이다. 살아가는데
있어 ‘건강이 최고’라는 말도 있지만, 육체적 건강보다 ‘정신적 건강이 가장 최고의 건강이다.’라는 깨달음을 60대 말년의 ‘홍성민’氏로 하여금
재확인 하는 계기癸期가 되었으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일반인으로 범법행위만 아니라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는가 하는 교훈과 건전한 정신건강을
찾는다는 것은 얼마나 큰 대가를 치루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가를 절감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