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콩고민주공화국(DRC)의 피그미족이 몰살 위기에 처해 있다.
국제 인권 단체인 국제 소수자 인권 그룹(MRG)은 6일 국제 형사 재판소(ICC)에 콩고민주공화국 내 피그미족에 대한 대량 학살, 식인(食人), 강간 등의 증거를 제출하고 피그미족 말살 정책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콩고 동북부 이투리 삼림 지대와 키부 지역에 거주하는 60만여명의 피그미족은 문명과 떨어져 사냥과 채집을 하며 살아 왔다. 피그미족은 평균 성인키가 120~140㎝밖에 되지 않는 '난쟁이족'으로도 유명하다.
많은 콩고인들은 피그미족을 인간 이하로 취급한다. 또 '피그미족의 살이 주술적 힘을 준다' '피그미족 여인과 관계를 가지면 통증이 가신다'는 미신이 팽배해 식인과 강간이 정당화되고 있다.
학살에서 살아남은 한 14살 소녀는 MRG가 제출한 비디오 증언에서 "그 사람들이 한밤중에 들이닥치더니 우리를 향해 총을 난사하고 마을 전체를 불태웠다"며 "그들은 '너희는 동물이야, 너희는 죽어야 돼, 우리는 너희를 먹어버릴 거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MRG의 마크 래티머 회장은 "피그미족 말살의 주범은 콩고 동북부를 지배하는 반군 세력"이라고 밝혔다. 반군 세력 중 하나인 콩고 해방 운동(MLC)은 2002~2003년 이투리 지대 피그미족에 대해 이른바 '싹쓸이' 작전을 자행했다.
2002년 콩고민주공화국은 평화 협정을 체결, '아프리카 1차 대전'으로 불리는 5년간의 분쟁을 끝냈다. 그러나 실제 르완다, 우간다의 지원을 받는 MLC와 콩고 민주 연합(RCD) 등 반군 세력이 북부와 동부를 그대로 점령하고 있어 정부군과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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