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유영호
짜장면은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좋아하는 음식이다
짜장면을 자장면이라 부르라던 때가 있었지만
짜장면을 자장면이라 부르면 왠지 맛이 없을 것 같아
일부로 힘을 주어서 짜장면이라고 부른다
내가 처음 짜장면을 먹던 날
이것이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라 생각했었다
그렇게 맛있는 짜장면을 먹지 못해 슬펐던 기억이 있다
국민학교 졸업식 날,
친구들은 가족들과 꽃다발 들고 사진을 찍으며
웃음소리로 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졸업식이 끝나고 선생님과 작별인사를 한 후
친구들은 상기된 얼굴로 으기 양양하게 중국집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날 아무도 학교에 오지 않았다
졸업장을 둘둘 말아 쥐고 터덜터덜 집으로 오는데 눈물이 낫다
어쩌면 그날 내가 울었던 것은
가족들이 아무도 오지 않아 슬픈 게 아니라
맛있는 짜장면을 먹지 못하는 게 더 서러워서였다
볼을 타고 줄줄 흘러내리던 눈물은
그날 내가 먹지 못한 짜장면의 면발이었다.
# 군더더기
제가 어릴적에는 대부분의 친구들이 참 가난했습니다.
시골에 사는 아이들은 밭에 나가면 뭔가 먹을게 있었다지만
난 어린 시절을 서울 영등포에 살았는데
아무리 돌아봐도 주위에 먹을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가끔 영등포 청과시장에 가서
길에 버려진 상한 과일이나 무를
주어서 좀 덜상한 부분을 먹는게
유일한 간식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짜장면을 먹으니 그시절이 생각납니다.
첫댓글 저는 부모님이 오셨는데도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1972년 도 답십리에서 살았는데 무척 가난했습니다.
한 20년 전인가 티비에서 '자장면이냐 짜장면이냐'를 다루었습니다.
기자가 중국에 가서 중국인에게 炸醬麵을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내 귀에는 짜장면으로 들리더라구요. 그땐 자장면이 표준어이었습니다.
지금은 짜장면도 자장면도 다 표준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