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만에 Naval News를 보니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9월 12일자 기사인데 내용은 이 게시글의 제목대로 입니다. 미 해병항공대가 F/A-18 호넷에 JASSM(Joint Air-to-Surface Standoff Missile) 공대지 미사일의 첫번째 버전인 AGM-158A을 통합하여(인티그레이션, Integration) 탑재해봤다고 합니다.
시기는 2024년 9월 첫째주였고, 장소는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Miramar 미 해병항공대 항공기지였으며, 탑재기체의 소속은 232 미 해병항공대대(VMFA-232)였다고 합니다.
참고로 VMFA-232는 1920년대에 창설되어 태평양 전쟁, 베트남전, 이라크전에 참전한 유서깊은 항공대대입니다.
이미 미 공군에서는 F-15, F-16, B-1, B-2, B-52 등 다양한 플랫폼들로 JASSM을 운용해왔습니다.
하지만 미 해병항공대에서 JASSM을 인티하여 탑재해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재까지 미 해병항공대가 운용하고 있는 공대지 스탠드오프 탄약은 SLAM-ER입니다.
다만, JASSM이 F/A-18 호넷에 인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2018년 5월에 핀란드 공군의 F/A-18가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China Lake 병기시험장에서 JASSM을 탑재하여 2번 실사격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이력이 있으니 미 해병항공대의 인티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듯 합니다.
https://ilmavoimat.fi/en/-/jassm-rynnakkoohjuksen-onnistunut-koeammunta-yhdysvalloissa
-
그런데 이 소식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담백하게 줄이자면 미 해병항공대의 호넷들이 이전보다 더 긴 사정거리를 가진 공대지 미사일을 운용할 예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더 긴 사정거리를 가진다'라는 문장속에는 더 많은 디테일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걸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실 이전에 이미 작업해놓은 글이 있기에 그것을 가져오면서 첨언을 더 끼얹을 생각입니다.
https://cafe.daum.net/shogun/OCbn/405
좀 더 디테일을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위에 링크된 원문을 한 번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지금 설명에 필요한 자료는 아래의 지도 한 개입니다.
설명드리자면 필리핀해에 위치한 파란색 원은 필리핀해의 항모에서 발진한 F/A-18 호넷이 급유받으며 1444km 순항하는 상황을 가정한 범위이고, 핑크색 원은 JASSM-ER의 사정거리를 표시한 것이고, 노란색 원은 AGM-158XR의 추정 사정거리를 표시한 것입니다.
일단 짚어볼만한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1. 미 항모가 필리핀해에 머물러 있어도 함재기에 JASSM-ER이 탑재되면 중국 남동부 해안을 직접 타격할 수 있게 된다.
2. JASSM-ER의 경우, 저장성-푸젠성-광둥성까지 타격할 수 있다. 주요한 타겟은 상하이-닝보-진먼섬-동중국해 군사기지들로 예상된다. 항모가 좀 더 서쪽으로 접근한다면 하이난도 주요한 타겟이 될 것으로 예상됨.
3. AGM-158XR의 경우, 북한 전역과 중국 내륙(시안, 베이징)까지 타격할 수 있다. 주요한 타겟은 후루다오-다롄-칭다오-베이징으로 예상된다.
4. JASSM은 미 공군도 운용하고 있다(해군은 불분명). 중국의 입장에선 JASSM의 운용주체가 미 공군-해군-해병대로 다양화되어(= JASSM이 접근해오는 루트가 다양해짐) 탐지 및 요격에 드는 노력이 가중될 것이다.
사실 1번 포인트만 실현되어도 중국에겐 불편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중국과 미국간의 대결이 열전으로 비화될 시 중국이 취할 유력한 군사적 전략은 이른바 A2/AD(반접근/지역거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미 해군이 JASSM-ER을 운용하기 시작하면 제1도련선(아래 지도의 First Island Chain) 너머에서 중국 해안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족을 붙이자면, 위 일러스트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은 DF-21D와 DF-26과 같은 대함 탄도미사일로 미 함대를 견제해볼 수 있을 겁니다. 다만, 미국도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충분한 미사일 탐지 및 요격역량을 갖추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입니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THAAD 배치로 인해 홍역을 치뤄본 적이 있으며, 일본에도 포대는 없지만 THAAD의 구성품인 AN/TPY-2 레이더 2기가 이미 배치되어 있습니다.
https://www.defense.gov/News/Releases/Release/Article/605330/
https://missilethreat.csis.org/defsys/tpy-2/
이 AN/TPY-2 레이더의 탐지범위는 공개출처와 투사체의 조건에 따라 다르나, 대략 2000km 내외로 알려져 있습니다.
