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암도서관은 책 빌려가면 언제 반납하든지 환영합니다.
간혹 흔한남매 처럼 대기 신청 한 책이 아니면,
읽는 이가 다 읽을 때까지 기다렵니다.
들어오는 책 마다
읽는 이의 감정이 담겨져 돌아오니 반갑습니다.
주말에 책이 여러 권 반납되었습니다.
반납된 책 들마다 빌려 간 이의 장면이 떠오릅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두루 두루 꺼내 보다가
'메이지 유신이 조선에 묻다' 빌려갔습니다.
일본에 한 번 가보고 싶다 했는데...
언젠가 한번 다녀오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책
박준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아마, 박준을 만나러 가기 전에 읽는다며
빌려갔습니다.
반납한 책에 이곳 저곳에 포트트 잇이 부쳐 있어요.
포스트 잇 흔적 찾아 책을 읽으니
이 문장이 있었구나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 중에 한 구절 박준이 태백에 다녀와서 쓴 기다리는 일, 기억하는 일
태백을 따뜻하게 쓴 글입니다.
나는 폐가가 을씨년스럽거나 흉물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 그곳에서 불을 켜고 밥을 짓고 사랑을 하고 병을 앓기도 하며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보냈다는 것 (23쪽)
박준은 작년에 태백에서 한달 살이하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썼습니다.
이렇게 반납된 책 속에 새로운 이야기가 덧붙혀 도서관 책장에 다시 꽂힙니다.
다시 누군가 손길을 기다리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