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탐험대가 일상으로 복귀한 것은 2015년 2월 경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 밀림의 도시와 인연이 단절된 것이 아니었다. 그것도 악연이 하나 착 달라붙어 온다.
곧 탐험대 일원 하나가 원정대원에게 단체 메일을 보낸다.
” 몸이 약간 불편한 느낌이 들거나 미열, 그리고 물린 자국 가운데 잘 낫지 아니하면 빨리 의사의 진찰을 받아 볼 것을 권합니다. 어디에 갔다 왔는지 자세히 설명도 하시고, 뒤늦게 후회하느니 미리 조심하세요 “
당시에 필자 더글레스 프레스턴은 당시에 유럽 쪽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두 다리가 뻐근하고 열이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스스로 다양한 열대성 질병의 리스트를 찾아 조사를 해보았다. 증상으로 보아서 열대지방의 구석진 곳에서 흔히 감염이 되는 치쿤구니아열, 샤가스병, 뎅기열, 그리고 말라리아 등은 아니었다.
그런데 두어 달이 지난 후에 다리에 곤충에게 물려서 자국이 여럿이 있었는데 그 물린 자국과 가려움은 사라지는 듯 했지만, 한 군데만은 그대로였다. 병원에서 항생제나 헤르페스 치료를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다른 대원들에게 연락한 결과 많은 인물들이 비슷한 병을 앓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 자국을 사진을 찍어 여러 군데 알만한 지인들에게 보낸 결과 ” 리슈만편모충층 “이란 희귀병에 걸린 것을 알아내고 공포에 휩싸인다. 이 병은 말라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치명적인 기생충 질환이다. 말라리아는 자꾸만 저항력이 생기기는 하지만 유효한 약이 몇몇 나와 있다. 그렇지만 이 질환은 거의 열대 시골 지역의 가난한 이들에게 발생하는 탓에 제약회사들은 수지타산의 문제로 치료제나 백신을 만들어낼 생각을 하지 아니한다.
더군다나 리슈만편모충증은 단일한 질병이 아닌 수십 종의 샌드플라이( sandfly - 굳이 옮기면 모래파리 )가 옮기는 30종 이상의 다양한 기생충에 의해 발생하는 ” 모둠 질병 “이라 진단하기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이 질환 찾기 힘든 아주 소수의 열대병 전문가만 진단과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다.
우여곡절 끝에 필자 프레스턴은 국립보건원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미국의 국립보건원은 단순히 치료기관이라기보다도 연구기관이라서 생물체의 특질이나 습성에 관한 근본 지식을 알아내서 그 지식을 건강을 증진하고 수명을 늘리며 질병과 장애를 줄이는 지렛대로 이용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일반 병원같이 단순히 치료만 받는 것이 아니고 치료 승인을 받으면 그 사람은 환자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조사의 일부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환자는 규정을 따르고 자신의 조직표본, 세포, 혈액, 그리고 기생충 등을 기증해야 한다. 대신 무료이다.
병변 부위에 대한 조직 검사를 하니 과연 리슈만편모충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이 병은 생각보다도 오래되어서 수천 년 전부터 기록이 존재했을 뿐만 아니라 호박에서 채취된 샌드플라이에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1억 년이 넘는 전에 공룡들도 이 편모충에 시달린 것이다. 하도 오랜 기간 기생생물로 존재하였기에, 그 사이에 진화를 거듭하여 이 리슈만편모충은 구세계와 신세계로 나뉘게 되어 각각 독자적인 진화를 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 한 종류가 또 진화하여 파충류( 공룡 종류 )에서 포유류를 감염대상으로 삼게 되었다. 현재 파충류에만 존재하는 편모충류가 포유류, 특히 인간에게도 감염이 될 수 있는지 논란거리라고 한다.
witpo
리슈만편모충을 옮기는 샌드플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