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1 베네치아 첫인상 그리고 숙소
나는 오늘 베네치아에 도착했다. 베네치아는 피렌체보다 더 골목이 좁아. 운하에 접한 도시(섬들로 이루어진)라서 더욱 그럴 수밖에 없는 듯 해. 도시가 이렇게 예쁠 수가 없어. 골목구조는 우리나라 달동네 구조와 매우 흡사해. 하지만 골목이 좁고 집들이 다닥다닥해도, 하수도 냄새 따위는 안나고 매우 깨끗해 보이는 데다 가게들이 보기좋게 들어서 있어.
조그만 수공예품같은 예쁜 물건들을 하는 곳이 많지. 베네치아는 좁은 골목과 오래된 집들을, 그리고 거미줄같은 골목길들 구조를 거의 환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봐. 정말 걸어다니면 시간가는 줄 몰라. 그리고 지도가 있어도 길들이 너무 작고 거미줄처럼 복잡해서 지도대로 전혀 걸을 수 없는데, 동네가 작기 때문에 큰 방향 잡고 걸으면 어떻게든 목적지가 나오곤 해. 신기하지?
지금 베네치아에서 묵고 있는 숙소는 수녀할머니가 하는 기숙사이고, 여자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야. 오늘 수상버스(바포레토)도 타보고, 재미있다.
참, 그리고 오늘 메모리 플래시 카드를 샀는데, 유럽에선 엄청 비싸. 256MB샀는데, 119유로해서 카드로 긁었다. 목돈 들어가는 거는 카드로 긁고 있는데, 그래도 돈이 너무 없어. 여기 물가가 너무 비싸. 수상버스를 타지 않으면 숙소에 돌아올 수 없는데, 그게 10.5유로(하루권)나 하질 않나. 그리고 입장료도 10유로정도씩 하고..
하루에 숙박비 빼고도 50유로씩 금방금방 나가. 정말 물가가 비싼 걸 실감한다.
그래도 오늘 들어온 유스호스텔(수녀 할머니가 하는 곳)은 저번보다 훨씬 따뜻하게 난방도 틀어주고 매우 상태가 양호한 곳이야. 단지 아침식사를 안준다는게 안좋긴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양호하다고 할 수 있지.
이 숙소는 통금시간 저녁 10시 반에, 8시 기상해서 침대 비워줘야 하는 엄청 엄격한 분위기의 숙소다. 이런 분위기 정말 오랜만이야.
오늘 내 옆침대 쓰는 애는 재일교포인데, 일본에서 살아서 말이 서툴지만 착한 애인 것 같다.
12/12 아카데미아 갤러리,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나는 아직 베네치아에 있다. 베네치아에서 보낸 두 번째 날이지. 내일은 파도바로 떠난다.
오늘은 베네치아를 열심히 걸어다니면서 구석구석 살펴보았는데, 정말정말 달동네 같은 골목들이 많아. 골목들로 차들이 다닐 수 없기 때문에(큰 물길로 배만 다니지), 작은 골목들이 많을 수밖에 없어. 근데 정말 아름답고 재미있는 골목들이 많아서 보고 있으려면 시간가는 줄 모르겠어.
이곳은 유리공예가 유명한지 골목마다 가게들이 꽤 많고, 많은 공예품들이 예쁘게 놓여있어서 보고 있으면 매우 재미있어. 작은 사람이나 동물같은 미니어쳐 유리공예를 비롯해서 전등갓같은 큰 물건까지 매우 화려한 색깔유리들로 만들어진 공예품들이 매우 놀랍지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1번 바포레토를 타고, 베네치아를 가로지르는 비교적 큰 운하를 지나 도시끝에 있는 역에서 내려서 걸어서 베네치아를 되짚어서 골목골목 내려오는 식으로 스케줄을 짰지. 리알토 다리를 건너 산마르코 광장을 둘러보고 다시 아카데미아 다리를 건너 아카데미아 갤러리에 갔어. 근데 이곳에는 티치아노의 피에타 등 몇 개의 유명한 그림들을 제외하고는 많은 그림들이 중복되는 느낌이라서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지.
다음으로 그곳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있는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을 보러 옛날 페기 구겐하임의 저택이었던 곳으로 갔는데, 매우 좋은 위치의 깨끗한 집이었어. 잭슨 폴록의 그림이 가장 많았고, 그밖에도 프란시스 베이컨, 피카소, 막스 에른스트, 달리 등등의 작품이 괜찮은 것들이 많이 있더군. 페기 구겐하임의 콜렉션은 상당히 질이 좋은 것 같았어.
그곳에서 다시 아카데미아 다리를 건너서 산 마르코 광장으로 가서 그 근처의 시장도 돌아보고 구경하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해가 정말 빨리 져서 빨리 돌아와야 해.
오늘 아침에도 안개가 굉장히 많이 꼈었는데, 돌아오는 길에(해가 진 후)도 안개가 엄청 많이 껴서, 처음으로 안개가 엄청 많이 낀 바다를 배를 타고 지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앞이 잘 안보이는 바다는 상당히 두렵더군. 재미있는 경험이었어.
첫댓글 관찰력 대단하시네요 베네치아... 정말로 환상적이었죠! 전 짧게 봤었지만...님의 여행기 보면서 다시 기억을 더듬어 봐요^^ 그리고... 진짜 공예품은 이쁘더라구요^^ 그 미로 같은 좁은골목서 지도 들고 헤매던 지난 여름이 생각나네요^^
으음....읽는 것만으로도 기대되는 배네치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