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게 야구다. 기아 타이거즈 주저리주저리

[[Hou]아이린]

승부는 항상 상대적인거죠.

기아가 진짜 쓰레기같은 마무리를 했지만,

반대로보면 넥센이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고 흔들리는 상대 불펜을 물고 늘어졌고,

1%도 안되는 확률에 도전해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세살짜리 꼬마도 안다는 쓰레기 기아 불펜이지만,

그래도 7:1이 한 회에 뒤집히는 건 진짜 어려운 일입니다. KBO기록이 될만큼요.

야구와 스포츠가 매력적인 이유죠. 각본이 없는 드라마, 모든 팀이 아웃카운트 27개를 갖고 경기에 임하고 그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지구상에서 가장 공평한 구기 종목입니다. 피지컬에 따른 핸디캡도 가장 적은 스포츠가 야구죠. 김선빈같이 170도 안되는, 성인 남성의 평균 키에도 한참 못미치는 선수도 재능과 노력에 따라 리그 타율 1위를 할 수 있는 종목이 야구입니다.

이승엽 이호준 임창용같이 불혹이 훌쩍 넘은 왕년의 슈퍼스타들도 여전히 팀의 요청에 따라 주어진 롤을 수행하기도 하고요.

저는 한편으로는 참 아름다운 승부였고 진짜 야구를 오늘 넥센이 보여줬다 생각합니다.

이래서 야구 판에 심판 매수나 약물의혹 같은 추잡하고 더러운 발암물질들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요. 기아구단은 진짜 해체에 준하는 대오각성을 팬들 앞에 하길 바랍니다. 차라리 꼴아를 하세요. 꼴아는 응원할 수 있어도 매수 팀은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넥센 팬들은 충분히 즐기시길 바랍니다. 정말 멋진 승부였습니다.

첨언하자면

김기태 감독 대부분의 운용에 납득할 수 있습니다. 현장의 고충도 이해하고요.

그런데 수비 무시하고 선수기용하는 거,

선발로 낙점한 선수 불펜피칭하는 날 마무리 올리는 거,

이거는 진짜 피드백 필요합니다.

작년 김주형 유격수 고집하다 초반에 승 날린 거,

올해 유재신 서동욱 유격수 쓰다 경기 뒤집힐 뻔 한 거,

오늘 우익수 신종길 기용...

오늘 신종길 우측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정말 1cm도 못움직이고 오히려 백스텝으로 타구 처리하는 거 보고 진짜 할 말을 잃었습니다. 무슨 사회인야구 외야수도 아니고, 그 타구는 버나디나였으면 그냥 평범한 직선타 타구에요. 뭐 뒤로 안흘리는 게 천만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30살 중반의 베테랑의 수비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인데, 제발 신종길은 대타 대주자로나 쓰고 수비 때는 보지 맙시다. 차라니 나지완이 나아요.

기아가 최근 3패가 전부 익스트림 합니다.

대 한화전

오선진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포로 박살...

대 엔씨전

이버모의 알까기 역전패

대 넥센전

한이닝 불펜 7실점 방화패

불펜이 개쓰레기지만 이건 시즌 전에 준비한 그림이 망가져서 뭐 어쩔 수 없는 거고, 한승혁이에게 한 줌의 기대를 건 팬들과 스테프가 동시에 후키시마 핵폐기물 안고 현해탄을 건너야 할 거 같습니다. 결국 시즌 끝나는 시점에서도 1이닝 1실점 불펜을 찾게 되네요. 최형우가 아니라 1이닝을 1점으로 막아줄 불펜에게 100억을 줬어야 했나 이런 미친 생각을 꽤 자주 하게 되니까요.

김윤동도 마무리는 아직까지 무린 거 같고 홍건희도 선발자원이지 불펜은 아니에요. 홍건희는 조금만 더 다듬으면 리그에 손꼽히는 선발자원으로 성장할 재목입니다. 워크에틱도 좋고 피드백도 좋은 투수입니다. 좋은 코치를 만나야 될텐데요. 심동섭 한승혁은 병역이나 우선 빨리 해결했으면 하고요. 얘들에게 뭐 달리 기대감이 딱히 없습니다.

창용이 형은 내년쯤에는 원포인트 릴리프나 셋업으로 가셔야 할 거 같네요. 최영필 롤

병역을 마치고 문경찬 박정수 이종석같은 긁어볼만한 복권들이 여럿 들어오는데 이민우도 그렇고 포텐셜 넘치는 애들은 많습니다. 김진우는 얘들이랑 경쟁해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올해같이 불안불안하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위험이 높다고 보네요.

우리 1픽 유승철이는 생각보다 1군무대에서 보기까지 시간이 걸릴 거 같다네요. 효천고에서 2학년까지 포수보던 애가 3학년에 투수로 전향해서 갑툭튀한 케이스라 너무나 원석이라는 이야기. 우선 병역해결하고 투수 기본기부터 갖춰야 1군 무대에 노크가 가능하다는 후문입니다.

그래서 돌고 돌아 내년에도 윤석민을 찾게 될 거라는 암울한 마무리입니다.

[동갑내기짱]

오늘 경기를 못봤는데 결과를 보고 별로 놀랍지가 않은게 제가 더 놀랍습니다.

[[Hou]아이린]

저도 생각보다 담담하네요. 매수 사건 이후로 오늘 처음으로 경기봤는데... 정떨어져서 그런지...

[동갑내기짱]

물론 매수건으로 예전처럼 진심으로 응원하기 부끄러운 것도 있고...그냥 이렇게 진게 하루이틀이 아니라 놀랍지가 않아요.
9회 기록지 등판 투수들을 보니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어져요.
아마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한국시리즈 무패 기록을 깨기에 올해가 적기(?)라 봅니다.

[날건달]

그 몇년째 이어져오는 불펜이란 문제가 참 답답하기는 하는데 올시즌 성적을 보면 참 1위라는게 이상할 정도로 불펜은 꾸준히 못해주는데 성적을 따지면 또 후반기 불펜은 10위도 아니구요 전반기 하위권 불펜으로 1위를 찍고 후반기에는 선발이 하향세타니 불펜이 그나마 올라와 주고요 1위팀이라고 자랑할만한 전력인가는 모르겠지만 꾸역꾸역 유지하는게 칭찬은 해줘야 하는건지 ... 분명 전력좋은 팀은 바로 밑에 있는데 그팀들이 1위할만하면 내려가 버리니;;;;

[[Hou]아이린]

그만큼 시즌운영에서 불펜이 차지하는 변수가 상대적으로 약하는 뜻이겠죠. 특히 KBO같은 압도적인 타고투저 리그에서는 1-2점차 승부가 적다 보니 압도적인 타선의 힘과 믿을 만한 선발진이 구축되면 시즌 운영이 쉽습니다.

[두핸두루]

꼴아는 응원해도 매수팀은 응원하지 못한다라는 말씀에 격하게 동의합니다. 그 암흑기 중 암흑기라던 송산이 4번 치던 시절도 응원했었는데... 참 허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