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사망한 최동원 선수의 빈소 사진 <한겨레> 자료
최근 들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포츠 스타의 이른 죽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아마도 헬스크럽 혹은 등산, 혹은 산책로를 걷거나 달리는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도 아닌 스포츠인들의 조기 사망에 의아해 할 것이다.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곧 죽음이다. 그래서 지구상에는 장수를 위한 다양한 섭생법과 몸을 운신하는 운동법이 있어 왔다. 이번에는 건강장수를 위한 호흡과 운동법에 대해 알아보자.
건강을 지키는 방법 중에 가장 보편적으로 행해져 오는 게 각 민족 고유의 수련법일 것이다. 전 세계에는 다양한 수련법들이 전해 오고 있다. 거개가 마음을 통한 호흡법과 몸의 움직임을 통한 운동법으로 요약된다.
현역시절 고 최동원 선수의 투구 모습 사진 <한겨레> 자료
암으로 사망한 장효조 선수의 현역시절 모습 사진 <한겨레> 자료
우주 공간에 가득 찬 무한한 에너지의 유입과 배출을 조절하는 호흡법은 거북이를 표방한다. 장수동물중에서도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알려진 거북이의 가장 큰 특징은 호흡에 있다고 파악한 것이다. 호흡을 하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가늘고 길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거북이! 수련인들이 닮고자 하는 호흡의 대표주자이다.
또한 천년 학(鶴)이라는 말이 있듯이 두루미 역시 장수동물중 거북이와 쌍벽을 이루는 날짐승이다. 학의 동작은 유려할 뿐 아니라 그 행동에 있어서도 군더더기가 없이 단아하다. 그 절제된 아름다움을 인간들이 닮고자 학춤을 추기도 한다. 학은 또한 소식(小食)을 하는 대표동물이며 사물을 바라보는 관찰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볼 관(觀)자에도 학의 이러한 능력을 차용하고 있다.
동서양 공히 호흡법은 사람 숫자만큼이나 다양성을 드러낸다. 그래서 수련 입문자들이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게 바로 호흡법이다. 어느 사람은 이렇게 하라하고, 또 어떤 책에는 저래하라는 등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게 맞다. 왜냐면 수련자 개개인이 자신의 호흡을 관찰해서 얻은 체득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아두어야 할 게 있다. 호흡은 현재 내 몸의 상태를 말해주는 ‘잣대’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호흡만큼 자신의 현재 몸 상태를 잘 반영하는 것도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자기의 호흡을 잘 관찰해보면 답은 거기에 있다. 그래서 호흡의 기준점을 자신의 몸에서 찾아야지 다른 이가 주장하는 것을 무작정 따라하다가는 다치는 수가 있다. 호흡은 하루에도 수시로 변한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최대한 편안한 상태로 누워서 자신의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면 매양 같지 않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 들숨이 길다는 것은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것이고 날숨이 길다는 것은 에너지가 과잉현상을 일으켜 몸이 흥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호흡을 조절할 게 아니라 고요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유익한 현상들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들숨날숨이 거칠어도 몸과 마음을 고요히 하고 지켜보면 호흡 역시 편안해 지며 가늘고 길어진다.
호흡 명상 중인 수련자들 사진 <한겨레> 자료
이러한 다양한 호흡법은 어디까지나 수단일 뿐 그 자체가 수련의 목적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의 주인인 마음이 깨어있음을 알아차리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고요해지면 자연스럽게 몸을 통한 호흡 또한 고요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호흡은 인위적으로 조종할 게 아니라 그저 일관된 마음으로 들고나는 숨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운동법 역시 너무 다양하다. 중요한 사실은 우리 몸 역시 일정한 내구연한이 있는 물질이란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체세포의 DNA 양쪽끝부분에는 생체의 타이머라 할 수 있는 텔로미어(telomere)라는 염기서열이 반복적으로 배열되어있는데, 체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그 길이가 짧아진다. 즉 세포가 분열을 거듭하면서 마디가 잘려 나가고 마지막 마디가 모두 잘려 나가면 이 세포는 죽는다. 그래서 장수학의 근간은 어떻게 하면 이 텔로미어가 오래 버티게 할 수 있는가와 함께 70조개에 이르는 모든 세포들이 균형을 이루며 노화하게 하는데 있다.
특정부위의 근육이나 신체기관들을 지나치게 혹사시킨다면 당연히 해당 부위의 세포들은 결국 다른 세포들에 비해 빨리 그 생명을 다하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 중에 무릎관절의 연골이 닳아 고통 받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필자를 찾아 온 상담자 중의 한 분은 이제 막 60세를 넘긴 여성으로,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전국의 산들을 서너 번 씩 등정했을 정도로 산행을 즐겼다. 뿐만 아니라 운동 중독증에 걸렸다고 주변에서 놀릴 만큼 지나치게 몸을 혹사시켰다. 그 결과 요즘에는 보행도 어려울 정도로 걷기가 불편하다. 무릎연골을 혹사시켜 다른 부위에 비해 노화가 빨리 일어난 경우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어떤 사람들이 빨리 사망하는지를 다음에 제시한 도표를 참조해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마감에 시달리는 언론인이나 작가가 받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치열한 승부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프로선수가 그 생명력이 짧다. 반면에 항상 마음을 고요히 하고 과도한 운동을 삼가는 종교인들의 수명이 가장 길다.
*사회저명인사의 직업군별 사망연령 비교
순위 직업평균 사망 나이
1위 종교인 82세
2위 정치인 74세
3위 연예인 72세
4위 대학교수 71세
5위 고급 공무원 70세
6위 법조인 69세
7위 사업가 68세
8위 예술인 66세
9위 체육인 64세
10위 언론인 & 작가 63세
대상: 주요 일간지(16개지의 부고 통계)
대상인원 20여 만 명
기간: 1965년 ∼ 1995년(30년간)
자료출처: 김형일 박사의 [살만하면 암 걸린다]
특정부위의 세포를 너무 혹사시켜 텔로미어의 길이가 더욱 짧아지면 더 이상 활발한 세포분열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게 바로 부분적인 노화현상이다. 그래서 대부분 수련가에서 하는 운동법은 근육을 강화 한다기보다는 그 사용의 균형을 이루는데 목적이 있다. 특정부위를 강화한다기보다 전체적인 조화를 우선으로 한다. 따라서 움직임을 가능한 절제하면서도 유려하게 근육을 활용하는 학을 모범으로 삼은 것이다.
장수법이란 명상 등을 통해 고요히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면서 특정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보다는 산책이나 체조 등을 통해 전체적인 근육을 조화롭게 하는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