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bullpen2&mbsIdx=1326708&cpage=&mbsW=&select=&opt=&keyword=
여러분..
우리는 음악도시의 시민들입니다.
매일밤 열두시에 이 도시에 모이는 우리들은
사실 외형적인 공통점은 그다지 없습니다.
직업.. 뭐, 거주지역.. 성별.. 주위환경.. 이런 게 다 달라요..
그냥.. 우리 공통점은 단 하나..
우리가.. 글쎄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아직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남들이 우리를 푼수라고 부를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는 거죠..
저는..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고 싶어서,
그 사춘기적인 우쭐함.. (지금 생각했을 땐 그런데요..)
그런 걸로 철학과를 건방지게 진학을 했었고..
근데 학문에는 재주도 없었고.. 가보니까 그런 게 아니었고..
해서..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그 대답을 포기하고 그냥 잊고 사는 게 훨씬 더 편하다.. 라는 걸..
그런 거만 배웠습니다..
그리고..
음악도시를 그만두는 이 시점에 와서야..
그 질문에..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이제는 대답을 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그 대답은.. 우린 왜 사는가.. 하면..
행복해지기 위해서.. 라는 겁니다..
아.. 뭐.. 자아실현.. 이런 거창한 얘기 말고..
그냥.. 단순무지무식하게 얘기해서..
행복하게 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찾고 있는 그 행복은..
남들이 우와.. 하고 막 바라보는 그런..
빛나는 장미 한송이가 딱 있어서라 아니라..
이게.. 수북하게 모여있는 안개꽃다발 같애서..
우리 생활 주변에서 여기저기에 숨어있는..
고 쪼그만 한송이 한송이를 소중하게 관찰하고..
줏어서.. 모아서..
꽃다발을 만들었을 때야 그 실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음악도시에서 나눈 얘기들은 정치,경제 토론도 아니었구요..
그냥.. 가족.. 학교.. 꿈.. 인생 얘기였고..
인류애나 박애정신.. 그런 게 아니라요..
부모.. 형제.. 친구들..
뭐.. 실연.. 첫사랑.. 이런 얘기였잖습니까..
이 하나하나가 작은 그 안개꽃송이였던 거고..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행복인거죠..
우리는 은연중에 그런 것들을 무시하도록 교육을 받구요..
더 나아가서 세뇌를 받고..
자꾸만 내가 가진 거를 남들하고 비교를 하려고 그럽니다..
근데 자꾸 비교를 하면서 살면..
결국..
종착역도.. 안식도.. 평화도 없는..
끝없는 피곤한 여행이 될 뿐이구요..
인생살이는 지옥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인생이 여행이라고 치면은..
그 여행의 목적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게 아니라..
창밖도 좀 보고..
옆사람하고 즐거운 얘기도 나누고..
그런 과정이라는 거..
그걸 예전엔 왜 몰랐을까요..
많은 사람들의 이름하고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우리 꿈많은 백수,백조들.. 제가 얼마나 백수들을 사랑하는지..
또.. 왕청승 우리 싱글들..
발랑 까진 고딩들..
자식들보다 한술 더 뜨던 그 멋쟁이 푼수 부모님들..
또.. 여자친구의 완벽한 노예다.. 라고 자랑하던 그 귀여운 자식들..
그리고 속으로는.. 속마음은 완전히 학생들하고 한패인 그 선생님들..
아이스크림가게의 아저씨..
또.. 청춘이 괴로운 군바리..
음악도시가 자리를 잡고 나니까..
신해철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거리가 됐었구요..
여러분들이 바로..
나의 프라이드고.. 자랑이고.. 그랬어요..
자..
이 도시에서 우리는 혹시.. 혹시..
남들도 나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 있지 않을까.. 라고..
조마조마해 하던 것들을 사실로 확인했잖습니까.. 이 도시에서..
우리 국가와 사회를 현재 지배하는 이데올로기 있죠..
인생은 경쟁이다..
남을 밟고 기어올라가라..
반칙을 써서라도 이기기만 하면..
딴놈들은 멀거니 쳐다볼 수 밖에 없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반납해라..
인생은 잘나가는 게 장땡이고..
자기가 만족하는 정도 보다는 남들이 부러워해야 성공이다..
이런 논리들이요..
우리는 분명히 그걸 거절했었습니다..
이곳은 우리들 마음 속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도시구요..
현실적으론 아무런 힘이 없어보이지만..
우리랑 같은 사람들이 있다.. 라는 걸 확인한 이상..
언젠가는 경쟁.. 지배.. 이런 게 아니라..
남들에 대한 배려..
우리 자신에 대한 자신감..
이런 걸로 가득한 도시가 분명히 현실로 나타날 거라고 믿어요..
잘나가서..
돈이 많아서..
