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왕훙의 콜라보 마케팅 이끈다
중국에서 최근 ‘왕홍’이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함에 따라 한국 역시 ‘왕훙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자신이 원하는 ‘왕홍’ 섭외, 비용 대비 파급력 등을 자체적으로 검증하기가 쉽지 않으며 ‘왕훙’ 파견을 위해 대행사가 제시하는 비용, 부대조건 등이 터무니없는 대행사도 적지 않다.
이혜란 대표는 “중국 내에서조차 ‘왕훙’이 너무 많아져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며 “단순히 왕훙이라고 해서 믿는 것은 섣부르며 최소한 객관적 수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인 왕훙의 기준에 대해서는 “현지인들과 문제 없이 소통할 수 있을 정도의 중국어와 웨이보, SNS 등 각종 채널의 누적 팔로워 수가 10만명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중 양국의 왕훙을 한데 모은 플랫폼인 ‘미요우라이브’도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이혜란 대표 스스로 ‘왕훙’으로 활동해온 경험을 살려 한중 양국 왕훙이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합리적인 비용과 실질적인 파급 효과를 보장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혜란 대표는 지난해 6월부터 ‘미요우라이브’ 설립을 준비해왔고 현재까지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왕훙 15명과 중국인 왕훙 6명을 확보한 상태이다.
이들은 앞으로 각자의 전문 분야별로 짝을 이뤄 효과가 입증된 한국 제품을 소개하고 타오바오(淘宝), 징둥(京东) 등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실제로 판매가 이뤄지게끔 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피부관리가 전문분야인 한국인 왕훙 1명과 중국인 왕훙 1명이 한데 팀을 이뤄 일주일에 한번씩 피부관리 팁을 소개하고 관련 제품을 홍보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5~10분 분량의 영상은 미유라이브의 웨이보, 웨이신(微信, 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 게재되며 텐센트(腾讯), 유쿠투더우(优酷土豆) 등 주요 동영상 플랫폼에도 게재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물론 소속 ’왕훙’들 역시 각자 하고 있는 온라인 방송을 통해 현지 팬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이혜란 대표는 “고정 팬이 있는 ‘왕훙’이 효과가 입증된 한국 제품을 소개하면 그만큼 신뢰감을 주고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며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왕훙’들이 직접 체험하고 이를 진실되게, 스토리텔링하듯 친근하게 전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왕훙이 오고 싶은 회사 되겠다”
올 들어 한중간의 사드로 인한 긴장이 고조된만큼 사업 준비에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국인 왕훙이라는 이유로 한달 전부터 예정돼 있던 뷰티강연 규모가 축소되는가 하면 소속 왕훙은 방송 청취자들로부터 각종 폭언, 험담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방송 플랫폼 측으로부터 아무 잘못없이 방송을 정지당하거나 계약을 해지당하기까지 했다.
이혜란 대표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은 맞지만 중국이 너무 좋고 방송을 통해 팬들과 만나는 것도 너무 좋아 이 일을 시작했다”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본인부터 모범을 보이며 스스로 전문성을 키우고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적으로 스스로 기존의 팬들과 계속 소통하고 새로운 팬을 확보하기 위해 매일 오전 7시에 일어나 오전에 3시간 가량 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한국을 틈틈이 방문해 메이크업, 스킨케어 등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까지 받았다.
이혜란 대표는 “방송을 하며 무엇보다 전문성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열리는 뷰티 관련 행사에 꾸준히 참가하는 등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제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란 대표는 향후 ‘미유라이브’의 목표에 대해 ‘왕훙이 오고 싶은 회사’로 꼽았다.
이 대표는 “요즘 유튜브를 통한 1인 미디어가 활성화됐듯 ‘미유라이브’ 역시 입소문을 타서 ‘왕훙’이 오고 싶은 회사가 됐으면 한다”며 “설령 ’왕훙’이 뭔지는 몰라도 컨텐츠 제작에 관심이 있고 업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열심히 해서 무언가를 가져갈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첫 시작 때는 50명 가까이 ‘왕훙’이 있었지만 일을 하는 과정에서 함께 협력하고 경청하는 자세를 갖춘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중국에서 발전하고 싶고 ‘인성’을 갖춘 왕훙이라면 누구든 환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