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을 읽고 어딘가 익숙한 이름 같아서 내가 전에 배웠던 사람인 줄 알고 책을 좀 읽기 시작하면 기억이 떠올라서 책 읽기가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마르틴 루터에 대해 생각 나는 게 루터라는 이름 말고는 하나도 없었다. 틈틈이 2부 중간까지 읽었지만 읽은 게 읽은 게 아닐 정도로 갈수록 머리에 들어오는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1부를 다시 읽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내용을 중점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1부 속 기억에 남는 내용 중 첫 번째 내용은 과연 루터가 95개조 논제를 제시하였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루터가 95개조 논제를 제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을 가져와서 그 주장에 대해서 다루며 실제 밝혀진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그 주장을 다시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루터가 교황과 신제후에게 보낸 서신에서 두 주교에게 원하던 답을 듣지 못하자 비로소 논제 내용을 공개했다고 진술한 것이라고 하며 이게 사실이라면 루터는 95개조 논제를 제시했겠지만 구체적인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한다.
프롤로그 부분에서도 나오지만 작가님은 역사학자로서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마르틴 루터라는 사람을 바라보려고 노력하신 게 1부 첫 내용부터 느껴져서 좋았다. 사실 역사는 워낙 다양한 자료와 근거가 있다 보니 글을 쓴 사람의 생각과 역사 사건을 설명하는 단어 하나하나에 은연중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 이 책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온전히 판단할 수 있게 맡겨준 느낌이었다. 마르틴 루터라고 하면 95개조 논제를 못 박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기 쉬운데 책의 처음부터 그 모습의 사실 여부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에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루터에 대해 거의 처음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나는 오히려 처음부터 새로운 객관적인 시각으로 루터와 종교 개혁에 대해 바라볼 수 있어서 신선했다.
또 다른 내용은 면벌부와 이를 비판하는 루터의 모습이다. 면벌부는 죄를 아예 없애 주는 것이 아니라 죄를 덜어주는 것이다. 그 당시 교황청의 재정문제로 교황청이 사람들에게 억압적인 세금과 권력 남용 등 약탈적 관행을 행했는데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가 면벌부였다고 한다. 돈을 주고 면벌부를 사면 죄를 덜어준다고 하니 사람들은 죄짓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였고 거의 예수의 자리를 면벌부가 대신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래서 루터는 이것이 복음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실제로 루터는 면벌부를 거의 부정하였다.
면벌부에 대해서는 루터와 같은 입장이다. 처음 면벌부의 개념에 대해 알았을 때 예수님을 돈주고 사고 파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죄 사하시고 돌아가신 예수님을 부정하며 모욕하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신앙은 개인의 내면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돈이나 외부의 압력에 의해 결정되지 않아야 하는데 그 당시에는 교황의 권력이 세서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았거나 그저 불안감 해소를 위해 면벌부를 샀을지 몰라도 너무 말도 안 되는 행위였다고 생각한다. 루터로 인해 그 당시 면벌부의 문제가 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비판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