권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된다는 거..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대통령도.. 재벌도.. 우리랑 비교할 필요가 없을 거구요..
여러분들이 그 안개꽃다발.. 행복을 들고 있는 이상..
누구도 여러분들을 패배자라고 부르지 못할 겁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스스로에게는..
언제나 승리자고..
챔피언일 거거든요.
첫댓글 마왕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 중고딩때 내 모든것이었는데 ㅜ인격형성이나 가치관확립에 영향 엄청끼쳤지 마왕 진짜 보고싶을거야
마왕.. 내 십대와 이십대에 학교에서보다 집에서보다 더 많이 클 수있게 해준 사람ㅎㅎ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ㅎㅎㅎ 마왕이 독설가로만 알려지는게 싫다 푼수같고 따뜻한 사람인데ㅎㅎ 유부남개그 할때마다 나 다 웃었어요. 좋아해 진짜..
박경림 라디오에서 신해철 스페셜하는 중인데....후... .... ㅠ
잘가 마왕... 내 학창시절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왕한테 고마운 것 투성이다.
정말 멋있으시다... 진짜 사랑이라는 게 느껴져ㅜㅜ 평소에 잘 알진못했지만 오늘 남기고 가신 흔적을 보며 많이 울었습니다ㅜㅜ
위에서도 행복하시길
푼수같고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기억해요. 사랑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복금 풀었어..!!
뫙 영면하는거야? 내 가치관 뫙이만들어준거알아? 중고딩때 뫙 목소리들으면서컸어 생각해보면 알게모르게 마왕 가치관이 있었던거같아
편히쉬어 고마웠어 안잊고있을게 나중에만나 그때도 라디오해달라구하면 욕심인가?ㅎㅎ
고마워마왕
솔직히 신해철이라는 사람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력이라곤 미미한 수준이라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의 생각을 존중하고 그의 말이 위로가 된 건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마왕 라디오들으면서 진짜 내사춘기시절 나를크게해줬던사람인데...내 사춘기시절아무도안알려주던 쉬쉬거리기만했던 성에대해 제대로가치관을갖게해준사람...정말고마워 그렇게 가치관을스스로하나세우다보니 다른가치관들도 내스스로세우게되더라 정말고마워 이젠편히쉬어요...
세상에...나 글읽으면서 눈물났어
초딩6학년때부터 라디오 들으면서 라디오피디 되겠다고 고3때까지 라디오에 미쳐있었는데..마왕이 진행하던 고스트네이션 새벽에 혼자 들으면서 참 재밌었지..중딩이란 어린나이에도 공감도 많이되고 그랬는데....이렇게 허탈하게 가시기 있으세요...하늘에선 편히 쉬시길
ㅠㅠ너무아까운분이야정말...
스크랩좀풀어줘.......ㅜㅜ
복금 풀었어..!!
난 해철님이 배철수의 음악캠프 대타하기전만해도 정치적인 발언만 하는 쪼금 무섭게 생긴 가수 아저씨인줄알았어.. 근데 라디오 듣고나서는 나중에 또 보고 싶은 가수가 되었는데.. 금방 일어날 줄 알았어.. 지금 라디오에서는 그 분 노래만 나와..
왜 사는지가
크게 와닿는 요며칠..
당신 목소리에 잠들고 깨고 했어요
고마워요
어쩜 이렇게 좋은 얘기들을.. 위로를..
이렇게 멋진 사람 평소에 더 알아볼걸.. 왜 그냥 항상 거기 있을줄 알았을까.. 항상 거기서 좋은 말 해주고 좋은 노래 들려주고 항상 여기에 있을줄 알았는데.. 왜 벌써 떠나요..오래오래 함께 늙을줄 알았는데.. 이제 남은 자료들로만 당신을 만날 수 있다는게 믿기지 않아요.. 이건 너무나 슬프잖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짜ㅠㅠㅠㅠㅠㅠ어떡해ㅠㅠㅠㅠㅠ
정말믿기지가않네....
미치겠다 난 아직도 당신이 떠났다는게 믿겨지지않는다
고마웠어요..우리의 마왕이여서...이제 편히 쉬세요..
나한테는 마왕이 승리자고 챔피언이었어... 고마워요 지금의 나를 있게해줘서 좋은노래들려줘서 항상재밌는라디오들려줘서....진짜 하고싶은말은 끝없이많았는데 이젠 편히쉬라는말밖에못하겠다....
오늘 아리스토텔레스 덕이론 배웠는데 딱 그거네.... 철학과 때려쳤다지만 역시....ㅎㅎㅎ.... 이제 편안히 쉬세요...
댓갈피 진짜 아... 장군님같고 동네 아저씨같고.,, 멋진분이었는데...
하.... 왜가셨어요ㅜ