-
그런데 위의 내용들은 죄다 니미츠급 혹은 제럴드 포드급 슈퍼캐리어를 기준으로 추측된 것들입니다. 다른말로 하자면, 미 해병대가 아니라 미 해군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이야깁니다.
미 해병대는 슈퍼캐리어의 Carrier Strike Group(CSG)가 아니라, 강습상륙함의 Amphibious Ready Group(ARG)을 구성합니다.
강습상륙함이라고 적었지만 사실은 그냥 F-35B 다수를 탑재하는 미니항모인 와스프급 혹은 아메리카급.
그리고 지금까지 USNI Fleet Tracker의 패턴을 보면 CSG가 필리핀해 혹은 원양에 위치해 있을때 ARG는 오키나와 인근 혹은 상대국 해안에 더 가까운 위치로 기동하곤 합니다.
아래 USNI Fleet Tracker 일러스트들처럼 말입니다.
다만, 미 해병대의 ARG들은 JASSM을 운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JASSM의 사이즈가 커서 와스프급 혹은 아메리카급에 실리는 F-35의 내부 무장창에 들어가지 않아 운용시 스텔스 성능이 대폭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기 떄문입니다.
* 만약 나중에 F-35에도 JASSM이 인티되었다는 뉴스가 뜬다면 그것도 굉장한 소식이니 놓칠수 없죠!
-
그렇다면 미 해병항공대는 왜 굳이 JASSM을 인티하고 있는 걸까요.
미 해병대가 해상에서 F/A-18 호넷을 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어도 지상에서는 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지상들은 위 지도에서 보여드렸던 필리핀해 해상보다 중국본토로부터 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제는 미국의 critical한 동맹인 일본의 기지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에는 제31미해병원정대(Marine Expeditionary Unit, MEU)가 MEU중에서 유일하게 해외에 전진배치되어 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31st_Marine_Expeditionary_Unit
그리고 오키나와에는 후텐마 기지 그리고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미군의 공군기지인 가데나 항공기지가 위치해 있습니다.
또한 혼슈의 이와쿠니에도 미 해병대 항공기지가 있습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필리핀도 있습니다.
수빅만(Subic Bay)의 비행장은 2022년부터 미군에게 다시 개방되어 현재 전진기지(Forward Operation Base, FOB)로 복원중에 있으며, 2023년에 필리핀은 미군에게 기지 4곳을 추가로 개방하기도 했습니다.
https://www.khan.co.kr/world/asia-australia/article/202304041053001
또한 우리나라 공군도 한때 JASSM을 도입하려다가 타우러스로 선회하였으나, 2017년에 주한미공군이 군산기지로 JASSM 10여기 그리고 인티된 F-16들을 배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https://missilethreat.csis.org/jassm-deployed-south-korea/
-
쓰다보니 요점없이 이것저것 어지럽고 흐리멍텅한 글이 된 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리해보자면...
미 해병항공대가 F/A-18 호넷에 JASSM의 인티그레이션을 시작했으며, 이렇게 인티된 JASSM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지상표적 혹은 정지표적들을 직접 타격할 수단이 될 것이다. 미군은 JASSM의 운용주체를 공군-해군-해병대로 다양화해 JASSM의 접근루트를 다양화함으로써, 중국에게 JASSM을 탐지 및 요격하는데 드는 노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라고 쓰면서 마무리 할까 합니다.
사족으로 미 해군이 JASSM을 도입 및 인티했는지는 좀 불분명합니다. 아래 기사에 따르면 미 해군 2022년 예산안에 JASSM-ER 25발의 도입예산이 반영되었으며 미 해군 대변인도 'F/A-18, F-35C, 차기 해군 전투기에 인티 및 운용될 것이다'라고 발언했다는데 후속 기사가 아직도 없으니 확인이 안되니 말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